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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에서 느껴보는 스페인의 향기, 산 페드로 요새(Fort San Pedro)

1565년부터 약 300여년간 스페인의 통치를 받은 세부에는
당시 스페인의 지배를 회상케 하는 '역사유적'과 '문화유산'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긴 당시 '세계'라고 일컫는 범주안에 결코 '존재하지 않았던' 필리핀이라는 나라, 
그 속에 세부라는 이 작은 지역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이
포루투갈 태생의 스페인 탐험가인 마젤란이 1521년 세부에 상륙한 후, 
막탄섬의 추장인 '라푸라푸'와의 전투에서 사망한 것에서 부터 기인하니,
필리핀, 특히 세부의 문화는 더더욱 '스페인'과 불가분의 관계가 되겠습니다.
굳이 300년간의 식민통치를 계산에 넣지 않는다해도 말입니다.

어쨌든 세부를 방문한 여행자라면 '거의 누구나' 예외없이 행하는 세부시티에서의 '유적지 투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부는 크게 세부시티와 막탄섬이라는 두 지역으로 구분됩니다) 
스페인이 남겨 놓거나 혹은 스페인과 관계된 '옛 유산' 둘러보기로 일컬어도 무방할만큼
'스페인의 색채'가 진하게 남아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스페인 향기가 물씬 풍기는 세부의 유적지 중에서,
자유 여행자가 가장 먼저 들리면(또는 첫번째 방문코스로 잡으면)좋은 '산 페드로 요새'를 
사진과 여행기를 통해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새'라지만 그다지 크지 않은 산 페드로입니다.
그러므로 마음과 발걸음은 가볍게,
하지만 '선크림'은 무겁고 두텁게 바르시고 지금부터 함께 출발해 보도록 하지요~!
 
산페드로 요새로 고고~!!!




산 페드로 요새, 세부시티, 필리핀




숙소로 잡은 막탄섬의 '힐튼 세부 리조트(바뀐 이름으로는 뫼벤픽)'에서 택시를 콜~해 도착한 
'포트 산 페드로(Fort San Pedro)'입니다.

 택시비는 필리핀 페소로 250p,
1필리핀 페소가 우리 돈으로 약 25원이니 약 6200원 정도가 나온 것 같습니다.
별다른 흥정없이(세부는 미터택시들의 흥정이나 바가지 요금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편안하게 도착한 탓에 기분좋게 300p를 내고 거스름 돈은 '팁이야'를 외쳐 줍니다.

잘한 일에는 '칭찬'은 기본~!
그리고 기분좋은 서비스에는 '팁'이 기본~!
물론 팁의 정도는 제 각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그렇게 '무탈하게' 도착한 산페드로 요새의 첫 인상은...

'흑회색 돌담~!'
그렇습니다...중앙에 작은 통로를 가진 거뭇거뭇한 석조벽의 모습입니다.




산 페드로 요새, 세부시티, 필리핀





산 페드로 요새, 세부시티, 필리핀





산 페드로 요새, 세부시티, 필리핀



청색과 적색이 반반을 이룬 깃발이 펄럭이는 산페드로 요새의 정면,
그리고 좌, 우측을 차례대로 사진에 담아 봅니다.

'찰칵...찰칵...!!!'

1565년 처음 지어졌을 때는 목책만 세워진, 단지 파수대의 형태만 갖췄던 산페드로 요새입니다. 
두툼한 석벽을 지닌 지금의 모습은 1738년 개축되면서부터 갖게 되었는데요,
이슬람 해적이나 외적의 침입에 대응하기 위한 요새로는 역시 '석조'가 '제 맛' 이라고 판단한 듯 합니다.

'오케이...전진 앞으로~!!!'
세월에 바래진 산페드로 요새의 외벽과 어우러진 야자수의 모습이 너무도 이국적...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이제는 좀 더 가까이에서 요새와 마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산 페드로 요새, 세부시티, 필리핀





산 페드로 요새, 세부시티, 필리핀





산 페드로 요새, 세부시티, 필리핀



산페드로 요새의 외벽에 가까이 '다가 서니',
더더욱 필리핀스럽지 않은 모습의 연속입니다.

스페인 왕가의 문장같이 보이는 외벽부조,
중앙에 놓인 서구인의 얼굴을 한 인형,
그리고 스페니쉬...

이쪽을 유심히 들여다보니 처음 산페드로 요새의 외벽은 흑회색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크림색 비스므리한 석조 부조들을 보니 말입니다.

하긴...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요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산페드로 요새이니
시간의 때와 여러 사건들로 인해 변색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만...

외벽에 손을 '스~윽' 대고 가볍게 인사를 해준 후,
 본격적인 산페드로 요새의 내부탐방에 들어 가 봅니다.





산 페드로 요새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현지인, 세부시티, 필리핀





산페드로 요새의 내부, 세부시티, 필리핀





산페드로 요새의 내부, 세부시티, 필리핀



'터엉~~~휘이잉~'

입장료 30p를 내고 들어 간 산페드로 요새 내부의 첫 인상은...

'아...마치 작은 공원같습니다~
아니, 우리로 치면 조금 신경 쓴 듯한 '동네의 작은 공터' 같습니다...'
요새가 지니고 있을 법한 '긴장감' 같은 것도 전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일단 입구를 지나쳐 들어와서 본 '첫 인상'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바깥에서 보기보다 더욱 '협소해 보이는' 내부의 크기와 모습...

이곳이 요새로 쓰이고 있었을 당시에는 과연 몇명이나 상주해 있었을까?




산페드로 요새의 성벽길, 세부시티, 필리핀





산페드로 요새의 성벽길, 세부시티, 필리핀





산페드로 요새의 성벽길, 세부시티, 필리핀



그러나 삼각형으로 디자인 된 산페드로 요새의 성벽길에 올라 '산책하듯' 걸어보니,
'작지만' 요새로써의 기능에는 충실했던 분위기가 어렵지 않게 다가 옵니다.

사방을 손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툭 터진 시야'를 가진 망루들, 
 그리고 여러 용도로 쓰였을 부속건물...

또한......




산 페드로 요새에서 볼 수 있는 포, 세부시티, 필리핀





산 페드로 요새에서 볼 수 있는 포, 세부시티, 필리핀



"오호라~이...이것은 대포~!!!'
 
그렇습니다.

아직도 요새의 외부를 향하여 머리를 내밀고 있는,
'쏘면' 바로 발사 될 것 같은 묵직한 '대포'들도 산페드로 요새의 내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하긴 요새를 평가하는 데 있어 '요새의 크기가 얼마나 큰 가'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기능에 얼마나 충실한가가 필수적인 요소일 뿐...

여행자들에게 있어서는 더더욱 크기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꽃과 나무로 단장한 이 정도 길이의 단정한 산책로를 제공해 준다면 그것으로 '족할 뿐~!!!'




산 페드로 요새, 세부시티, 필리핀





산 페드로 요새, 세부시티, 필리핀



필리핀의 근대사를 장식하고 있는 '아픈 식민지 역사'의 각 페이지마다 
이 산페드로 요새는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스페인 통치시절에는 '요새'의 용도로,
미국 식민지 시절에는 군막사로,
일본 식민지 시절에는 '포로 수용소'로 사용된 
'파란만장'한 세부 역사의 산 증인이 
바로 이 산 페드로 요새입니다.

그러고 보면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도 '다치지 않고' 이렇게 온전히 남아 준 것이 말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요새의 성벽길 위에 가만히 선 채로 
옛 스페인의 향기까지 분명히 느낄 수 있게 된 것이 말입니다. 




산 페드로 요새에서, 세부시티, 필리핀





산 페드로 요새에서, 세부시티, 필리핀




분명 산 페드로 요새는 이름부터 겉보기까지
우리가 연상하는 일반적인 필리핀의 모습(굳이 말해 동남아스러운)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산페드로 요새가 지니고 있는 역사적인 사연이나,
그것이 지나온 길,
그리고 필리핀에서 가장 먼저 서구에 개방된 세부임을 감안해 보면...

'역설적으로 가장 세부스러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요새 곳곳에 아직까지도 스며 있는 '스페인의 향기'까지도
'세부 화'시키면서 말입니다...

안다의 세부여행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산 페드로 요새에서, 세부시티, 필리핀





산페드로 요새의 성벽길, 세부시티, 필리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