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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명품골목 본토초에서 만난 의외의 맛집에 반하다.

본토초(先斗町)...
전통있는 '맛과 멋'을 겸비한 가게들이 빽빽하게 들어 서 있는 골목의 이름으로,
'뾰족한 끝부분'을 의미하는 포루투갈어 'ponta'에서 유래.
'끝이 좁아지는 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른 두세명이 나란히 걸으면 꽉 채워지는 폭 좁은 길의 양 옆으로는
옛 정취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유서 깊은 찻집과 요정,음식점들이 가득합니다.

때문에 이웃한 하나미코지와 함께 가장 '교토스럽고 흥미로운' 분위기를 간직한 골목길로
여행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종종 일본어보다 외국어나 외계어가 이 거리를 지배하기도 할 만큼 말이지요.




 본토초의 풍경, 교토, 일본




  본토초의 풍경, 교토, 일본



그러한 본토초를 어느 밤에 찾았습니다.
물론 교토여행을 할 때마다 언제나 본토초는 밤에 찾게 됩니다만...
 
'웅성웅성...시끌시끌...'

낮이면 수줍은 듯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땅거미가 내려 앉을 즈음부터는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북적임으로 활력이 넘쳐납니다.

그것은 아마도 본토초가 가진 '이력' 때문일 것입니다.
과거 본토초는 수 많은 게이샤들이 거주하고 활동하던 곳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대단한 '유흥가'로 명성을 떨쳤었는데요,
그러한 환경과 문화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낮보다는 밤'이 강한 두 얼굴의 본토초가 되었을 겝니다. 




본토초의 풍경, 교토, 일본




본토초의 풍경, 교토, 일본



과거부터 이어져 남아 있는 그러한 분위기 덕분에
 학생보다는 샐러리맨들이 많이 찾으며 값 비싸고 고급스러운 요리들이 많은 본토초입니다.
때문에 꽤 알려진 음식점에서 분위기 좀 잡는다면 만만치 않은 지갑의 출혈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정통 일본 연회요리인 '가이세키'요리 한번 먹어 볼라치면...
'아...눈물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지갑에 막중한 부담을 지우는 '음식점' 보기를 '돌같이 하고' 조금만 발품을 판다면,
대중적인 가격으로 무장한 '절대 맛집'도 심심치 않게 마주칠 수 있는 본토초입니다.

한참을 인파를 헤치고 걷다가 보다가 사진 찍다가...
그러기를 반복하다보니 배가 고파졌습니다.   
 자...그렇다면 허기진 배를 '간단하게라도' 때워 줘야 합니다.

무엇을 먹어 주면 좋을까?
여행자의 지갑에 '만만할 만한 가게'를 찾아 두리번 두리번...
그러다가 '강력하게' 시야를 사로 잡는 간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고코야넨'
'오케이...저 곳으로 결정...렛츠 고~!!!'



(위의 손가락을 꾸~욱 한번 눌러 주세요! 감사합니다)



본토초의 맛집 고코야넨, 교토, 일본



입구의 벽면에는 이 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메뉴가 적혀 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 자리를 잡고 앉으면 어차피 메뉴판을 받을 테지만,
그냥 지나치기 뭣해 스~윽 한번 훑어봐 줍니다.

오호라...
히로시마 풍의 '오코노미야키'를 비롯해 
잘게 부순 양파가 토핑된 '오코노미야키'등 '철판볶음요리'가 주종인 듯 합니다.

그렇다면 '오코노미야키'에...(그 집의 메인요리를 주문해 보는 것은 필수니까),
지친 몸을 위해 '호르몬' 한 접시...(건강은 소중한 거니까),
그리고 가격이 만만해 보이는 '소시지 구이' 하나(저렴함도 중요한 거니까)를 주문하기로 마음먹어 봅니다.

그 이상의 주문은 '배'에도 '지갑'에도 불필요한 일...이라고 다짐하면서 말입니다. 




평범했던 고코야넨의 소시지 구이, 본토초, 교토, 일본




역시 평범했던 호르몬 요리, 본토초, 교토, 일본



애초 마음 먹은 대로 주문을 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소시지 구이와 호르몬 요리가 나왔습니다.

예상대로 평범...
맛도 양도 모양도...그리고 가격까지...

하지만 '시장이 곧 반찬' 이라고 '불평없이'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열심히' 먹어 줍니다.

그리고 두개의 접시가 거의 비어 갈때쯤...




고코야넨에서 맛 본 오코노미야키, 본토초, 교토, 일본




고코야넨에서 맛본 오코노미야키, 본토초, 교토, 일본



'우오옷~!'

척 봐도 두툼하고 탄탄한 비주얼...
진득하게 본체를 덮고 있는 소스 위에서는
대량 살포된 '가츠오부시'가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겉모습 만으로는 앞서 나온 평범한 요리들에 받은 '그럭저럭'의 인상을 
'충분히' 만회할 듯한 포스를 지니고 있습니다.

입안 가득 고인 군침을 삼키며...한 입 베어 물어 봅니다.

'흑...맛..맛나다...!!!'

고개를 파묻은 채 먹는 속도에 모터를 달아 허겁지겁...
그리고 주문할 당시 무척이나 '상냥 했던' 종업원 아가씨를 불러 봅니다.

'여기...한개 더 구다사이~!!!' 




고코야넨의 오코노미야키, 본토초, 교토, 일본



앞서 먹어 본 오코노미야키가 '퓨전'스타일이라면,
엉성한 여행자가 마주 한 '두번째의 것'은 '정통'스타일 입니다.

'진짜' 오코노미야키를 잘하는 집인지 알고 싶어 졌습니다.
그러려면 그동안 익숙했던 '맛'을 가진 오코노미야키도 먹어 줘야 합니다.

우선 소스 위에 토핑된 '아오노리(파래김가루)' 의 양은 적당.
'가츠오부시'의 양도 적절...물론 앞서의 것보다 현격하게 양이 줄어들긴 했지만...

'백견이 불여일식(百見而不如一食)'
다시 한번 접시로 손을 가져 가 봅니다.

'......'

입 안 가득히 채워진 두툼한 오코노미야키의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한 맛에 
한동안 할말을 잃어 봅니다...
   
'흑...이번에도 역시 맛...맛나다...'




몬자야키, 본토초, 교토, 일본



애초에 '세가지'의 요리만을 주문하고자 했던 처음의 마음가짐은
이미 '임계치'를 넘어 서 버렸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선물에 기쁨이 두배가 되듯이,
언제나 예상치 못한 '맛집' 앞에서는 지출이 두배가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제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만한 가격이면 '충분히' 견딜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추가로 주문해 본 요리는 도쿄판 오코노미야키라는 '몬자야키'

평소 어지간하면 '간사이 지방'에서는 주문하지 않는 요리지만
훌륭한 오코노미야키의 맛을 연출해 낸 '고코야넨'을 믿어 보고 싶어졌습니다.   




몬자야키의 요리과정, 본토초의 고코야넨, 교토, 일본
 
   


몬자야키의 요리과정, 본토초의 고코야넨, 교토, 일본




완성된 몬자야키, 본토초, 교토, 일본



주방에서 미리 만들어져 나온 오코노미야키와는 달리,
몬자야키는 아까의 '상냥했던' 종업원을 통해 눈 앞에서 '직접' 만들어 집니다.

능숙하고 현란한 손놀림에 정신을 뺏긴 채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던 사이,
어느덧 완성된 몬자야키~!

쫀득한 찰기를 가진 몬자야키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내리는 것을 음미하며
'오코노미야키'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맛'을 가진 몬자야키임을 느껴 봅니다.

그리고 인정해 줍니다.

'끄덕끄덕...진정한 본토초 맛집이로군~!'




본토초의 골목 풍경, 교토, 일본




본토초의 골목 풍경, 교토, 일본




든든해진 배를 소화도 식힐 겸,
다시 한번 본토초의 밤거리로 나섰습니다.

예상 외로 '식사시간'이 길어진 탓에 북적거리던 거리는 이미 한산한 분위기.

그렇지만 포만감 덕분에
사람들이 빠져나간 본토초가
아까보다 더욱 '꽉 찬'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동(動)'보다는 '정(靜)'이 지배적 이미지인 이 골목에 '정(情)'이 들어 버렸습니다.
 
그것은 '의외의 맛'을 저렴하게 선사해 준,
전통으로 무장한 명품 골목 앞에서 갖게 되는 너무도 당연한 모습일 테지만 말입니다.   

안다의 별볼일 있는 여행이야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본토초의 고코야넨의 주방모습, 교토, 일본




본토초에서 맛 본 오코노미야키, 교토, 일본




본토초의 골목 풍경, 교토,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