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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의 상징과 같은 신사, 쓰루가오카하치만구(鶴岡八幡宮).

쓰루가오카하치만구...라는 긴 이름을 가진 이 신사는,
가마쿠라 막부를 창시한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賴朝)'에 의해서 1191년에 건립된 유서깊은 신사입니다.

또한 무인들의 장수와 복을 빌 목적으로, '무예의 신'인 하치만(八幡)'을 모시고 있는 쓰루가오카하치만구는,
창건당시부터 지금까지 가마쿠라의 얼굴이자 많은 이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는 인기있는 여행지입니다.

짙은 붉은색의 도리이와 경내 건물들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쓰루가오카하치만구는,
얽힌 뒷얘기와 전설이 많아 그것에 관한 배경지식을 '조금' 이라도 알고 가면 더욱 의미있는 여행지로 다가오는데요...

지금부터 '쓰루가오카하치만구'에 관한 기본적인 배경지식과 함께,
사진들을 통해 여행기를 풀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준비되셨으면, 출발~~~





Hachimangu, Kamakura, Japan



'가마쿠라 다이부쓰'로 기분좋게 가마쿠라 여행의 스타트를 끊었으니,
이제는 그 여세를 몰아 '쓰루가오카하치만구'로 이동해 봅니다.



(가마쿠라 다이부쓰에 관한 포스팅은 ↑ 요기서 먼저 확인해 보세요^^)


볼 것 많은 '가마쿠라'에서 딱 두 곳만 골라서 들러야 한다면,
'가마쿠라 다이부쓰'가 있는 고토쿠인과 쓰루가오카하치만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의 취향' 과는 상관없이 가마쿠라에 왔다면 이 두 곳을 들려줘야,
'가마쿠라'에 관한 얘기가 됩니다.
즉, 가마쿠라의 필수과목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다시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처음에 내렸던 '하세(長谷)'역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Enoden, Kamakura, Japan



혹시(가마쿠라에 왔다면 그럴리는 없고, 그래서도 안되겠지만...)
'나는 가마쿠라 다이부쓰에는 관심없어...' 라고 생각하는 여행자라고 하더라도,
 이곳, 하세역에는 한번쯤 들려봅니다.
또한 역에 들어오니 마침 열차가 정차해 있다고 해서 막바로 타서도 안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
.
.
역으로 들어오니 열차가 정차되어 있습니다.
스스슥~한번 쳐다봐주고 벤치에 앉아 열차가 떠나기를 기다려 봅니다.
바쁘게 서둘러야 하는 여행자 입장에서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이라고 생각된다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하세역에서는 그래야 합니다.

'참는자에게 복이 있나니...'를 속으로 여러번 되풀이 해 봅니다.

'치,치,치이~이익'
에노덴이 출발합니다...

그러면 이제 일어서서 일단 플랫폼 밖으로 눈에 보이는 거리의 풍경을 찍어 줍니다.

그리고...건물과 건물 사이의 좁은 길 쪽으로 카메라의 노출과 적정 조리계를 맞춰 봅니다.

이어지는 또 한번의 기다림......

'댕,댕,댕...' 열차가 들어오는 소리와 함께 통행금지 바가 내려오면 바로 긴장합니다.

그리고......





Enoden, Kamakura, Japan



가마쿠라의 명물 '에노덴'의 진입 장면에 포커싱을 맞추고 사정없이 '연사모드'로 들어가 줍니다...

에노덴의 진입장면은 일본인들도 사진으로 남기기를 원하는 '평범하지 않은 장면' 중의 하나입니다.





Kamakura, Japan





Kamakura, Japan





Komachi Dori, Kamakura, Japan



가마쿠라 역에서 내려 빨간색 도리이를 따라 들어오면 만나게 되는 이곳은,
가마쿠라의 중심가이자 번화가인 '고마치도리'입니다.

중심가이자 번화가...로 부르기엔 꽤나 '검소하고 조용하신'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명색이 가마쿠라의 중심가...기념품 구입이나 식사를 원한다면 최고의 선택은 바로 이 '고마치도리'입니다.

조금 더 따라 걸어가 봅니다...





Hachimangu, Kamakura, Japan



고마치도리 입구에서 만난 이제 막 칠한 '새것' 같은 분위기의 도리이와는 확실히 다른,
그러나 역시 붉은색의 강렬한 느낌은 동일하게 지닌 '도리이'를 봅니다. 

다 왔습니다...도로변에 보이는 붉은 색 도리이가 서 있는 이곳이 쓰루가오카하치만구의 정문입구 입니다.





Hachimangu, Kamakura, Japan





Hachimangu, Kamakura, Japan




아치형의 이 돌다리는 '다이코바시(太鼓橋)'라고 불립니다.
우리말로는 무지개 다리쯤으로 해석을 하면 됩니다.

쓰루가오카하치만구 앞의 이 다이코바시를 단숨에 쉬지않고 건너면,
남자는 출세, 여자는 순산한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입신양명하기...편안하게 애 낳기...

"차~암 쉽죠잉~~~^^"

해 볼만한 다이코바시의 전설을 생각하며,
멀리 보이는 쓰루가오카하치만구의 붉은 색 '본 건물'들을 다리와 함께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그런 후에 수백보 앞으로......!!!





Hachimangu, Kamakura, Japan





Hachimangu, Kamakura, Japan



오~~~
눈앞으로 인상적인 붉은색 건물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들고나는 사람들이 교차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가마쿠라 다이부쓰를 먼저 들린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 봅니다.

만일 쓰루가오카하치만구에 먼저 들렸다면 정신 없을 뻔 했습니다.
이 늦은 오후에도 이 정도로 많은 방문객이 들리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첫번째로 시선을 사로잡는 붉은 건물을 향해 발걸음을 당당히 옮겨봅니다.





Hachimangu, Kamakura, Japan



쓰루가오카하치만구에서 반드시 보고 가야 될 유명한 이 건물은 '마이덴(舞殿)' 이라는 곳입니다.

이 마이덴은 과거 가마쿠라 막부시대의 슬픈 비화(秘話)를 가진 곳입니다.

여기서 잠깐, 이 곳 쓰루가오카하치만구를 건립한 가마쿠라 막부의 창시자,
쇼군(將軍)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에 관하여 간단히 알고 넘어 가기로 합니다.

한자로는 장군으로 쓰는 '쇼군'이란 직위는 우리와는 다르게,
일본에서는 평범한 장군에게 주어지는 칭호가 아닙니다.

일본의 막부시대, 즉 무인정권의 통치자에게 주어지는 명칭이 '쇼군'입니다.
이 '쇼군'의 개념을 처음 도입하고 불린 이가 바로 쓰루가오카하치만구의 건립자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입니다.

하긴, 가마쿠라 막부가 일본 최초의 막부정권이니,
그가 최초의 '쇼군'으로 불린 것은 당연한 일이긴 합니다만...

당시의 절대 권력자인 '미나모토노 요리토모' 에게는 동생이 한명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미나모토 요시츠네'...

천황을 제치고 스스로 실권자로 앉을만큼 뛰어난 무인이었던 형 '요리토모'보다
훨씬 더 재능있고 실력있는 장수가 동생인 '요시츠네' 였습니다.

대부분의 사연있는 역사드라마 스토리가 그러하듯,
'형보다 뛰어난 동생'인 '요시츠네'는 슬픈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즉, 넉넉하지 못한 마음보를 가진 형의 시기심과 질투에 의해,
무수한 괴롭힘과 위협에 시달리다 결국 자결하게 되는 안타까운 운명 말입니다.





Hachimangu, Kamakura, Japan




이렇게 죽은 요시츠네를 안타까워하며 후대의 사람들은,
그가 몽골로 건너가 칭기즈칸이 되었다...같은 허무맹랑한 전설들을 지어내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그런 요시츠네에게 사랑하는 '첩'이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스즈카(靜御前))'...

어느날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명을 받아 스즈카는 바로 이 '마이덴'에서 춤을 추다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아들과 함께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이유는,그녀의 춤에 '요시츠네'에 대한 간절한 사랑이 담겨있다는 것......




Hachimangu, Kamakura, Japan



과거의 비화를 생각하며, 다시 한번 천천히 마이덴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여기서 무참하게, 그리고 억울하게 죽어간 '스즈카'란 여인과,
형이지만 형같지 않고, 지배자이지만 소인배였던 사내때문에 자결하게 된 능력많은 '요시츠네'에 관해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가마쿠라 막부'를 열어젖힌 쇼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란 사내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쇼군'이자 '사무라이'였던 무인치고는 참 치사하고 쩨쩨한 마음보를 가진 사내입니다.
그렇게 옹졸하고 용렬한 성품의 사내가 '한 나라의 통치자' 가 되었다는 것은 아쉽지만 역사의 아이러니입니다.

그러나 '권력'때문에 비겁하고 치사해진 사람은 역사에서 비단 '그' 뿐만은 아닐것입니다.
우리의 역사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그러한 일들은 무수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새롭게 자라나는 '능력'들을 격려해주고 인정해 주며 함께 가기 보다는,
오히려 짓밟고 죽이는 치사한 행위들 말입니다. 






Hachimangu, Kamakura, Japan




계단을 오르면 쓰루가오카하치만구의 본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계단과 그 위로 병풍처럼 서 있는 본전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쓰루가오카하치만구'의 방문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딱'인 장소가 바로 이곳이기 때문입니다.

자, 여기서 알아두면 좋을 간단한 일본어회화 한마디 들어갑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셔터를 누르기 전 '하나,둘,셋...김치~'를 외칩니다.

만일 고궁이나 기타 관광지에서 일본인들에게 사진촬영을 부탁 받았다면...

'세~노, 하이 치~즈' 라고 외친 후 셔터를 눌러줍니다.
 이어지는 무지막지한 '감사의 표시'와 '친근한 표정'의 세례...기대하셔도 좋습니다~^^





Hachimangu, Kamakura, Japan





Hachimangu, Kamakura, Japan





Hachimangu, Kamakura, Japan



계단을 올라서 쓰루가오카하치만구의 본전인 혼구(本宮)를 둘러봅니다.

무인답지 않은 치사한 '요리토모'의 명에 의해서 지어진 이 신사에 안치되었다는,
무예의 신 '하치만'은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집니다.

분명 오랜세월을 버텨왔고, 금박장식과 짙은 붉은 색이 어울려 화려함을 뽐내는 쓰루가오카하치만구 입니다만,
그다지 속이 개운치 않습니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우리의 역사'와 관련된 장소에 가면 언제나 개운치 않은 뒷맛을 가져봅니다만,
'일본인들끼리의 문제'에 씁쓸함을 느껴보기는 참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Hachimangu, Kamakura, Japan





Hachimangu, Kamakura, Japan



신사에 방문하면 어김없이 눈에 띄는 '오미쿠지'도 사진으로 찍어봅니다.
다른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신도' 특유의 문화가 담겨있기 때문에,
일본이라는 나라의 색깔을 표현하기에 이 '오미쿠지'만한 것도 별로 없다는 생각을 언젠가부터 해 왔습니다.

그 이후로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오미쿠지 사진찍기...





Hachimangu, Kamakura, Japan





혼구를 뒤로하고 내려오기 전, 다시 한번 '마이덴'을 바라봅니다.
어느덧 해는 서쪽으로 저물어갑니다.

억울하게 죽은 요시츠네의 애첩 '스즈카'의 넋을 달래기 위해,
매년 4월 2번째 일요일에는 저 마이덴에서 '스즈카를 위한 춤'을 재현합니다.






Hachimangu, Kamakura, Japan




그리고 이번에는 계단을 내려서서 왔던 길을 되돌아, '다이코바시'와 함께 석양에 물들어 가는 '오도리이'를 담아봅니다.

비겁한 막부의 쇼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 도 이렇게 아름다운 석양을 이곳에서 보았을까...하는 궁금함이 듭니다.





Hachimangu, Kamakura, Japan




만일 보았다면...
그는 자신의 비겁함과 남자답지 못함과 넉넉하지 못한 마음을 반성해 봤을까...라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석양을 보면 그 순간만이라도 아마 순수해졌을 것...이라는 혼자만의 바램에 덧붙여서 말입니다...





Hachimangu, Kamakura,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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