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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요리의 절묘한 맛과 멋에 빠져 본 니가타여행. 

태풍 로키가 일본열도를 강타하여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던 지난 9월 20일부터 5일간,
엉성한 여행자는 일본의 나가노 현과 니가타 현을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혼슈에 위치한 두 현 모두 일본 내에서 '감동적인' 자연 경관을 지닌 곳으로 손꼽히는 지역이기에
출발 전부터 '멋진 풍경사진'을 찍어 오리라는 '분명한 목적에서 비롯된' 기대감과 설레임에 밤잠을 설치기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취재 여행 초반,
짙은 먹장 구름과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에 잠겨 원래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온전히 숨겨버린 풍경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멋진 사진을 담아 보겠노라는 의지는 이미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바람과 비에 쓸려가지 않고 생존해서 움직이고 있음에 하루하루 감사한 날들이었습니다...^^;

'바람은 휘이이잉~!, 장대비 쏴아쏴아~!, 한숨은 휘유우우...!'




비와 구름에 잠긴 일본의 국보 마츠모토성, 마츠모토 시, 나가노현, 일본



그런데......
이번 여행의 메인 포인트였던 '니가타 현'에는 '풍경'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아니, 풍경은 오히려 니가타의 '넘치는 매력'을 거들어 주기만 할 뿐,
현지에서 접하게 된 니가타는 다양한 '흡입요소'들로 여행자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요리~!
 여행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음식에 있어서는 니가타 관광의 캐치프레이즈인
'맛이 꽉 찬 니가타~!'에 적극적인 동의를 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맛이 꽉 찬 니가타~!"




세이후엔 료칸에서 맛 본 사시미, 츠키오카 온천지구,  니가타현, 일본




다카한 료칸에서 맛 본 사시미, 에치고 유자와 온천, 니가타현, 일본



"신선한 해산물로 유명~!"

니가타 현은 해안선이 길고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좋은 어장을 근해에 갖추고 있어,
일년 내내 신선한 해산물을 만끽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또한 신선도가 뛰어나기에 특히 '회'로 맛보는 요리들이 정말 일품인데요,
음식이 제공되는 곳마다 경험해 본 회(사시미)의 매력은 '최고중의 최고'였습니다.





세이후엔에서 맛 본 가이세키, 츠키오카 온천지구, 니가타현, 일본




노토신에서 맛 본 연어 가이세키, 무라카미, 니가타현, 일본



"요리는 입으로만 먹는 게 아니다~!"

'입을 만족시키면 50점, 눈까지 만족시키면 100점짜리 요리' 라는 말이 있습니다. 
니가타에서는 대부분 '가이세키'라고 불리는 연회용 정찬요리들을 먹는 호사를 누려 봤는데요,
장인의 정성이 한땀 한땀(^^;) 들어간 요리들의 맛도 맛이지만,
차라리 '예술품'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요리들의 외양에 배보다 눈이 먼저 '불러 버린' 나날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고급요리에 들어 가는 '가이세키'만이 눈을 만족시켰는가...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환상적인 맛과 마블링을 자랑했던 니가타산 와규와 신선한 채소들, 묘코고원, 니가타현, 일본




니가타 세계 맛집 그랑프리, 츠키오카, 니가타현, 일본



빼어난 맛에 버금 가는 화려한 마블링을 자랑했던 와규나 
어디를 가도 항상 모자람 없이 넉넉하게 담겨 있던 큼직하고 신선한 니가타 산 채소들,
그리고 맛집 경연대회에 출품한 각 지역의 단품음식들까지도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우리 속담을 직접 실현해 보이기라도 하는 듯,
'먹는 맛'을 넘어 '보는 맛'까지 넉넉하게 만족시켜 주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작은 음식 하나까지도 작품으로 인정 받길 바라는 니가타 사람들의 정성과 섬세한 손길 역시 십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들의 요리를 향한 혼과 태도는 '먹어서 탈나지만 않는다면 아무렴 어때'...라고 생각해 왔던 
단순 입맛을 가진 엉성한 여행자에게는 차라리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위의 손가락을 꾸~욱 한번 눌러 주세요~)



일본 최고의 쌀이라는 고시히까리를 그릇에 담아 주는 일본여성, 니가타현, 일본



"내가 쌀이다...고시히까리"

니가타는 일본제일의 곡창지대입니다.
또한 생산되는 '쌀'의 질로서도 일본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니가타에서 '품질좋고 맛 좋은 쌀'이 생산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먼저 니가타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들 수 있겠습니다.

높은 산과 겨울 눈이 많기로 유명한 니가타입니다.
겨울에 내린 눈이 봄이면 녹으면서 생기게 되는 풍부한 양의 맑은 물,
그리고 벼가 영글어 갈 무렵, 산악지대 특유의 일교차가 어울려 맛좋은 쌀을 생산해 내는데 최적의 조건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맛있는 쌀이 저절로 생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안에서 일찍부터 품종개량에 힘쓰고 치열하게 노력해 온 니가타 사람들의 '장인정신'이 없었다면
니가타는 단지 보통의 '쌀'만 많이 생산되는 지역에 머물렀을 것입니다.




고시히카리를 생산하는 계단식 논, 니가타현, 일본



이렇게 해서 니가타의 '맛'을 가지고 태어난 쌀이 '고시히카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맛이 꽉 찬 니가타를 얘기할 때, 
일본 쌀 중에서 최고급 품종으로 인정 받는 '고시히카리'를 빼 놓는다면 그것은 '무효'입니다.

'단맛, 찰기, 향기' 의 3박자를 갖춘 고시히카리입니다.
맛의 평가에 인색하기로 소문난 사람들에게까지도 '명품중의 명품'으로 인정 받는 고시히카리입니다.  
그런 고시히카리에 대한 니가타 주민들의 사랑과 자부심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리고...그들은 자신들의 '자부심'인 고시히카리를 사용해서 또 하나의 자부심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것은 바로...'니가타산(産) 사케'입니다.




고시히카리와 사케통, 무라카미, 니가타현, 일본




"일본 고급주(酒)의 보고, 니가타"

고시히카리를 이용해 만들어 낸 니가타산 '사케'는 고시히카리만큼 맛 좋기로 유명합니다.
또한 고급술로도 그 이름을 널리 떨치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니가타현에는 95개에 달하는 많은 양조장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1개의 현 당 양조장 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불립니다.
또한 특정지역에 양조장이 몰려 있지 않고 현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는 니가타 전역을 통해 술의 제조가 보편화되어 있으며
니가타 사람들에게 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 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고급주의 대명사인 준마이다이긴죠 기미노이, 묘코고원, 니가타, 일본



전체 일본주의 출하량은 효고현, 교토에 이어 3위,
하지만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많은 생산이 불가한' 고급주인 '긴죠슈(醸酒)'의 출하량은 일본 전체에서 1위.

'기후, 쌀, 물, 양조기술' 로 통하는 4대 양조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는 니가타에서 마셔 본 사케...
맛도 훌륭했지만 '향'이 정말 좋았고 뒤끝도 매우 깨끗했던 술로 기억합니다.  
 



니가타 최대의 양조회사인 타이요 주조에서, 무라카미, 니가타현, 일본




"장인정신과 친절함이 인상적이었던 니가타 사람들"




연어를 재료로 100가지 이상의 요리가 가능하다는 연어 명장 킷가와 씨, 무라카미, 니가타 현, 일본



'맛이 꽉 찬 니가타'였다고 해서 '음식'만 '기억'에 남은 것은 아닙니다...

니가타는 미소와 친절함,
그리고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을 지닌 사람들을 '유독' 많이 만났던 참으로 기분 좋은 지역이었습니다.

대를 이어 연어요리를 만들고 관련상품을 제조해 나가는 '킷가와'라는 상점에서 인터뷰 한 '연어 명장' 킷가와 뎃쇼씨로부터 전해 들은 
'연어와 그것에 관한 요리 철학'은 프로의 정신을 넘어 숭고함마저 느끼게 했습니다.

  




하나의 요리를 위해 이런 모습으로 1년동안 말려지는 연어, 킷가와, 무라카미, 니가타 




니가타 세계 맛집 그랑프리에서 만난 쉐프, 츠키오카, 니가타현, 일본




다카한 료칸에서 만난 친절한 직원들, 에치고유자와, 니가타현, 일본




밝은 웃음이 인상적이었던 현지인들, 그리고 호주인 쉐프, 츠키오카, 니가타현, 일본



그리고 거리에서나 온천에서나 행사장에서나...
그 어디에서든 '한류'에 대해 엄지 손가락을 들어 주고, 
(참고로 얼마 전 성황리에 펼쳐졌던 일본 니가타 K-팝 콘서트의 대만원 사례는 현지에서도 엄청난 화제거리였습니다)
먼저 다가와 '한국'을 좋아한다며 말을 건네 주던 니가타 현지인들의 '따뜻한 환대' 역시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가운데 역시 여행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문화와 문화가 만나고,
정과 정이 통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에나타키 폭포, 묘코, 니가타현, 일본




이모리이케호수, 묘코, 니가타현, 일본



"최선은 아니지만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했던 니가타여행"

그리고...
서두에 언급한 대로 일본을 덮친 태풍으로 인해 비록 '만족스러운' 풍경을 담을 수는 없었지만...
그 안에서 좋은 그림을 담고자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했던 이번 니가타여행이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문인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가 
그의 대표작인 '설국(雪國)'의 배경을 왜 니가타로 잡았는지도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눈의 나라'로 부르기에 충분할만큼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니가타입니다.
하지만 니가타가 아니면 그처럼 많은 눈도 '설국'의 배경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니가타는 아름다웠고 또 서정적인 곳'이었습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뿐만 아니라 그 누가 니가타에 머문다고 해도 
자신의 창작욕을 충분히 불태울 수 있을 만큼...말입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거주하면서 설국을 써 내려갔던 방, 다카한 료칸, 에치고유자와, 니가타현



쓰다 보니 프롤로그가 길어졌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이야기가 길어질 자격을 갖춘 니가타입니다.
또한 아무리 꺼내 놓아도 '그 매력의 끝이 다하지 않을 것만 같은' 니가타입니다.

맛이 꽉찬 니가타의 베이스인 신선한 해산물이나 고시히카리, 치사케와 같은 음식 하나만 놓고 봐도 말입니다.




연어 가이세키, 노토신, 무라카미, 니가타



니가타에 대한 이런 저런 속 깊은 이야기들...오늘부터 시작입니다.
내용은 '쉽게 접하기 힘든 정보' '뻔하지 않은 사진'들로 꾸려 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니가타가 가진 매력에 '사심 없이' 빠져 볼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말입니다.  
니가타의 '맛'과 '멋'에 '사정없이' 취해 볼 여유만 가지고 있다면 더더욱 말입니다...

안다의 니가타 여행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야키토리, 츠키오카, 니가타현, 일본




니가타 치사케, 후루사토무라, 니가타시, 일본




세이후엔 료칸, 츠키오카온천, 니가타시, 일본




도키멧세 전망대에서의 석양, 니가타시, 니가타현,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