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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iland/아유타야

태국 여행기 #13 - 아유타야의 온전함과 무너짐의 경계,왓차이왓타나람




아유타야를 감싸고 흐르는 3개의 강중 하나인 짜오프라야강 서쪽에 자리잡은,
수많은 탑들이 인상적인 사원 '왓차이왓타나람 (Wat Chaiwatthanaram)'

왓차이왓타나람은 비록 아유타야의 중심유적군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아유타야를 방문한 여행자라면 반드시 발길을 향해야만 하는
아유타야 핵심유적중의 한곳입니다.

'비교적 온전한 모습의 쁘랑과 많은 탑들, 그리고 목과 팔들이 여기저기 잘려나간 아유타야 불상'이 뷰포인트인 왓차이왓타나람은,
앞서 포스팅한 왓야이차이몽콘과 마찬가지로 일반 도보 여행자들은 뚝뚝을 이용해 방문해 보도록 합니다.

물론, 오토바이를 렌트한 여행자나
'내,체력은 문제없어' 라고 생각하는 자전거 렌트 여행자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아닙니다만...;;;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거대한 쩨디와 수많은 불상'으로 인상적인 '
왓 야이차이몽콘(Wat Yaichaimonkhon)'을 나와서,

이번에는 '많은 탑들과 목잘린 불상'으로 유명한
'왓 차이왓타나람(Wat Chaiwatthanaram)'으로 이동해 보기로 합니다.

시간이 좀 걸릴 듯합니다.
아유타야의 동쪽에 위치한 이곳 '왓야이차이몽콘'과는
정반대 방향인 서편에 위치하고 '왓차이왓타나람'이기 때문입니다.



(왓야이차이몽콘에 관한 여행기는 ↑요기서 확인하세요^^)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다시 한번 오토바이에게 부탁을 해 봅니다.
'안전하게 잘 부탁해...'

그늘에 세워둔 것이 고마왔는지, 시원스런 시동음으로 답례해 줍니다.
'부릉, 부릉...부앙~'

시원하게 출발을 했지만, 어라?
가는길이 헷갈립니다...
이정표가 정확하지 않은 건지,
길을 잘못 든 건지 분간이 잘 가지 않습니다.

잠시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지도를 살펴봅니다.
그러나...잘...모르겠습니다...

길눈이 너무 밝아 고민인지라,
이런 경험은 익숙하지 않습니다.

오토바이를 세우고 지도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거리고 있는 모습에
여행자가 길을 헤매고 있음을 알았는지,
지나가는 오토바이 한대가 '끼익'소리와 함께 옆에 정차합니다.

젊은 커플이 타고 있습니다.
뒷좌석에 타고 있는 아가씨가 꽤 이쁩니다...
이 와중에도 부러운 마음은 하늘을 찌릅니다...;;;


"어이, 친구 어디서 왔어?"
"응, 한국"
"여행, 재미있어...?"
"응,재미있어..."
"여긴, 내 여자친구야"
"응,그래...미인이시네(이보게 친구, 자네 여자친구 이전에 자네가 누군지도 나는 모르네..;;;)"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근데,내 여자친구 한국드라마 엄청 좋아해...물론 나도..."
"으..응, 그...으..래..."

그 후 10분여간 한국 드라마에 관한 이런저런 제목과 줄거리들이 거침없이 튀어 나옵니다.
한국에서도 몰랐던 드라마의 제목과 배우의 이름까지 줄줄입니다.
'나와 국적이 바뀌었다...'라는 생각을 잠시 해 봅니다...

그리고 잠시 말이 끊긴 틈을 타서 이번에는 이쪽에서 화제를 휙~바꿉니다.
아쉽지만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이 친구들하고의 얘기가 꽤 재미있습니다.
둘다 명랑하고 밝은 친구들입니다.
또,드라마가 계기가 되었지만 꽤 한국을 좋아합니다.
특히, 뒷좌석의 아가씨는 예쁜 얼굴에 어울리는 매력적인 미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함께 더 있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데, 친구 나 지금 길이 좀 헷갈려...가르쳐 줄 수 있나?"
"아..맞아 길...그래 길...미안,잠시 잊고 있었어...(또한번 까르르), 그래 어디 가는데?"
"응, 나 왓야이차이몽콘"

"응,어디?"
"(좀 더 힘주어)왓야이차이몽콘~!!!"
"(고개 갸우뚱)어?...거기 여기서 가까워 뒤 돌아봐,저기 탑이 보이는 곳이 왓야이야"

그럴리가 없는데...라는 마음으로 뒤를 한번 돌아봅니다.
방금 둘러보고 나온 눈에 익은 커다란 쩨디가 보입니다.

"아..저긴 방금 다녀왔어...왓야이차이몽콘은..."
"(또 한번 갸우뚱...)그래,저기가 왓야이차이몽콘이야..."

순간, 멈칫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수를 깨닫습니다.

"아...미안,미안,되게 미안... 왓차이왓타나람~!!!
사원들 이름이 다들 길어서...헷갈렸어...거듭 미안..."

오토바이의 두남녀가 한바탕 키득키득 웃어 제낍니다...;;;

"그래, 거긴 좀 멀지...알려줄께, 따라와"

결국은 왓차이왓타나람까지 앞장 서서 알려줍니다...
혼미한 정신에 사원이름도 혼동하는 '드라마의 나라'에서 온,
여행자가 못내 걱정이 되었나 봅니다.

고마운 마음에 한국에서부터 가지고 온 전통문양 열쇠고리며,
'메이드 인코리아' 가 선명히 찍혀있는 사탕, 부채, 티셔츠를 한아름 안겨줍니다.

갑작스러운 선물에 적잖게 놀랐는지 커플의 눈이 동그래집니다.

'어이 친구, 한국에는 드라마만 있는 것이 아니라구...
사원 이름도 혼동하는 어벙이지만
감사한 친절에 답례할 줄 아는 예의도 있다구,
또 아까운 시간 기꺼이 내어준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물론이구...'

라는 생각을 하며,
이메일을 적어주고,
진~한 포옹을 하고(물론 뒷좌석과는 눈인사만 했습니다만..;;;)

 '즐겁게 여행하라'는 인사와 '안전운전'하라는 덕담을 주고 받은 후,

아쉬운 헤어짐을 뒤로 하고, 드디어 왓차이왓타나람에 발을 디딥니다.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Wat Chaiwatthanaram, Ayutha, Thailand



비교적 온전하고 잘 복원된 왓차이왓타나람의 쁘랑과 탑들이 시선을 사로 잡습니다.

아유타야에서 본 여러 쁘랑과 탑들 가운데, 가장 상태가 좋은 것 같습니다.
왓차이왓타나람의 입구에서 보이는 이 탑들을 본 것만으로도 충분한 느낌입니다.

만약 내부에 볼만한 것들이 아무것도 없다 해도 괜찮습니다.
'충분히 헤매고 헷갈린 시간을 만회할만큼 인상적이다...' 라는 느낌을 받아봅니다.

인상적이고 '비교적'온전한 탑들에 여전히 시선을 고정시킨채로 
이번에는 사원의 안쪽으로 걸음을 옮겨봅니다.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왓차이와타나람의 외부에서 탑들이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면,
내부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아유타야 특유의 '훼손된'불상들입니다.

목과 팔이 없는 것은 기본. 
드문드문 몸체가 훼손된 불상은 마치 허공에 떠서
'공중부양'을 하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그러보니, 비교적 온전한 탑과는 대조적인 불상들의 모양새입니다.

'온전함과 무너짐'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왓차이왓타나람'입니다.

양면적인 사원,왓차이왓타나람의 내부 더 깊숙이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역시 외부에서 본 탑들과, 시선을 사로잡는 훼손된불상들과 걸맞는 모습이 계속 이어집니다.

비록 아유타야의 중앙유적군에서는 좀 떨어져 있지만,
볼거리가 정말 많은 왓차이왓타나람입니다.

'덥고 다시 한번 땀은 비오듯이' 흐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심심하지 않은 유적의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사진 찍을 포인트가 많은 왓차이왓타나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1630년 태국의 '프라쌋통왕 (King Phrasatthong)' 에 의해서 지어질 당시,
크메르의 앙코르왓이 모티브가 된 왓차이왓타나람입니다.

그러고 보니 정면에서 보니,
 왓차이왓타나람의 탑들간 좌우 균형이 잘 맞는 듯 합니다.

그러나 '왓차이왓타나람은 왓차이왓타나람'입니다.

앙코르와트같이 거대하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유적입니다.

굳이 누구와 비교하거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Wat Chaiwatthanaram, Ayuthaya, Thailand


탑들의 균형잡힌 비례뿐만 아니라
'온전함과 무너짐'의 적절한 균형을 생각해보면,

왓차이왓타나람은 '균형잡힌 유적'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균형잡힌 사고와 인생'을 살아가 보기로 뜬금없는 결정을 해 봅니다.

그리고 조화와 균형이 부족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느낄 언젠가,
그때 다시 '왓차이왓타나람'을 찾아와 보기로 결심합니다.

물론,그게 바로 다음날이 될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Wat Chaiwattanaram, Ayuthaya, Thailand




베스트포토에 선정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Blogger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