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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이고 변함없는 매력을 가진 아키타(秋田)

아키타 국제 공항을 나서면서부터 시야에 들어 온,
사람 키보다 더 높이 쌓인 눈을 보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휴우우우...역시 안 되는 건가...?"

그리고 이어진 한동안의 침묵...





온통 눈으로 덮힌, 그리고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던 아키타, 다자와코 주변




'같은 장소의 다양한 매력'을 경험해 보는 것이 여행의 '쏠쏠한 재미'라지만
때로는 '늘'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어 주기를...하고 소원하는 장소의
'변함없음'을 확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일 터.

겨울이면 눈이 많이 오기로 '알아 주는' 아키타 이기에 '예상 못한' 그림은 아니었지만
절정의 설국이 되어 버린 풍경 앞에서 할 말을 잃어 버린 건,
'엉성한 여행자'의 시계가 '아키타의 가을'에 맞춰져 있음이었다.





지난 가을 찾았던 후케노유 온천의 모습, 아키타





도로는 설벽, 건물의 처마는 고드름이 지배한 아키타, 고마가타케 온천지구





사람키보다 높이 쌓인 눈. 무너지지 않도록 설벽을 쌓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고마가타케 온천지구, 아키타 




사실 손대야 할 글과 사진들,
그 밖에 이러저러한 개인적인 일들을 한가득 남겨두고 '떠남'에 있어
걱정보다 설렘이 앞섰던 것은 작년 단풍이 한창 일 때 방문했던
아키타의 느낌이 너무 특별했기 때문이었다.





야마노 하치미츠야의 심볼과도 같은 빨간색 이층버스도 눈에 잠겨 있다, 아키타, 일본





 우키키 신사 주위도 역시 눈으로 덮혀 있다, 다자와코, 아키타, 일본




당시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아름다운 '아키타의 마법'에 빠져 
한국으로 돌아 오는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 
'마음과 추억'을 두고 가니 다시 찾으러 올 때 까지 잘 간수해 달라...는 부탁을 아키타에게 했었다.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지난 번 맡겨 두었던 소중한 추억으로의 길이 눈 속에 묻혀 버리지나 않았을까 두려워졌다.
그러자 다시 한번 한숨이 흘러 나왔다.

'휴우우우...'

한숨을 타고 눈발은 더욱 굵어졌고 바람은 거세졌다.
그리고...
'그것들'은 줄곧 여정 내내 함께 했다.





눈이 내리고 있는 가쿠노다테 무사마을을 걷고 있는 모녀 여행자, 아키타, 일본





설국본색~!, 다자와코 주변, 아키타,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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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설국본색'인 아키타의 겨울이라고 해서
그 모든 것이 눈 속에 잠겨 조용한 침묵만을 지키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가을 '에 가졌었던 그 '좋은' 추억들에 
매순간 멋진 경험들이 한 겹 더 얹어지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오가반도의 대표적 겨울축제인
'나마하게 세도마츠리'의 열기는 아키타의 밤하늘에 '뜨거움'을 아로 새겼다.





강렬한 비트에 맞춰 빠른 속도로 북을 연주하고 있는 나마하게, 나마하게 세도마츠리, 오가반도, 아키타





나마하게 세도마츠리장의 하늘을 수 놓고 있는 불꽃, 오가반도의 신잔신사, 아키타, 일본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현준(이병헌 분)'과 '승희(김태희 분)'의 데이트 장소로 등장해 '눈길'을 모았던
'오가수족관 GAO' 에서는 '거대한 스케일'에서 오는 강렬한 인상에 더해 낭만적인 분위기까지 선물로 받았다.

또한 수족관에 인접해 있는 기암괴석과 높은 파도로 이름 난 오가해안의  
'거친 야생성' 역시 여전히 아름다운 아키타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요소였다





오가바다의 대수조, 오가수족관 GAO, 아키타, 일본





기암과 파도가 어울려 멋진 풍경을 연출했던 오가수족관 앞 해안, 오가반도, 아키타, 일본




그러나 역시 무엇보다 좋았고 또 여전했던 것은,
우리네 시골 정서와 너무도 '닮아 있는' 아키타 사람들이 보여 준 푸근한 인심.
그리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 낸 넉넉한 먹거리들.

물론 아키타의 또 다른 이름과도 같은 '수질좋은 온천' 역시 
'변함없음'을 유지하며 엉성한 여행자를 맞아 주었다. 





더 먹고 갈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던 인심좋은 다에노유의 여주인(오카미상) 사토 씨, 다에노유, 뉴토온천향, 아키타





아키타를 여행한다면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할 먹거리 기리탄포, 오가반도, 아키타, 일본





요리 실력 최고, 그리고 요리에 대 한 열정 역시 최고였던 고마가타케 호텔의 쉐프.
그러나 그에게 더욱 돋보였던 점은 아키타스러운 순박한 미소였다, 아키타




"소노마마 (そのまま, 변함없이 그대로...)"

여행을 마치고 아키타 공항으로 돌아가던 버스 안,
'아키타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엉성한 여행자의 질문에,
아키타시 관광과에 근무하는 '다나하시 에리코'씨는 '소노마마'라고 대답해 주었다.

짧고 굵은 그 한마디...
소노마마...
다시 말해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




한가득 내린 눈은 노천온천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다에노유, 뉴토온천향, 아키타




그러고 보니 아키타에 도착해서 가졌던 처음의 걱정들을
'여정' 내내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매순간 아키타의 매력은 계절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하고'
쌓이는 눈의 높이만큼 덩달아 '추억의 정도'도 깊어짐 만을 확인했을 뿐이었다.    





기리탄포를 정성스럽게 건네주고 있는 두손. 아키타의 정서가 꼭 저렇다





아키타의 겨울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라면 바로 이것. 수시로 눈을 치워 줄 필요가 있는 아키타이다




이번에도 마음을 두고 가기로 결정했다.

또한 앞으로도 '소노마마의 아키타'가 쭈~욱 유지되기를...하는 간절한 바람도 남겨 두기로 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미덕'인 이 시대에,
이렇게 정감있고 변함없는,
'마음의 고향'같은 곳이 존재하는 것은 너무도 소중한 일일 테니 말이다.


더욱 속 깊은 아키타에 대한 이야기는  
안다의 사진과 여행기를 통해 '계속' 이어집니다...
  



새롭게 변형된 모습을 취하고 있는 아키타의 겨울명물 가마쿠라, 고마가타케 호텔, 뉴토 온천향, 아키타





보기에도 흐뭇한 가이세키 요리. 모두 아키타에서 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여 만들어졌다




설벽과 거대한 고드름의 세상이었던 아키타,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