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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오피아 (Ethiopia).
에티오피아라고도 부르고 맨발로 세계를 재패한 마라토너 '아베베' 의 조국.

6,25때 우리나라에 3,500명 이상을 파병한 혈맹의 국가.
1년이 13개월이며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세번째로 많은 나라.


아라비카 커피의 원산지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카체프, 하라등의 모카커피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아프리카 최대의 커피산지.




House, Ethiopia



그리고 우리의 일반적인 시각에서 보면 가난한 나라...






Addis Ababa, Ethiopia



이디오피아는 총 3번을 다녀왔지만 모두가 관광이나 단순한 여행의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투어스팟을 설명하는 포스팅도 아니구요, 그렇다고 사진이 많은 여행기도 아니네요~

하지만 제가 했던 어떠한 여행들보다,
기억에 남는 잔잔한 감동은 더 컸던 듯 합니다.

남들 잘 가지 않는 아프리카의 땅이었기 때문이어서가 아니구요,
우리와 너무도 다른 '절대적인' 이질적 풍경과 문화 때문만은 더더욱 아닙니다.







Landscape, Ethiopia








아마 삶이 풍요로워지면 질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각박해져가는
우리의 모습에서 이제는 찾기 힘든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모습들을 보고왔기 때문일 듯 합니다.







이디오피아 사람들은 '사진 찍히는 것'에 대해서 엄청나게 '관용적'입니다.
아니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애나 어른할 것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메라를 보면 다가옵니다.
그리고 찍히길 원합니다...

아디스아바바에서 제가 타고 있던 차량의 연료를 주입하고 있을때인데요,
보시다시피 왼편의 점원 '손으로 자신을 가리킵니다'
"You You You... 나...찍어줘..오케이?"




 



저의 동의와는 상관 없이 벌써 이런 포즈를 취하고 맙니다.
.
.
.
셔터소리를 확인 한 후 만족한듯 뒤돌아서며 제 동료들과 깔깔깔 웃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들은 찍힌 사진 확인 할 필요도 없고 사진을 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단지 자신이 '사진을 찍혔다' 자체에 만족하는가 봅니다. 



 






 




사진을 찍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손가락으로 V(브이)를 그립니다.
이디오피아인들은 어디서나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우는데요,



 




그래서 이렇게 한국식으로 V를 가르쳤습니다.

말도 잘듣는 이디오피아 아이들입니다~^.^



 




빨간옷 입은 아이를 촬영하던 찰나 길가던 녀석이 익살스럽게 슬며시 고개를 내밉니다.

"저도 찍어 달라구요~"

이사람들 '찍히는 것'에 있어서는 정말 적극적입니다~^.^

최근 여행사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도'가
인물사진의
'성지'수준으로 추앙받는가 보던데요,

이디오피아...
인도이상입니다.

단, 여행의 어려움도 인도 이상입니다...;;





 





 





 





이디오피아의 고속도로는
차에게도, 당나귀가 끄는 수레에게도, 또 양치는 목동에게도 누구에게나 공평한 길입니다.

도로상태가 안좋아서 속도를 많이 낼수도 없지만
언제 돌발적으로 나타날지 모를 동물이나 '당나귀수레'를 피하기 위해서도
과속은 금물입니다.


 





 





 











이디오피아를 다녀온 후 부쩍 애정과 관심을 가지게 된 동물이 바로 '당나귀'입니다.
어렸을 적 외국 동화나 만화를 보면 말만큼 많이 등장하던 당나귀...

이디오피아에서 실제로 처음 본 당나귀는
사연이 있는 우수에 가득찬 눈빛을 가진,
제 덩치보다 훨씬 크고 많은 짐을 척척 운반해내는 만능 해결사의 모습이었습니다.



 





 





 




별다른 휴게소가 별로 없는 고속도로에서는
우리나라 국도에서와 같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들을 늘어놓고
 파는 현지인들이 있는데요.

과일 몇번 사서 실패를 한 터라 고민 좀 했지만,
고속도로변에서 산 사진의 감자는 참 맛있더군요.


 




사실 감자는 아주머니와 딸.
이렇게 여자 둘이서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어디서 하나둘씩 '브라더'들이 나타나더니

맞은편에 세워둔 차까지 감자자루를 배달해줍니다.

아줌마 아들이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저으며 그냥 동네 애들...

그러면 원래 판매는 아줌마가 하고 배달은 저 '브라더'들이 해주는가 했더니,
아줌마 왈 "글쎄 별일이네...안하던 짓들을 하고..."

'브라더' 들이 갑자기 나타난 이유...
역시 '사진 찍히기 위해서' 인듯합니다.


 





 




이디오피아에서 제 이름은 어딜가나 '유유유유~'였습니다.
말 짧게 하는 아이들한테는 '유유' 였구요.

외국인들은 누구나 '유유유유'로 통합니다.
어느나라에서 왔건 어떻게 생겼건 나이가 얼마건은 상관없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그냥 '유유(you you)'가 됩니다.

그냥 이유없이 부릅니다.
'유유~'
그러다가 슬쩍 눈이라도 한번 마주치면 좋아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스타도 이런 스타가 없습니다.
장동건, 비가 부럽지 않습니다~


 




이디오피아에서 만난 사람들.


'나를 유유유유~로 불러주던 사람들,
나를 장동건으로 만들어주고
(한 시골마을에서는 제 주위를 수백명이 둘러싸기도 했었다지요...)
또 세계 제일의 포토그래퍼로 만들어준 사람들...'

신문이나 뉴스에 온갖 더러운 인간군상들이 만들어내는
가슴 먹먹하고 섬뜩한 기사들을 접할때마다

저는 이디오피아의 그들을 생각합니다.

가난하지만 순수해서 희망이 있는 그들...








어느 여가수가 어느 배우가 이디오피아에 가서
아이들을 붙잡고 우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이디오피아에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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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연예인들이 그들을 붙잡고 흘린 눈물이
단지 우리식의 가난함만에 촛점을 맞춘 동정이나 연민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좀 더 풍요하면서도 여유롭지 못한
많이 배웠으면서도 현명하지 못한,

그들과 비교할때 정신적으로 훨씬 불쌍하고 가난한
우리들에 대한 통한과 반성의 의미도 포함되었기를...희망해 봅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Blogger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