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전통문화를 자랑하는 일본의 역사도시 나라(奈良).
그리고 나라를 여행하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영순위 나라코엔(奈良公園).

지금으로부터 꼭 1300년 전인 710년 '헤이조쿄(平城京)'라는 이름으로 조성되어
74년간 수도의 역할을 수행한 곳이 나라입니다.

비록 수도의 기능을 담당한 세월은 짧지만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문화재는,
교토와 더불어 과거 '옛수도'로서의 위용을 보여주는 데 손색이 없습니다.

대개 나라에서 여행자들이 방문해 볼 '투어스팟'은,
효고현에 위치한 '히메지성(姬路城)'과 더불어 일본최초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호류지'가 있는 '이카루카지역'
'야쿠시지', '도쇼다이지' 등의 고대사찰이 있는 '니시노쿄지역',
그리고 '나라코엔'의 3지역으로 구분되는데요,

우리가 나라를 여행할때 가장 우선적으로, 그리고 빼놓지 않고 방문해야 할 곳이
바로 오늘 살펴볼 '사슴천국,나라코엔' 입니다.

특히,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의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려야 할 필수코스 '나라코엔'.
지금부터 찬찬히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NaraKoen, Nara, Japan



오사카의 '긴테쓰난바' 역에서 '쾌속급행'전철을 타고 40여분을 달리면 도착하는 곳이 '나라'입니다.
역에서 '나라코엔'의 이정표를 따라 5분정도 걸어 만나게 되는
나라코엔의 첫 인상은 '넓다'입니다.

일본의 여느 공원과 마찬가지로 잘 정돈된 모습의 넓은 부지는 시원하고 통쾌한 느낌마저 듭니다.

그러나...
나라코엔에 대한 감상은 넓다...시원하다...단정하다...로 끝나지 않습니다.
아니 방향을 잘못 짚은 겁니다.

좌우 양옆을 한번 바라봐 줍니다.
고개를 크게 돌려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슬~쩍 곁눈질 하듯이 돌려봅니다.




Narakoen, Nara, Japan





Narakoen, Nara, Japan



우~오오 마치 목장에서 풀을 뜯고 있는 듯 공원 잔디 여기저기에 사슴들이 지천입니다.

'사슴천국' 이라는 표현은 아마도 세상에서 '나라코엔' 만큼 적당한 곳도 없을 듯 싶습니다.

동물원에서 보듯 우리에 가두어져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생생한 자연 그 자체로 '널려' 있습니다.

마치 '사슴의나라' 에 발을 잘못 들인 사람이 된 듯한 느낌입니다.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 라고 느낄만큼 자유스럽고 당당한 나라코엔의 사슴들 모습에,
'당황스러운' 첫 인상을 가져봅니다.




Narakoen, Nara, Japan





Narakoen, Nara, Japan



정말이지 사슴들이 '겁' 을 완전히 상실한 듯 보입니다.
다가가도 도망가기는 커녕, 오히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더 모이는 듯 합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당황스러움'이 진정되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욘석들 정말로 도망가지 않는건가?...'

최대한 다가갔을때, 얼마나 버틸수 있는지 보자구...사슴친구들~!!!





Narakoen, Nara, Japan





Narakoen, Nara, Japan



거의 얼굴 가까이에 렌즈를 들이밀고 근접촬영한 사진들입니다.
'바보'가 된 느낌입니다.

도망가기는 커녕,
'너...뭐하고 있니...'라는 듯한 눈빛과 표정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그렇습니다...
애초부터 사슴이 도망가야만 한다고 생각한 제 소견이 짧았던 겁니다.

이렇게 같이 얼굴 맞대고 즐겁게 살아 갈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왜 사슴이 사람을 보고 도망가야만 하며,
또 우리는 왜 사슴을 도망가게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잠시 생각을 해 봅니다.

이렇게 사이좋게 공존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겁니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에 대하여 안전과 신뢰를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게
자연스러운 겁니다.

처음의 당황스러움이 오히려 부끄러워집니다.
사람과 동물의 세계를 구분하는게 더 부자연스러워집니다.

혹시 내가 만만하게 생겨서 도망가지 않은 건 아닐까...하는 호기심에
 다른이들의
모습도 사진에 담아 봅니다.





Narakoen, Nara, Japan





Narakoen, Nara, Japan





Narakoen, Nara, Japan





Narakoen, Nara, Japan



역시...제가 만만하게 생긴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쁜 아가씨가 코 앞까지 다다가거나, 아이들이 만지며 장난을 걸거나,
주위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녀도...

녀석들은 '언제나 그자리' 입니다.

한국에서 인위적으로 갇혀있는 사슴들만 보는 어린아이들이
나라코엔에 와 봤으면 하는 마음이 갑자기 듭니다.

사슴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뒹굴며 노는 일본 아이들이 나중에 가지게 될
'동물사랑' 과 '자연보호정신',
또 거기서 오는 '정서적발달' 이 무척이나 부러워집니다.





Narakoen, Nara, Japan





Narakoen, Nara, Japan



1,000 마리 이상의 사슴이 노닐고 있는 나라코엔에서
여행자들에게 최고 인기상품은 단연 사슴에게 직접 먹여 줄 수 있는 '센베이'입니다.

이 '센베이'를 주고 받으며 형성된 유대관계는
사슴에게 안정감과 배부름을,
사람에게는 무언가 '베풀수 있는 기회' 를 줍니다.

그러나 사슴이 받기만 하는 것만은 또한 아닙니다.




Narakoen, Nara, Japan


심하게 표현해서 요렇게 오줌을 '갈겨 주기'도 합니다~^^;;
(어이~사슴친구 미안해요...^^)





Narakoen, Nara, Japan





Narakoen, Nara, Japan





Narakoen, Nara, Japan


사슴을 보호하기 위한 나라코엔 측의 노력을 엿볼수 있는 표지판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슴과 인간의 공존은 '센베이' 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의 사슴에 대한 세심한 배려 역시 필요한 것입니다.




Narakoen, Nara, Japan





Narakoen, Nara, Japan



나라코엔은 사실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재들이 산재한 관광명소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사슴친구들은 문화재의 주위 곳곳에서도 발견됩니다.

한편으로는 놀랍고 부러워집니다.
일정 구역만을 선정하여 집중배치시킨 인위적 모습이 아닙니다.
잔디에서만 뛰어놀고 여행자들의 동선상에만 머물러 있는 사슴이 아닌 것 입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후쿠지 (興福寺)' 주변에서도,





Todaiji, Nara, Japan





Narakoen, Nara, Japan



역시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명한 '토다이지(東大寺)' 의 입구 앞에서도





Kasgataisha, Nara, Japan





Narakoen, Nara, Japan 


그리고, 3,000개의 석등과 등롱으로 유명한 '가스가타이샤(春日大社)'의 입구에서도...
사슴들은 어김없이 사람과 인사를 합니다.

그 풍경과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나라코엔을 여행하는 내내 마치 일상의 일부처럼,
사슴은 내 주위에 당연히 있어야 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벤치에 앉아서 해 봅니다.

이제 자리를 털고 일어서야 겠습니다.
'센베이'를 사러 가야겠습니다.


오늘 나와 공존해준, 그리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으로 우리 사람들과 함께 해줄,
사슴친구들에 대한 최소한의 답례를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안다의 '나라 여행기'...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Narakoen, Nara, Japan





Nara, Japan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Blogger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