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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가,도깨비인가? 아키타현의 나마하게 이야기.

 

'나마하게'는 아키타 현을 대표하는 캐릭터이자 슈퍼스타이다.

공항을 포함해 그 어디를 가든지 나마하게로 가득하다.

도깨비를 연상케 하는 험상궂은 얼굴에 짚으로 만든 의상을 걸치고 있는 이 '나마하게'는

고약한 외모와는 달리 '재앙을 물리치고 풍작을 가져다 주는 선한 신(神)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도깨비와 같이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 나마하게, 오가반도, 아키타현, 일본

 

 

 

 

 

귀엽게 표현된 나마하게 캐릭터, 아키타는 어딜 가든 나마하게 천지다, 일본

 

 

 

 

나마하게는 사람들의 '삶의 자세'에도 관심이 많은데 특히,

자신의 본분에 '게으른 사람'을 용서하지 않는단다.

그래서일까?

아키타 사람들의 나마하게에 대한 애정은 자부심에 가까울만큼 각별하다.

그리고...

그러한 애정의 중심에는 기암괴석과 해안절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오가(男鹿)반도'가 있다.

 

 

 

 

국가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오가반도의 나마하게, 아키타현, 일본

 

 

 

 

 

나마하게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 해 놓은 탈들, 신잔신사의 나마하게관, 오가반도, 아키타현

 

 

 

 

올해로 49회째를 맞는다는 오가지역 대표적 축제인 '나마하게 세도마츠리'의 취재를 위해 찾은 '신잔신사'는

그야말로 '나마하게'의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분위기.

참고로 신잔신사는 거대한 삼나무들에 둘러 싸인 '산속의 신사'로 

유구한 역사와 함께 오가반도에서 가장 많은 '신자 수'를 자랑하고 있다.  

 

먼저, '국가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오가 나마하게' 행사를 체험할 수 있는 '신잔전승관'을 방문했다. 

 

 

 

 

 

나마하게들의 열정적인 북퍼포먼스를 경험해봤던 나마하게관, 오가반도의 신잔신사, 아키타현, 일본

 

 

 

 

 

무대를 압도하는 힘을 느낄 수 있었던 나마하게들의 공연, 오가반도의 나마하게 세도마츠리, 아키타현, 일본

 

 

 

 

'오가 나마하게'는 매년 12월31일 밤에 나마하게로 분장한 이들이 '신년'을 축복해 주기 위하여

'가가호호'를 방문하는 민속행사인데 그 기원을 알수 없을 만큼 오랜 세월동안 이어져 온 전통이다.

 

행사의 주된 내용은 '나마하게와 집주인 사이의 대화'

게으르고 본분을 다하지 않는 가족 구성원들을 혼내주겠다는 나마하게의 으름장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집주인의 변호가 '단순한 내용'이지만 꽤 재미있고 살갑다.

여기서 잠시, 그 대화의 내용을 소개해 보자면...

 

 

 

나마하게 : (소리를 내며)우오~ 우오~(현관에서 발을 7번 구른 후)

우는 아이는 없느냐? 부모님을 모시기 싫어하는 며느리는 없느냐? (말이 끝남과 동시에 집안을 뒤진다)

집주인 : 나마하게님, 그러지 마시고 우선은 여기 앉아서 약주나 한 잔 받으시지요.

(술상 앞에 안기 전, 나마하게는 위엄을 표시하기 위해서 다시 5번 발을 구른다.

 

집주인 : 나마하게님, 새해 복많이 받으시지요.

나마하게 : 주인장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오.

 

집주인 : 산에서 내려 오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올해도 이렇게 찾아 주시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로군요.

나마하게 : 여보게 할아범, 올해의 농사는 어떠했소? 풍작이었소? 흉작이었소?

집주인 : 덕분에 농사가 아주 잘 되었습니다.

나마하게 : 그런가...하긴 내가 풍작을 위해 여러가지 안배를 해 두었지...

그런데 손주들과 며느리는 말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가?

 

집주인 : 물론입니다. 며느리도 자식들도 모두 부모 공경하고 효심 지극하여 고마울 따름입니다.

나마하게 : 어허...이런 어디서 거짓말을 하는겐가?

나마하게 명부에 다 적혀 있느니라.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 오면 가방 내팽개치고 온종일 게임만 하고 있고,

며느리도 처음 몇 해는 착실한 듯 하더니만 요즘에는 아침식사도 시어머니께 맡긴 채 늦잠자기 일쑤인데다,

밤마다 노래방에서 노래만 불러댄다고 하는데...

집주인 : 제 아내도 나이가 든 후에는 저처럼 아침잠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운동 삼아 아침준비를 하는 것이구요,

우리부부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며느리가 놀러 다니는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제가 잘 타일러 둘테니 이번에는 나마하게 님께서 너그럽게 용서해 주세요...

나마하게 : 주인장이 그리 말하니 내 이번 만은 용서하겠소. 그러나 계속 말을 안 듣는다면 손뼉을 '세번'만 쳐 보시오.

내가 산에서 내려와 당장 붙잡아 갈테니...

 

집주인 : 알겠습니다. 그리할테니 오늘만은 우리 손자랑 며느리를 잡아가지 말아 주십시오.

대신 이 떡을 드릴테니 앞으로도 잘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나마하게 : 부모가 자식들 교육과 단속을 소홀히 하면 아니되는 것이오.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성실할 수 있도록 신경 쓰시길 바라겠소...그럼 내년에 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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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로 표현해 놓은 오가나마하게 행사, 나마하게관, 오가반도, 아키타현

 

 

 

 

 

부모님께 효도하고 공부 열심히 할 것을 아이들에게 다짐받고 있는 나마하게, 오가 신잔전승관, 아키타현

 

 

 

 

집주인과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아이들을 하나하나 찾아 다니며

'공부를 열심히 할 것과 부모님께 효도할 것'을 다짐 받는 나마하게의 교육적인 마무리 또한 꽤나 인상적이었다.

투박함이 느껴질 정도로 소탈한 모습과 인간적인 나마하게의 성격만큼 말이다.

 

 

 

 

 

북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나마하게들, 신잔신사의 나마하게관, 아키타현, 일본

 

 

 

 

 

오가반도의 나마하게를 형상화해 놓은 모습, 신잔신사의 나마하게관, 아키타현, 일본

 

 

 

 

 

나마하게 만주를 팔고 있는 신잔신사의 나마하게 관, 오가반도, 아키타현, 일본

 

 

 

 

'나마하게'를 테마로 만든 박물관인 '나마하게 관'으로 장소를 옮겨 보았다.

평상 시에는 나마하게들의 의상이나 '탈'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지만

'나마하게 세도마츠리' 기간에는 나마하게로 분장한 이들이 

'춤과 북'으로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연출한다는 설명이 떠올랐기 때문.

뿐만 아니라 나마하게에 관련된 것들(예를 들어 의상이나 신발 등...)을 직접 체험해 보거나

나마하게 관련 영상, 기념품들을 접할 수 있어 심심치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신잔신사의 나마하게관에 전시되어 있는 나마하게 탈, 오가반도, 아키타현, 일본

 

 

 

 

 

짚으로 만든 나마하게 신발, 나마하게가 발 시리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을 괜스레 해 보았다, 신잔신사의 나마하게관, 오가반도, 아키타현

  

 

 

'축제'의 클라이맥스는 '나마하게'의 하산장면.

이를 보기 위해서는 '대형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중앙광장으로 나가야했다...

 

 

 

 

 

나마하게 세도마츠리의 중앙무대인 신잔신사의 광장, 타오르는 대형불꽃이 인상적이었다, 오가반도, 아키타현

 

 

 

 

 

산에서 하산을 준비중인 나마하게들, 내려올 이들이나 기다리는 이들이나 춥기는 모두 마찬가지, 나마하게 세도마츠리, 오가반도의 신잔신사, 아키타현

 

 

 

 

신잔신사의 마당은 이미 '나마하게 세도마츠리'의 정점을 즐기려는 이들로 인산인해.

나마하게들은 '산'에서 횃불을 들고 하산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 장면을 좋은 자리에서 사진촬영하기 위한 경쟁 역시 치열하였다.

 

수많은 사람들에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다 결국은 촬영을 단념...

 

 

 

 

 

하산한 나마하게가 축제를 찾은 이들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광장에 피워 놓은 대형불꽃은 조명의 역할, 나마하게 세도마츠리, 오가반도의 신잔신사, 아키타현  

 

 

 

 

하산한 나마하게의 열정적인 퍼포먼스에 추위마저 잊었다, 나마하게 세도마츠리, 오가반도의 신잔신사, 아키타현

 

 

 

 

 

나마하게의 공연을 촬영하고 있는 축제 관람객들, 나마하게 세도마츠리, 오가반도의 신잔신사, 아키타현

 

 

 

 

그래도 억울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도 '한껏 달아오른 축제 분위기'에 도취되었기 때문일테다.

이윽고 하산한 나마하게들의 뜨거운 공연.

그리고 여기저기서 터지는 플래쉬 세례와 함성.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얼마동안 있었을까... 

 

갑자기 자신의 일에 '게으른 자'를 '벌주는' 나마하게임이 떠올랐다.

'아...그건 안돼~!!!'

생각과 동시에 카메라를 쥔 손은 다시 불끈~!

걸음은 이미 인파를 헤치고 '도깨비의 얼굴을 가진 선한 신' 나마하게의 곁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안다의 일본여행기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도깨비의 얼굴을 하고 있는 나마하게. 하지만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마음 착한 신이다, 나마하게 세도마츠리, 오가반도의 신잔신사, 아키타현

 

 

 

 

 

활활 타오르는 불꽃만큼 나마하게 세도마츠리의 분위기 역시 뜨거웠다, 오가반도의 신잔신사, 아키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