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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크기만한 도슨시티공항에 놀라다.

"정말 공항이 이렇게 작아도 되는거야?"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작다. 백번 양보해도 이건 너무 작다.
우리로 치면 '조금 넓게 지은 편의점'...딱 그만한 크기~!

시설은 어떠한가?
식당은 커녕 공항에 매점 하나 없다.

하긴 이제껏 공항이라면 '의례히' 기본이라고 생각해 왔던
'짐 부치고 찾는 컨베이어 벨트' 하나 없으니...

"정말...공항이 이래도 되는거야~!"


 

도슨시티공항의 전경, 도슨시티, 유콘 준주, 캐나다




공항임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목조 네임판, 도슨시티공항, 도슨시티, 유콘 준주



화이트홀스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 20분 거리에 위치한 도슨시티는
인구 1,800명 남짓한(그것도 관광성수기인 여름, 초가을에만) 매우 작은 규모의 소도시이다.
 하지만 그 안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골드러쉬(Gold Rush)'의 흔적들과
'툰드라의 보석'같은 자연공원인 '톰스톤 파크'등을 소유하고 있는 유콘 준주의 관광메카이다.
 
때문에 도슨시티는 '시즌'이 되면 적지 않은 여행자들이 방문하고,
그 중 상당수는 엉성한 여행자처럼 '항공편'을 이용하곤 하는데...

비행기를 타고 화이트홀스공항을 출발해 도슨시티공항에 도착한 후 적잖게 당황했었다.
 '휑~'한 초원 사이로 나 있는 아스팔트 활주로 하나~! 
몇 발자국 걷지 않아 사무실 같은 건물의 문을 열고 나오니 '좁은 공간에는'사람들로 북적북적.
사무실 혹은 마치 면회소와 같던 분위기의 그곳은 공항의 '대합실'이었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픽업'되어 다음 일정을 진행해야 했던 '상황'탓에
'이 작은 공항에 대한 첫인상'은 '당황스러움'으로 서둘러 매조지하고 떠나야 했었다.

그리고......




도슨시티공항의 대합실이자 내부공간, 도슨시티, 유콘 준주, 캐나다





마치 작은 사무실을 연상케 하는 도슨시티공항의 내부, 도슨시티, 유콘 준주, 캐나다



도슨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 화이트홀스로 출발하기 위해 다시 찾은 도슨시티공항은...
처음 도착 당시보다 더욱 '작은 규모'로 다가 왔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도착한 탓에 천천히, 그리고 꼼꼼히 둘러 보니 '그렇다'는 얘기다.

얼핏 안내데스크 처럼 보이는 체크인 카운터 하나. 직원도 한명.
카운터 옆에 놓인 '저울'로 여행 캐리어의 무게를 잰 후 '창가 쪽 좌석(Windoe Seat)' 을 배정받았다.

남은 과제는 출발할 때까지 얼마만큼 잘 버티느냐...

와이파이는 물론 '사무실'같은 공항 내부에는 시간을 때우는 데 있어 도움을 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이기 때문...

이미 부쳐 버린 짐 속에 함께 있는 책의 존재를 그리워하며 '엉거주춤'한 자세로 벽에 기대 서 있다가 내린 결론은
'밖으로 나가자~!'





도슨시티공항 앞의 '매우' 한적한 풍경, 도슨시티, 유콘 준주, 캐나다




도슨시티공항 밖의 공간에서 그림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도슨시티, 유콘 준주, 캐나다  



물론 밖으로 나와도 한적한 풍경에 어찌할 바를 모르기는 마찬가지.

'갑자기' 주어진 이 헛헛한 여유로움을 어쩌지 못해 '우물쭈물' 하는 일단의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 모두 엉성한 여행자처럼 이곳이 '초행'인 여행자들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황당하리만치 '아무것'도 없는 이 도슨시티공항을 대비해 
'시간을 때우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이미 해 놓았을 터...

공항과 도로 사이를 구분 짓는 단지 '완만한 경사'에 물끄러미 시선을 던져 본다.
'방어벽도 없고, 구분선도 없고... 정말 심플함의 최고봉이자 안팎 모두 생략과 절제미의 극치...'
머 이런 시니컬한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되는 것은 '배가 고프기 때문'일 것이다.

'어휴...공항 앞에 노점이라도 있다면 좋았을 것을~!!!'





도슨시티공항에 주차해 놓은 차의 번호 판, 도슨시티, 유콘 준주, 캐나다




도슨시티공항에 세워 놓은 차의 번호판을 사진으로 담다, 도슨시티, 유콘 준주, 캐나다



계속 멀뚱히 있는 것도 그렇고 해서 몸을 움직여 보기로 한다.

'한걸음...두걸음...'

공항 앞에 주차 해 둔 차의 번호판이 눈에 들어온다.

"클론다이크(Klondike), 유콘(Yukon)"

그렇다. 기념으로 자동차 번호판을 사진으로 몇 장 남겨두자. 
캐나다인들도 '쉽게'오지 못한다는 유콘 땅에 등록된 차량 번호판을...

'언제 또 접할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카메라의 초점은 이미 자동차의 뒷 꼬리에~!


"이봐요 그 차는 내 차인데...내 차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거요?"
뒤에서 들리는 한 남자의 다급한 소리에 '화들짝' 놀라 카메라를 거두고 대답해 준다.

"아니요...전 단지...그저...도슨여행의 기념으로 번호판 사진을 찍었을 뿐입니다.
불쾌하셨다면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아...그런거였군요...그런 이유라면 얼마든지...
낯선 이가 차의 번호판을 찍고 있기에 뭔가 문제가 있나 해서 달려 와 봤을 뿐이요...껄껄"

머리를 긁적이며 남자도 웃고...엉성한 여행자도 웃고...



 
(위의 손가락을 꾸욱~눌러 주세요~감사합니다~^^)




도슨시티공항 내부, 도슨시티, 유콘 준주, 캐나다





사진으로 담은 번호판을 단 차량의 주인이었던 현지인과 그의 아들, 도슨시티공항, 도슨시티, 유콘 준주



다시 사무실같은 공항 내부로 들어와 보니,
처음보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도는 대합실~!

편의점만한 공항에 마침 탑승객도 적다 보니 서로의 얼굴이 익숙해져 버린 탓일테다.

조금 전 잠시 말을 '섞었던' 현지인에게로 다가갔다.
(사진으로 담았던 차량 번호판의 주인 말이다)   
그리고 '정중하게' 목례 한번 해 준 후, 그와 그의 아들을 사진으로 담아 본다.

이번에도 역시 남자는 웃는다...엉성한 여행자 역시 웃었다.

하지만...
아이는 웃지 않고...ㅠ.ㅠ

"곧 비행기 출발합니다...슬슬 준비들 하시죠..."

말없이 체크인 카운터에 서서 컴퓨터만 응시하던 '직원'이 드디어 입을 연다.
그리고 체크인 카운터 옆으로 나 있는 문을 통해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도슨시티공항에서는 비행기에 실리게 될 짐을 이런 식으로 운반했다, 도슨시티, 유콘 준주, 캐나다





비행기에 실리게 될 짐을 운반하는 카트, 도슨시티공항, 유콘 준주, 캐나다
 


"오오~만능 사나이~!!!"

'머리숱 없던' 카운터 직원이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던 이유는
승객들의 짐을 비행기로 운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고 보면 도슨시티공항은 '편의점'과 매우 많이 닮았다"

때로는 직원이 손님을 상대하기 위해 카운터를 지키고,
때로는 짐을 나르기 위해 몸을 움직여야만 한다.

그런데 가만히 보고 있자니...
승객들의 짐을 담고 차 뒤에 매달린 채 끌려 갈 '복고풍' 카트의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다.

'짐들이 안전하게 운반은 되는 걸까?'
어떠한 보호장구나 덮개 없이 끌려갈 '짐'들의 운명을 잠시 걱정해 보았다.

하지만 '만능사나이'를 믿어 보기로 한다. 




양날개에 프로펠러를 갖춘 유콘에어에 탑승하는 승객들, 도슨시티공항, 도슨시티, 유콘 준주



화이트홀스로 날아가는 도중,
'편의점' 만한 크기의 도슨시티공항에 관련된 생각들이 계속 머릿 속을 맴돌았다.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도슨시티공항만의 '특별함'이 강한 인상으로 남았기 때문일테다.

'편의점'만한 크기였든, 편의시설이 '전무'하였든지에는 관계없이,
어쨌든 지금 엉성한 여행자는 제 시간에 맞춰, 안전하게 비행기에 탑승하였고 또 이륙할 수 있었다.
비록 이용에 '심심함'은 느꼈지만 '작다고' 특히 불편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보면 '도슨시티공항'이 공항으로서의 임무는 다한거다.

물론 좀 더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해 준다면야 '금상첨화' 였겠지만
공항의 기본 목적이 '엔터테인먼트의 제공'은 결코 아니기에...

  



도슨시티공항의 외부전경, 도슨시티, 유콘 준주, 캐나다
  


"몇백억, 몇천억을 들여서...세계에서 몇번째의 크기로...몇번째의 높이로..."

관공서나, 그 비스므리한 건물에 관해서라면 어김없이 '위와 같은 구호'들에 절어 있는,
내실과 합리성 보다는 단지 '규모와 크기'에만 집착하는 나라에서 온 '여행자'에게
'작고 투박한' 도슨시티공항의 '첫인상'이 당황스러움이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도슨시티의 규모와 도슨시티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그리고 운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 등을 감안해 본다면
도슨시티공항은 지금의 '크기'가 딱 어울린다고 말할 수 있겠다.

'거품'은 제거하고 현실만을 반영했을 때 딱 적당한...

공항이 들어 선 도시의 능력과 사업성, 또는 이용객 수와 활용정도를 감안하기 보다는
무조건 '초 현대식'으로, '크고 번듯하게' 지어 내고야 마는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보니 더더욱 적당하게 다가 오는 그런 '크기' 말이다.





화이트홀스 공항, 화이트홀스, 유콘 준주, 캐나다





주도인 화이트홀스의 공항 역시 작은 규모이다, 화이트홀스 공항, 유콘 준주, 캐나다



화이트홀스의 공항에 도착하여 '캐리어'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둘러 본 화이트홀스의 공항은

'오오...대단히 크다~!!!'
도슨시티공항에 비교한다면 말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커진 것'이다.

처음 캘거리를 통해 화이트홀스 공항에 도착할 당시의 첫 인상은 
도슨시티공항에서 얻은 '그것'과 다름 아니었다.

"명색이 우리나라보다 큰 '유콘 주'의 '주도'가 가진 공항이 머 이리 작고 허접해..."
 
인천공항에 비교해 보면 화이트홀스공항 이야말로 진정한 '편의점 수준'...
하지만 '도슨시티공항'을 보고 나니 화이트홀스공항이 '엄청난' 크기의 공항으로 다가온다.

그렇다...
크기라는 것은 정말
상대적인 것이다~! 

안다의 별볼일 있는 여행이야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편의점 만한 크기를 자랑하는 도슨시티공항, 도슨시티, 유콘 준주, 캐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