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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들의 무차별 습격을 경험한 무라카미의 킷가와.
니가타현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무라카미시(村上)시는 홋카이도와 함께 연어가 회귀하는 고장으로 유명하다.
매년 10월이 되면 '대를 잇기 위해' 수많은 연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무라카미의 미오모테강으로 올라오는데,
그에 발맞춰 이 시기에는 연어를 잡기 위한 움직임으로 무라카미의 주민들이 너나 할것 없이 분주해진다.
또한 무라카미는 이와 같이 잡힌 연어들을 가공하고 보관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꽤나 유명하다.
배를 가르고 소금을 친 수많은 연어들을 집집마다 처마 줄줄이 매달아 놓고 있는데,
'시오비키'라고 불리는 이러한 전통 염장방식이 연출해 내는 풍경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와 같은 '방식'안에는 연어를 대하는 무라카미 주민들의 행동적인 자세뿐 만이 아니라
그들의 '연어에 대한 철학과 정신'까지 오롯이 담겨져 있다.
각별한 '연어사랑'에서 비롯된 숭고한 정신에 머리가 절로 끄덕여지는...
킷가와,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그 중에서도 '킷가와'라고 불리는 유명 연어가게에서 만난 '연어명장의 연어에 대한 철학과 자부심'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시오비키'방식으로 보관되고 있는 '엄청난 수'의 연어들에 엉성한 여행자는 잠시 넋을 놓을 수 밖에 없었는데...
오늘은 이 킷가와에서 만난 연어들과 연어명장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을 통해 우리에게는 생소한 연어 가공과 보관방식은 물론, 연어에 대한 그들의 철학과 삶의 자세 역시 만나보도록 하자.
서두가 길었다...여행기 바로 출발~!!!
킷가와의 입구,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킷가와로 향하는 여행자들,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무라카미는 일본 시골 소도시의 전형이다.
사내 한바퀴 돌라치면 조금 전에 만났던 사람을 두번,세번 거듭 거듭 만나게 된다.
물론 좁은 시내 반경에 들릴 만한 곳 역시 '뻔' 하기에 그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리고 매우 조용하다.
분명 집들이 있고, 간간히 자동차도 다니고 자전거를 탄 사람들도 지나 다니는데 소리가 없다.
단, 한곳만 예외로 한다면 말이다...
예외가 되는 그 한곳은 '킷가와'라는 이름을 가진 상점이다.
연어로 유명한 도시 무라카미에서도 '연어'에 관해서는 '최고'로 치는 연어 전문가게이다.
여행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열 맞춘 드나듦도 쉴 새 없고,
사진 찍고 찍히는 소리, 분주한 발걸음으로 인해 신발따위가 보도에 부딪히는 소리, '찾았다', '바로 여기다'등의 환호와 탄성 등이 뒤섞여 묘한 웅성거림을 만들고 있었다.
'웅성웅성...웅성웅성..'
그렇다...무라카미 시내에서 가장 북적거리는 곳, 이곳이 바로 킷가와이다.
킷가와 부근 거리,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킷가와,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킷기와,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킷가와도 그렇지만 이웃하고 있는 상점들도 교토나 나라등에서나 볼 법한 아주 '옛날' 건물이다.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는 상점에서는 어떤 아이템을 팔아야 그 분위기가 더욱 살아날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한편으로는 내부에서 '연어'를 팔고 있는 모습도 잠시 상상해 본다.
'절레절레...도리도리...'
어울리지 않는다. 아니 연상조차도 되지 않는다.
이런 고풍스러운 건물에서 연어를 판매하고 있다니...
그것은 고풍스러운 가옥과 너무도 동떨어진 '새하얗고 새빨간'일장기를 볼 때의 어긋나 보이는 느낌과 다를 바가 없다.
킷가와에서 말리고 있는 연어들,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킷가와에서 말리고 있는 무수한 연어들,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허거걱...뭐야 이건"
실내에 발을 들여 놓자 마자,
코를 찌르는 비릿한 생선 냄새와 함께 처마에 걸려 있는 '연어무리'들이 무자비한 모습으로 시야를 '단번에' 사로 잡는다.
당황스럽다.
'마치 연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습격을 당하는 것 같다...'
기습적인 연어들의 등장에 놀라 잠시 넋 놓았던 정신을 서둘러 수습하고 유심히 바라 보니...
이 곳 연어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정말 예사롭지 않다~!!!"
무섭게 생긴 무라카미의 연어들, 킷가와, 무라카미, 니가타 현
"첫째, 너무 무섭게 생겼다~!!!"
그렇다. 모든 연어들이 공포영화에 나오는 괴수들이나 가지고 있을 법한 '무시무시한'용모를 지니고 있다.
아래턱은 삐죽하고 생긴 것도 우락부락...
"뭐야...저게 무슨 연어야...괴물이지~!"
킷가와의 주인인 연어명장 킷가와 뎃쇼씨,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놀라셨소?...애들이 범상치 않게 생기긴 했지요...껄껄껄"
처마에 걸려 있는 연어들에 눈을 마주치며 인상을 잔뜩 찌뿌리고 있는 엉성한 여행자에게 부드러운 인상의 '노인' 한 분이 말을 걸어 온다.
"킷가와 뎃쇼 라고 합니다"
킷가와 뎃쇼...
'킷가와'라는 이 가게의 주인이자, 연어명장으로 '매우' 유명한 그다.
인자하고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인상이다. 그러고 보면 분위기 역시 '명품'인 그다,
"무라카미에서 잡히는 연어들은 암컷 한마리에 수컷 열마리가 호위하면서 홋카이도 해협을 거쳐 이곳까지 오게 됩니다.
그동안 서로가 경쟁을 합니다.
최후에 수컷 한마리가 남을 때까지...
물론 그 최후의 승자는 암컷과 수정에 성공하게 되지요. 10대 1의 경쟁률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치열한 경쟁률을 이겨 내면서 이곳까지 와야 하기에 무라카미 산 연어들은 매우 남성적인 얼굴을 하고 있지요.
왜 우리들 사람도 그렇지 않습니까?...험난하고 가혹한 조건을 견디고 살아가다 보면 인상이 점점 강인하게 변하곤 하지요"
강인한 인상의 무라카미 산 연어, 킷가와, 니가타 현, 일본
"하지만 홋카이도 산 연어는 이런 얼굴을 하고 있지 않소.
보다 부드러운 표정과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경쟁이 없으니 말이지요,
굳이 표현하자면 무라카미 산 연어는 남성적, 홋카이도 산은 중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소...껄껄"
무라카미 산 연어들이 이렇게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있게 된 사연을 들으니,
녀석들의 얼굴을 접한 후, '괴물, 괴수'등의 단어를 떠올린 것이 미안해 진다.
'그런 사연 탓에 얼굴이 변한 게로구만...연어 친구들~!'
그리고 어릴 적 책에서 읽었던 구절 하나를 잠시 떠올려 본다.
'얼굴은 그 사람의 성격과 살아온 삶의 과정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자신의 인상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어르신, 궁금한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절개된 연어의 배를 보면 한쪽 부분이 봉합되어져 있습니다.
그것은 무슨 까닭에서 인지요?"
킷가와에서 말려지는 연어들을 본 후,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던 두번째는 바로 '갈라져 있는 배의 일부분이 마치 실로 꼬맨듯,
봉합 되어져 있다'는 점이다...
"아...그것은 '토메바라'라고 하는 무라카미 특유의 염장기법이오.
연어를 말리는 동안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장을 꺼내야 하오. 그리고 소금도 가미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배를 갈라야만 하지요.
참고로 한가지 덧붙인다면 '토메바라'라고 하는 이름의 뜻이 무엇인 줄 아시오?
일본어로 '토메루'는 멈추다를 의미하오
그리고 '하라'는 말은 '할복'을 의미 하지요.
이 두 단어를 합성하면 '토메바라'라는 단어가 만들어 지는데,
비록 연어의 배를 가르긴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배를 가르는 잔인한 문화인 '할복'만은 '안돼'라는 염원이 들어간 말이라오..."
아...그렇군요...끄덕끄덕...
킷가와에 걸려 있는 연어들, 무라카미, 니카타 현, 일본
"지금 걸려 있는 이 녀석들은 10개월 전에 걸어둔 것이라오.
겨울 첫 눈이 올 때 이 녀석들을 먹으면 가장 맛이 있지요. 지금이 10월이니 아마 12월 쯤 되면 최고의 맛을 낼 겁니다.
그렇게 계산하면 자연건조로 평균 1년을 둬야 가장 맛있게 되는 셈입니다.
그 때 다시 오시오. 녀석들에 사케나 미림을 적셔서 먹는 맛은 정말...'잊을 수가 없을 것이오~!!!'껄껄껄"
축제 때 연어요리 배달용으로 사용되는 찬합, 킷가와, 니가타 현, 일본
킷가와,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연어로만 100가지가 넘는 요리를 만드신다고 들었습니다만..."
"껄껄껄...잘 알고 계시군요.
사실 이 맛있는 재료로 100가지 밖에 만들어 낼 수 없는 자신이 부끄럽지요...특히 연어들 앞에서는 더더욱...
그러나 지금까지 13대를 이어 오면서 점차 요리의 종류나 기술을 발전시켜 왔듯이,
앞으로 내 후대들이 그 종류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오.
물론 그러도록 나도 역시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도와 줄 예정이고..."
"13...13대라구요?"
"그렇소, 선조로부터 연어요리기술이 이어져 와 13대 째인 나까지 이르렀소.
그리고 이 가게의 전무로 근무하는 내 아들이 14대 째를 이어 받고 있고,
아들에 이어 손녀 역시 15대 째를 이어 받을 예정이라오. 적어도 앞으로 3대까지는 계속 이어질 테지요"
아...정말 대단한 연어사랑이십니다...
명장이라는 칭호가 괜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군요...
대를 통해 이어지는 가업의 전승...정말 보기 좋습니다.
연어명장인 킷가와 뎃쇼씨, 무라카미, 니가카 현, 일본
"내가 요새 가장 행복해 하는 일이 뭔 줄 아시오?
연어를 다루면서 전혀 지루해 하지 않고 그저 즐기는 손녀의 모습을 보고 있는 일...바로 그것이라오~!!!
킷가와,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그리고 이건 건방진 노인의 주제 넘은 소견 같지만...
인생에서 행복은 멀리 있지 않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이는 일...
그리고 그것을 떳떳하게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마음가짐...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오.
그런 점은 무라카미 연어들을 통해서도 많이 배우지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했으면 얼굴마저 변했겠소...
하지만 그렇게 분투 노력을 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 '후회'하지 않았을 연어들이라오.
그러니 자식들도 그와 같은 과정을 똑같이 반복하는 유전자를 대물림 받은 것이 아니겠소?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는 무라카미 산 연어의 얼굴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그 인상이 비록 무섭게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오...껄껄껄~!!!
안다의 별볼일 있는 여행이야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킷가와에 걸려 있는 연어들, 무라카미, 니가타, 일본
킷가와,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그 중에서도 '킷가와'라고 불리는 유명 연어가게에서 만난 '연어명장의 연어에 대한 철학과 자부심'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시오비키'방식으로 보관되고 있는 '엄청난 수'의 연어들에 엉성한 여행자는 잠시 넋을 놓을 수 밖에 없었는데...
오늘은 이 킷가와에서 만난 연어들과 연어명장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을 통해 우리에게는 생소한 연어 가공과 보관방식은 물론, 연어에 대한 그들의 철학과 삶의 자세 역시 만나보도록 하자.
서두가 길었다...여행기 바로 출발~!!!
무라카미는 일본 시골 소도시의 전형이다.
사내 한바퀴 돌라치면 조금 전에 만났던 사람을 두번,세번 거듭 거듭 만나게 된다.
물론 좁은 시내 반경에 들릴 만한 곳 역시 '뻔' 하기에 그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리고 매우 조용하다.
분명 집들이 있고, 간간히 자동차도 다니고 자전거를 탄 사람들도 지나 다니는데 소리가 없다.
단, 한곳만 예외로 한다면 말이다...
예외가 되는 그 한곳은 '킷가와'라는 이름을 가진 상점이다.
연어로 유명한 도시 무라카미에서도 '연어'에 관해서는 '최고'로 치는 연어 전문가게이다.
여행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열 맞춘 드나듦도 쉴 새 없고,
사진 찍고 찍히는 소리, 분주한 발걸음으로 인해 신발따위가 보도에 부딪히는 소리, '찾았다', '바로 여기다'등의 환호와 탄성 등이 뒤섞여 묘한 웅성거림을 만들고 있었다.
'웅성웅성...웅성웅성..'
그렇다...무라카미 시내에서 가장 북적거리는 곳, 이곳이 바로 킷가와이다.
킷가와도 그렇지만 이웃하고 있는 상점들도 교토나 나라등에서나 볼 법한 아주 '옛날' 건물이다.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는 상점에서는 어떤 아이템을 팔아야 그 분위기가 더욱 살아날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한편으로는 내부에서 '연어'를 팔고 있는 모습도 잠시 상상해 본다.
'절레절레...도리도리...'
어울리지 않는다. 아니 연상조차도 되지 않는다.
이런 고풍스러운 건물에서 연어를 판매하고 있다니...
그것은 고풍스러운 가옥과 너무도 동떨어진 '새하얗고 새빨간'일장기를 볼 때의 어긋나 보이는 느낌과 다를 바가 없다.
"허거걱...뭐야 이건"
실내에 발을 들여 놓자 마자,
코를 찌르는 비릿한 생선 냄새와 함께 처마에 걸려 있는 '연어무리'들이 무자비한 모습으로 시야를 '단번에' 사로 잡는다.
당황스럽다.
'마치 연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습격을 당하는 것 같다...'
기습적인 연어들의 등장에 놀라 잠시 넋 놓았던 정신을 서둘러 수습하고 유심히 바라 보니...
이 곳 연어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정말 예사롭지 않다~!!!"
"첫째, 너무 무섭게 생겼다~!!!"
그렇다. 모든 연어들이 공포영화에 나오는 괴수들이나 가지고 있을 법한 '무시무시한'용모를 지니고 있다.
아래턱은 삐죽하고 생긴 것도 우락부락...
"뭐야...저게 무슨 연어야...괴물이지~!"
"놀라셨소?...애들이 범상치 않게 생기긴 했지요...껄껄껄"
처마에 걸려 있는 연어들에 눈을 마주치며 인상을 잔뜩 찌뿌리고 있는 엉성한 여행자에게 부드러운 인상의 '노인' 한 분이 말을 걸어 온다.
"킷가와 뎃쇼 라고 합니다"
킷가와 뎃쇼...
'킷가와'라는 이 가게의 주인이자, 연어명장으로 '매우' 유명한 그다.
인자하고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인상이다. 그러고 보면 분위기 역시 '명품'인 그다,
"무라카미에서 잡히는 연어들은 암컷 한마리에 수컷 열마리가 호위하면서 홋카이도 해협을 거쳐 이곳까지 오게 됩니다.
그동안 서로가 경쟁을 합니다.
최후에 수컷 한마리가 남을 때까지...
물론 그 최후의 승자는 암컷과 수정에 성공하게 되지요. 10대 1의 경쟁률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치열한 경쟁률을 이겨 내면서 이곳까지 와야 하기에 무라카미 산 연어들은 매우 남성적인 얼굴을 하고 있지요.
왜 우리들 사람도 그렇지 않습니까?...험난하고 가혹한 조건을 견디고 살아가다 보면 인상이 점점 강인하게 변하곤 하지요"
"하지만 홋카이도 산 연어는 이런 얼굴을 하고 있지 않소.
보다 부드러운 표정과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경쟁이 없으니 말이지요,
굳이 표현하자면 무라카미 산 연어는 남성적, 홋카이도 산은 중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소...껄껄"
무라카미 산 연어들이 이렇게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있게 된 사연을 들으니,
녀석들의 얼굴을 접한 후, '괴물, 괴수'등의 단어를 떠올린 것이 미안해 진다.
'그런 사연 탓에 얼굴이 변한 게로구만...연어 친구들~!'
그리고 어릴 적 책에서 읽었던 구절 하나를 잠시 떠올려 본다.
'얼굴은 그 사람의 성격과 살아온 삶의 과정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자신의 인상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어르신, 궁금한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절개된 연어의 배를 보면 한쪽 부분이 봉합되어져 있습니다.
그것은 무슨 까닭에서 인지요?"
킷가와에서 말려지는 연어들을 본 후,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던 두번째는 바로 '갈라져 있는 배의 일부분이 마치 실로 꼬맨듯,
봉합 되어져 있다'는 점이다...
"아...그것은 '토메바라'라고 하는 무라카미 특유의 염장기법이오.
연어를 말리는 동안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장을 꺼내야 하오. 그리고 소금도 가미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배를 갈라야만 하지요.
참고로 한가지 덧붙인다면 '토메바라'라고 하는 이름의 뜻이 무엇인 줄 아시오?
일본어로 '토메루'는 멈추다를 의미하오
그리고 '하라'는 말은 '할복'을 의미 하지요.
이 두 단어를 합성하면 '토메바라'라는 단어가 만들어 지는데,
비록 연어의 배를 가르긴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배를 가르는 잔인한 문화인 '할복'만은 '안돼'라는 염원이 들어간 말이라오..."
아...그렇군요...끄덕끄덕...
"지금 걸려 있는 이 녀석들은 10개월 전에 걸어둔 것이라오.
겨울 첫 눈이 올 때 이 녀석들을 먹으면 가장 맛이 있지요. 지금이 10월이니 아마 12월 쯤 되면 최고의 맛을 낼 겁니다.
그렇게 계산하면 자연건조로 평균 1년을 둬야 가장 맛있게 되는 셈입니다.
그 때 다시 오시오. 녀석들에 사케나 미림을 적셔서 먹는 맛은 정말...'잊을 수가 없을 것이오~!!!'껄껄껄"
"연어로만 100가지가 넘는 요리를 만드신다고 들었습니다만..."
"껄껄껄...잘 알고 계시군요.
사실 이 맛있는 재료로 100가지 밖에 만들어 낼 수 없는 자신이 부끄럽지요...특히 연어들 앞에서는 더더욱...
그러나 지금까지 13대를 이어 오면서 점차 요리의 종류나 기술을 발전시켜 왔듯이,
앞으로 내 후대들이 그 종류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오.
물론 그러도록 나도 역시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도와 줄 예정이고..."
"13...13대라구요?"
"그렇소, 선조로부터 연어요리기술이 이어져 와 13대 째인 나까지 이르렀소.
그리고 이 가게의 전무로 근무하는 내 아들이 14대 째를 이어 받고 있고,
아들에 이어 손녀 역시 15대 째를 이어 받을 예정이라오. 적어도 앞으로 3대까지는 계속 이어질 테지요"
아...정말 대단한 연어사랑이십니다...
명장이라는 칭호가 괜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군요...
대를 통해 이어지는 가업의 전승...정말 보기 좋습니다.
"내가 요새 가장 행복해 하는 일이 뭔 줄 아시오?
연어를 다루면서 전혀 지루해 하지 않고 그저 즐기는 손녀의 모습을 보고 있는 일...바로 그것이라오~!!!
그리고 이건 건방진 노인의 주제 넘은 소견 같지만...
인생에서 행복은 멀리 있지 않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이는 일...
그리고 그것을 떳떳하게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마음가짐...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오.
그런 점은 무라카미 연어들을 통해서도 많이 배우지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했으면 얼굴마저 변했겠소...
하지만 그렇게 분투 노력을 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 '후회'하지 않았을 연어들이라오.
그러니 자식들도 그와 같은 과정을 똑같이 반복하는 유전자를 대물림 받은 것이 아니겠소?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는 무라카미 산 연어의 얼굴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그 인상이 비록 무섭게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오...껄껄껄~!!!
안다의 별볼일 있는 여행이야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