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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여행을 하면서 여러가지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단조로운 일상에서의 해방으로부터 오는 깊은 만족감과 자유로움,
아름다운 풍경을 접하면서 깨닫게 되는 대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
오랜 시간을 버티고 서온 유적이나 문화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그러한 즐거움을 경험하면서 비로소 '멀리 있지 않다'고 느끼게 되는 삶과 인생의 행복감...
그러나 여행이 항상 즐거운 경험만을 보장해 주진 않습니다.
특히, 애써 시간을 할애하여 준비하고 기대를 가지고 간 여행에서 실망한 경험은,
여행을 다녀본 누구나가 '가지고 있을 법한' 일입니다.
여행은 '실제이상의 기대치와 환상을 갖게한다'는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여행에서 느끼는 실망감'은 보편적인 '기분 나쁨' 이상의 감정으로 다가오게 마련입니다.
또한 그 찝찝함이 생각보다 오랜시간 '머릿속'을 부정적인 감정으로 지배하기도 하구요...
그러나 언젠가부터 여행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생각은 '완전히 실망스러운 여행'은 없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많은 여행지들을 다니면서 '이유없이 높게 가진' 기대치에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투덜댔던' 엉성한 여행자가 생각을 '고쳐 먹게' 된 계기인 '어떤 여행'을 떠올려 봅니다.
장소는 두얼굴을 가진 서해안...
여행기 바로 출발합니다~~~!
소달구지를 끌고 바지락을 채취하는 모습으로 유명한 '웅도'에 왔습니다.
밀물때는 육지와 '단절된' 섬의 모습이지만,
썰물때면 드러난 갯벌에서 작업하는 '마을 어르신'들과 '소달구지'를 촬영하고 싶은 마음에
물 빠진 때를 맞춰서 어렵게 방문을 하였습니다만...
'에레레...뭐야, 이거...'
그러나 소달구지는 커녕, 갈매기 한마리 없는 심심한 풍경에 적이 당황스럽습니다.
마침 흐린듯 만듯한 날씨까지 보태져서 쓸쓸한 느낌까지 듭니다.
'우이씨...투덜투덜...투덜투덜...'
동해안 같으면 힘있는 파도라도 볼 수 있을 것이고,
남해안이라면 바다색깔이라도 예쁠텐데...
흐린날의 무채색 갯벌과 물없는 썰렁한 '섬같지 않은 섬'의 모습에 잠시 할말을 잊습니다.
차로 돌아와 '오다가 뽑은' 식어버린 자판기 커피를 한모금 들이켭니다...
그리고 실망한 마음을 추스리기 바쁩니다...
'뭐야...소달구지는 모두 어디로 갔단 말이냐...이럴줄 알았으면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을...투덜투덜'
그러고보면 이런 경험이 처음이 아닙니다.
날씨가 흐린날의 물빠진 서해안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맹~'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맹~'하다는 것은......
'심심하지 않으려고', '억울한 마음'을 만회해 보려고,
어떻게든 이리저리 '사사삭~'뛰어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 봤더랍니다.
그러나 결과물은 역시......
'썰렁한 날씨와 허전한 풍경'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듯한 '우울한' 모습입니다.
차라리 날씨가 좋거나 물이라도 차 있으면 '조금은 덜 심심한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과 불평을 동시에 해 봅니다.
물빠진 잿빛의 힘없는 갯벌을 다시 한번 바라봅니다.
그리고 커피를 다시 한모금...
'집에서 출발할때는 이런 기분이 아니었는데...'
잠시 눈을 감고 집으로부터 출발할 때의 '기대감으로 가득찼던 즐거운 마음'을 떠올려 봅니다.
'인간은 마음이 유쾌하면 종일 걸어도 피곤하지 않지만,
마음에 걱정이 있으면 10리를 걸어도 쉽게 피곤해진다'
...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은 여행에도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여행을 오기 전 가졌던 즐거움이나 기대감만으로 여행은 충분히 제 할일을 다한 것 아닐까...
'실망스러운 여행'이라는 생각에 여행이 더욱 재미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사실, 여행이, 또는 여행지가 기대했던 모든 모습을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예기치 않은 변수로 황당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멋진 풍경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들이 여행의 전부는 아닐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눈앞에 보이는 풍경에 섭섭함이 들더라도,
'이미 어딘가로 떠나왔다는 것에 대한 사실과 그 상황을 즐겨야만 하는 것은 불변'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불만을 가져봐야 나만 손해'...라는 결론을 내리고 나니,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그리고 눈앞으로 커다란 해와 붉게 저물어가는 갯벌을 그려봅니다.
'마음 한번 달리 먹었을뿐인데...'
갑자기 투덜거림의 이유였던 이곳의 심심함이 긍정적으로 다가옵니다.
'여유있어 보이고 서정적으로 보여서 좋구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는 여행지는 '실망감'으로 가득한 시야로 바라볼때와 사뭇 달라짐을 느낍니다.
실망하고 짜증스러운 모습에 반드시 따라오는 '좁은시야'만을 가질뻔 했습니다.
'머 좀 심심하면 어때, 기대에 좀 못 미치치면 어떠냐구...
어쨌든 나는 '지금'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있는 거라구...흐흐'
정돈된 마음을 가지고 마지막 커피의 한모금을 마신 후 여행자는 발길을 돌립니다.
'그런데...너무 식은 커피는 정말 용서가 안되는군...'
하는 여전한 투덜거림은 완전히 고치지 못한 채 말입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Blogger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