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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가을의 아라시야마(嵐山)를 가다~!

사실 처음에는 썩 달갑지 않았다.
11월 초, 가을 교토에 대한 취재를 제안 받았을 때는 말이다.

마음이 편치 않았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최근에 '집중적으로' 다녀 온 일본이기에,
'일본 여행'에 대한 '어느정도의' 매너리즘은 물론 약간의 식상함마저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방문할 때마다 '어쩌면 이럴까?'싶을 정도로 매번 험악해지는 날씨 앞에,
그간 받아 온 스트레스 역시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름답고 멋진 풍경도 태풍과 장대같은 비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게 된다)

오죽하면 일본어를 아는 지인들이 최근에 붙여준 별명이 '아메 오또코(雨男: 비를 몰고 다니는 남자)'였을까?





소겐치, 덴류지, 아라시야마, 교토





오이가와, 도게쓰교 상류, 아라시야마, 교토



또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가을'역시 '단풍'을 빼 놓고서는 얘기가 되지 않는데,
하필 방문을 계획한 기간이 '교토에 단풍'이 들기 바로 직전 이라는 것이다.

'단풍없는 가을 교토는 '앙꼬없는 찐빵'이자, '벚꽃'없는 '봄날의 일본'이다~!'

여튼 이런저런 이유들로 '갈지 말지'에 관해 고민하기를 며칠(스스로가 선택을 할 수 있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자신에게 '고~!'를 외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여행 일정 중에 포함된 '아라시야마(嵐山)'의 존재감 때문이었다.




도게쓰교, 아라시야마, 교토





치쿠린, 아라시야마, 교토



"역사, 전통...그리고 아라시야마~!"

교토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아라시야마는 
역대 일본의 천황들은 물론 각 급 귀족들에게 많은 사랑과 애정을 받을 만큼
수려한 자연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건축물들과 재미있는 전설들,
그리고 사연있는 이야기들이 어우러진 다양한 문화재들로 인해
많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아라시야마는 '전통'에 관해서라면 교토 중심부에서 만나게 되는 어떤 지역보다도
'더욱' 진한 색으로 무장하고 있다.

'역사'에 관한...으로 유명한 교토에서도 '첫 손가락'으로 꼽아주고 싶을 만큼 말이다.




진리키샤(인력거)를 타고 아라시야마를 여행하고 있는 부부 여행자, 아라시야마, 교토





아라시야마에서는 게이샤 복장을 하고 진리키샤에 앉아 기념촬영을 하는 여행자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아라시야마, 교토





예전 아라시야마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만나다, 아라시야마, 교토



때문에 아라시야마는 '일본풍'이나 '일본색'에 관한 사진을 얻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멀뚱하니 솟아 있는 높은 마천루들과 '히라가나'가득한 간판들로 뒤덮힌 골목들이 대부분인
도쿄나 오사카 시내에서 얻을 수 있는 사진들과는 '급'이 다른 그런 사진들 말이다.
 
특히, 우리말로 하면 '인력거'라 불리는 '진리키샤'를 모델로 한 사진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아라시야마는 '천국'이다.




아리시야마에서 만난 진리키샤들, 아라시야마, 교토





진리키샤와 여행자들, 아라시야마, 교토



"걷는 것이 최선인 아라시야마 여행~!"

우리들 여행자들이 아라시야마를 '여행'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튼튼한 두다리'만 있으면 된다.
서정적이고 역사적인 볼거리가 부지기수인 아라시야마지만,
주요 스팟들이 걸어서 닿을만큼의 거리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전거를 렌트해서 다니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겠다.
하지만...
아기자기하게 펼쳐져 있는 아라시야마의 매력을 구석구석까지 감상하기에는 
'걷는 것' 만한 방편이 있을 수 없다.

더군다나 '로망'으로까지 표현되는 '작고 좁은 길'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아라시야마라면 더더욱...





아라시야마를 걷고 있는 여행자들, 아라시야마, 교토





아라시야마에서 만난 어느 골목, 아라시야마, 교토



특정 스팟을 염두에 두지 않고 '그저' 걷기만 해도 '좋은' 아라시야마 이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다홍치마~!'

아라시야마를 걸으며 놓치지 말고 '둘러봐야 할 곳'을 꼽자면 
가장 먼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덴류지(天龍寺)'를 들 수 있겠다.




덴류지, 아라시야마, 교토





덴류지의 호조정원, 아라시야마, 교토




벚꽃이 만발하는 '봄'에 가면 더욱 멋지다고 하지만,
가을의 덴류지 역시 '문화의 힘'이 느껴지기는 마찬가지~!

넓은 경내를 천천히 걸으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덴류지의 저력을 확인 했다면,
그 다음은 키다리 '대나무' 천지인 '치쿠린(竹林)'으로 가 볼 일이다.





전통의상을 입고 치쿠린을 걷고 있는 연인들, 아라시야마, 교토





대나무 그리고 아라시야마의 명물인 도롯코열차, 아라시야마, 교토



아라시야마를 방문한 여행자라면 누구나 들려 본다는 명소 '치쿠린'은,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 등장해서 더욱 유명해졌다.

한낮에도 '빛'을 허락치 않을 만큼 빽빽하게 둘러 싸인 대나무들의 호위를 받으며
단정하지만 구불구불 이어진 푹신한 길을 약 200m 정도 걷다보면
아라시야마의 매력이 두배가 되어 다가 온다.





노노미야 진자에서 소원을 빌고 있는 여성들, 아라시야마, 교토





좋은 인연을 기원~!, 노노미야진자, 아라시야마, 교토





노노미야 진자에서 소원을 빌고 있는 연인, 아라시야마, 교토



'노노미야진자(野宮神社)' 역시 아라시야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방문거리'이다.

아담사이즈의 경내지만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소설인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에 등장할만큼
만만치 않은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남녀간의 인연을 맺어주고,안전한 출산에 도움을 주는 '신'이 거주하는 곳이라 하여 
'시즌'에는 소원을 빌러오는 젊은 여성들로 인해 발디딜 틈이 없다.




아라시야마의 풍경, 교토





아라시야마의 거리 풍경, 교토





아라시야마의 풍경, 교토



"단풍은 아직, 하지만 명불허전, 아라시야마~!"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엉성한 여행자가 들러본 11월 초의 아라시야마는 단풍이 '아직'이었다.
그렇다고 가을이 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가을이었지만 '가을'의 제 모습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얘기...
  
하지만 '단풍'이 '아직'이었어도,
사람으로 북적거려 정신이 없었어도,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쨍'한 하늘은 아니었음에도
아라시야마는 예의 그 매력적인 모습을 엉성한 여행자에게 선물해 주었다.




살짝 물든 단풍을 사진으로 담고 있는 여행자, 아라시야마, 교토





아라시야마 역에서는 족욕을 할 수 있다, 아라시야마, 교토





명품전차인 아라시야마 란덴과 가마쿠라 에노덴의 만남(두 열차는 자매결연을 맺었다), 아라시야마, 교토
 


숙소가 있는 교토행 열차를 타기에 앞서
지친 발을 풀기 위해 역에 마련된 '족욕'시설에 발을 담가 보았다.

'찌릿찌릿...찌릿찌릿...'

발 저 끝에서 이 끝으로 전해져 오는 뜨근함은 언제나 '과하지 않기에'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이 편안해지니 저절로 눈이 감겼다.
눈을 감은 채로 잠시 생각에도 잠겨 보았다.

'단풍으로 물들었다면 물론 금상첨화였을테다.
하지만...
지금의 이 과하지 않은 물의 온도가 만족스러운 것처럼,
 오늘의 아라시야마 역시 '이 정도 만으로도' 충분히 명불허전의 모습~!

'자연과 역사', '풍경과 전통'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아라시야마에 단풍까지 덧칠해 진다면...

오오...그것은 분명 여행자의 집중력을 '너무 심하게' 분산시키는,
'매우 치명적인' 매력의 발산일테니 말이다...'

 안다의 교토 여행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열차와 진리키샤, 아라시야마, 교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