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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헤이안 진구(平安神宮)
일본에서 가장 큰 도리이를 가지고 있는 신사.
그러나 발음은 진구라고 하는 곳.
옛 향기 가득한 교토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한
갓 칠한 듯 보이는 진한 선홍색을 자랑하는 건물들.
그리고 휑하다 싶을 정도의 허전한 경내.
그러나 그 속에 너무도 아름다운 볼거리를 가지고 있는 곳.
그래서 찾게 되는 곳...
오늘은 선홍색 건물과 도리이가 인상적인 '헤이안 진구'로 갑니다.
신사의 용도로 쓰이는 헤이안 진구가 '헤이안 신사'로 불리지 않고
'헤이안 진구'로 불리는 이유는,
헤이안 진구가 모시는 신이
바로 '간무천황' 과 '고메이 천황' 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는 보통의 일반적인 신을 모시는 장소를 '신사' 라고 부르는데요,
그중 그들의 역대 천황을 신으로 모시는 신사를 '진구' 라고 따로 떼서 부릅니다.
세계 최첨단 과학기술국가 중 하나요,
이성적인 판단과 합리적인 사고를 부르짖는 일본인들의
종교적 관념은 언제 들여다봐도 어이상실케 하는 부분이 많은데요,
그들의 정신이나 영혼이 사실은 많은 부분에서
'불안한 상태' 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그들의 종교적 관념이 아닌가...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잠시 해 봅니다.
자, 오늘도 쓸데 없는 '썰'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여행은 안하고 '썰'만 주절대는 제 자신을 일단 스톱시켜 봅니다.
여행에 대한 발걸음만 움직여 보도록 합니다.
헤이안 진구로 가는 길에는 요렇게 운하로 부르는 게 나을지 해자가 나을지 모를 수로가 보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주위경치와의 어울림이 훨씬 좋은 곳입니다.
관광용 보트가 지나가는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아직 헤이안 진구까지는 좀 걸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분위기가 제법입니다.
헤이안진구를 기대하게끔 합니다.
웬지 좋을 것 같습니다.
유유상종을 떠 올립니다.
오~호라 '헤이안진구'라고 쓰여진 기와가 담벼락에 일렬종대로
쭈~욱 늘어서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담을 넘으면 헤이안진구의 경내인가 봅니다.
그러나...넘어서는 안됩니다.
당당히 입구로 들어가야 합니다;;;
우오오~정말 도리이(鳥居)가 엄청나게 큽니다.
그래서 '오도리이(大鳥居)' 라고 부릅니다.
일본에서 제일 큰 도리이입니다.
높이가 24m 나 됩니다.
일본의 어느 신사를 가던지 항상 볼 수 있는 '도리이'.
저 도리이를 지나면 '신의 영역'으로 들어 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신의 영역' 과 '인간의 영역'을 구분짓는 문이 바로 '도리이' 입니다.
음..그럼 매일 저 문으로 지나갈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사람들과
자동차들은 제 정신으로 살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깁니다.
신과 인간의 영역을 계속 들락날락 하는데
제 정신이면 오히려 이상한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죄송합니다...쓸데 없는 생각이었습니다.
도리이를 지나 헤이안 진구의 입구로 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교토미술관' 입니다.
들려서 보고 싶지만 안됩니다.
시간이 부족합니다.
예술품은 느긋하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둘러봐야 제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아~'헤이안진구'의 정문격인 '오텐몬(應天門)' 앞 입니다.
앞서 지나온 '오도리이'만큼 '오텐몬'도 엄청난 크기를 자랑합니다.
원래는 이것보다 더 컸다고 합니다만,
복원 과정에 크기를 축소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역시 큽니다...
오텐몬을 지나 손씻고 경내로 들어갑니다.
아~휑합니다.
이렇게 허전 할 수가 없습니다.
넓고 큼지막한 경내에 건물이라곤 고작 한개뿐입니다.
그래서 더욱 휑~해 보입니다.
양쪽으로 골대만 가져다 놓으면 축구장이 따로 없습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선홍색 건물을 '다이고쿠텐(大極殿)' 이라고 부릅니다.
천황이 다스리던 '헤이안' 시대에 정사를 돌보던 '정청' 이었던
초도인(朝堂院)을 1/4 크기로 줄여서 복원 한 것입니다.
오텐몬과 마찬가지로 줄였다고는 하지만 역시 넓고 큽니다.
장대한 규모로, 또한 크기와 넓이로 승부하는 휑~한 '헤이안진구' 입니다.
헤이안 진구의 휑~한 경내에서 그래도 눈여겨 볼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붉은색 '오미쿠지'입니다.
선홍색의 '헤이안진구' 건물들과 잘 어울리는 오미쿠지의 색깔입니다.
대부분 흰색인 오미쿠지를 컬러풀하게 채색해 놓으니
흡사 키작은 벚꽃나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붉은 색이 심볼인 '헤이안진구' 입니다.
붉은색 (핑크빛에 더 가깝습니다만...) 오미쿠지를 봤다면,
'다이고쿠지'를 정면으로 바라봤을때 좌측으로 이동합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헤이안진구의 경내만 구경하고
'에게게~이게 모야' 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립니다만,
아닙니다.
'헤이안 진구'를 방문한 본래의 이유는 지금부터입니다.
사진좌측으로 흰색 찬란하게 현판이 걸려있습니다.
'신엔(神苑)' 이라고 써 있습니다.
저깁니다.
'헤이안 진구'가 숨겨놓은 진정한 볼거리,
일본의 명승지인 '신엔'으로 이동합니다.
무료인 헤이안진구이지만 (내용물로 봐서는 무료가 당연합니다만^^)
'신엔'은 요금을 내야 하니다.
'600 엔' 입니다.
아까와하면 안됩니다.
비싸다고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비싼 비행기 티켓과 그것보다 더 비싼 시간을 지불해서 온 교토입니다.
"봐 줄것은 반드시 봐줘야 합니다~그래야 억울하지 않습니다"
우~오오 좋습니다.
한적하면서도 일본스러운 정원들이 눈앞에 연속으로 펼쳐집니다.
연못도 꽤 큽니다.
한개의 연못이 아닙니다.
3개의 연못이 줄줄이 이어집니다.
정원이 아니라 잘 꾸며진 산책로 같습니다.
정원이 너무 커서 그리 느껴집니다.
역시 규모로 승부하는 헤이안진구의 비밀정원 답습니다.
연못에 운치있게 떨어져 있는 꽃잎들도 찍어봅니다.
평소에는 안하는 짓입니다.
정원안에 지천으로 보이는 꽃들과 연못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 봅니다.
머, 너무 거창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더 들어가 갑니다.
신엔의 클라이막스가 곧 시작됩니다.
진정한 헤이안진구의 아름다움은 '신엔'에서 시작하고,
'신엔'의 클라이막스는 바로 지금부터 입니다.
오~이거입니다.
진짜 훌륭합니다.
600엔이 아깝지 않습니다.
굳이 헤이안진구까지 찾아온 시간과 정성이 보답받는 순간입니다.
연못과 정원과 함께 어울린 일본식 정자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비록 빛의 방향이 틀려서 반영은 담질 못했지만 만족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더 좋습니다...
여기저기 좋아라~하며 카메라에 담습니다.
신엔은 듣던대로 정말로 아름다운 정원이다...
아주~느긋하게 신엔을 바라보면서 정자에서 휴식을 취한 후, 되돌아 나오는 길에 생각해 봅니다.
감춰져 있어서 더욱 아름다워 질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어쨌든 만족합니다.
'신엔(神苑)'... 굿, 굿, 구~웃 입니다.
베스트포토에 선정해 주심을 감사 드립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Blogger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