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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즐겨왔던 이런저런 취미들 가운데서
지속적으로 꾸준히 영위하고 유지할 가장 가치있는 취미를 꼽으라면
‘ 떠나기 전 꼼꼼히 준비한 여행지에서 만족스럽고 흡족한 경험과 사진을 얻는것...’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최근 카메라와 여행의 보편화속에 위와 같은 취미는 분명 저만의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여행과 사진찍기의 즐거움이라는 대전제는 같더라도
동일한 여행지 안에서 어떤것을 찍고 무엇을 느끼느냐 하는 것은 모두가 똑같지 않을 것입니다.
Old Town, Hoi An, Vietnam
Old Town, Hoi An, Vietnam
'어떤 것을 찍기 좋아하는가' 하는 관점에서 보면 저는 여행지에서 사람이나 음식물 찍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밋밋한 달력사진처럼 보일지라도 그저 제가 담기를 원하는 것은 풍경이나 유적
-물론 사람이 들어가 있지 않은- 그 자체입니다.
굳이 사람을 넣는 경우는 그 피사체의 크기나 규모를 가늠하기에 도움이 될 때나
더도 덜도없이 딱 그 나라 분위기라고 느껴지는 사람을 만날 때 였습니다.
Old Town, Hoi An, Vietnam
Old Town, Hoi An, Vietnam
Old Town, Hoi An, Vietnam
Old Town, Hoi An, Vietnam
일일이 찍어도 괜찮겠느냐는 허락 맡는 것도 귀찮고,
자연스러운 장면과 포즈를 얻겠다고 눈치보면서 몰래 찍는 것도 싫고,
때때로 돈으로 흥정해야할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더더욱 질색이다...라고
여러 이유를 스스로에게 대 보기도 하지만 그것이 이유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Old Town, Hoi An, Vietnam
Old Town, Hoi An, Vietnam
Old Town, Hoi An, Vietnam
이런 제 사진의 경향에 대해서 스스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은 아닐까?’ 라고
꽤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이 많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그 나라의, 혹은 그 장소의 문화나 역사를 사전에 충분히 알고 가는 것은
거의 필수라고 할 만큼 저는 여행지의 배경지식 습득에 열을 올리는 편입니다.
그러나 현지인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없이 과연 그 나라의 문화나 역사가 제대로 공부가 될까요?
‘앙꼬 없는 찐빵’과 다름없는 여행일 뿐이니 스스로에게도 방문한 여행지에도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한두번이 아니었던 게지요.
Old Town, Hoi An, Vietnam
Old Town, Hoi An, Vietnam
그러나...
희한하게도 여행을 다녀와서 사진을 보존해 둔 저장장치를 열어보면 사람들의,
언제나 그 곳 현지인들의 사진이 꽤 많이 담겨 있더라는 겁니다.
그토록 안 찍었다고 생각하고 그 장소에 다녀온 다른 이들의 인물사진을 보면서
아~나도 인물사진 좀 찍어둘걸....하는 후회를 하면서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확인하다보면
어김없이 상당한 양의 인물들이 메모리를 차지하고 있고...
또한 사진들을 체크하고 난 후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개인적으로 꼽자면
항상 그 안에는 사람들이 있는 겁니다.
Old Town, Hoi An, Vietnam
내원교에서 결혼식 사진을 찍는 서양-베트남 커플
Old Town, Hoi An, Vietnam
호이안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논(Non-베트남식 삼각 고깔모자)을 쓰고 있는 현지인이
올드타운의 옛 건물을 배경 삼아 지나가는 모습을 잘 포착해 두면
여러 부연 설명이 없어도 “완벽히 호이안스러운” 사진이 될테지...
라는 마음으로 인물 몇 장 찍자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이번에도 꽤 많은 사람들과 그에 관한 장면이 담겼더군요.
Old Town, Hoi An, Vietnam
Old Town, Hoi An, Vietnam
Old Town, Hoi An, Vietnam
Old Town, Hoi An, Vietnam
(베트남에서는 여자들의 강한 생활력을 유독 많이 체험했습니다.
연령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여성들이 부지런했고 때로는 억세었으며
우리나라 보통의 여자들에게는 무리이지 싶을 근력과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일도 척척해내고 있었습니다)
Old Town, Hoi An, Vietnam
Old Town, Hoi An, Vietnam
(어깨에 짊어진 짐의 무게만큼 그들의 인생의 무게가 무겁지 않았으면 합니다)
Old Town, Hoi An, Vietnam
달력사진 같은 그저 풍경만 들어있는 사진을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다고 폄하하더라도
저는 여전히 그런 깔끔한 풍경사진이 좋습니다.
또 그런 사진을 많이 찍고 싶습니다.
그러나...저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또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제 카메라에 담기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도 여과없이 사랑할 겁니다.
비록 실력이 변변치는 못하더라도...
여행은 곧 세상과 사람을 알아가고 사랑해 가는 과정이기에...
Old Town, Hoi An, Viet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