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오피아 여행기 #2 - 이디오피아를 아직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들
이디오피아를 다녀온 것이 총 3번.
마지막으로 이디오피아를 다녀온 것이 2007년 이니까 3년여의 시간이 흘러가 버렸습니다.
많은 것이 변했을 지 아니면 아직도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고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가끔 접하는 그쪽의 소식과 영상들로 미루어 저는 후자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어느쪽이든 아직까지도 '이디오피아'하면 강하게 떠오르는 영상들이 있습니다.
먼저 오두막처럼 생긴 이디오피아의 전형적인 집입니다.
처음 이디오피아에 갔을때 가장 강도가 쎈 충격을 받았던 것이,
어느 시골마을에서 경험한 집안의 냄새였는데요.
가축의 배설물로(작은거 말구 큰것을 말합니다;;)벽 내부를 보수하고
밤이면 가축들과 함께 잠을 자며
물이 부족한 관계로 부득이하게 자주 씻지를 못하는,
그들의 생활 방식이 남긴 기가막힌 냄새의 흔적들 때문에
처음 실내로 들어설때는 넋을 잠시 놓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감각중 가장 빨리 순응하는 고마운 후각덕택에
냄새와의 잘못된 만남은 잠시뿐.
순수하고 꾸밈없는 그들의 성격과
너무도 잘맞는 이디오피아의 주택은
지금도 이디오피아 하면 떠오르는 좋은 추억거리입니다.
아래는 파랗고 위는 하얀 색의
마치 50년대 흑백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클래식한 모양의 택시를 이디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다지 편치 않은 좌석과 '삐걱삐걱','덜컹덜컹'대는 부속들의 쉼없는 외침에
편하고 안락한 승차는 포기해야 하지만,
덕분에 종종 아디스 아바바의 곳곳을 고맙게 다닐수 있었습니다.
출시된 지 30년이 넘어가는 구형 비틀이입니다.
클래식카 매니아들의 창고에나 있을법한 비틀이지만 이디오피아,
특히 아디스 아바바에선 너나할 것 없이 거리를 활보합니다.
엄청난 매연까지 므흣한 비틀이들입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매달린 전선줄들이 과연 제 역할을 할 지 몹시 의문이었던 전봇대입니다.
아디스 아바바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자주 눈에 띄던
규격도 모양도 제각각인 마른나무 전봇대도 이디오피아를 생각할 때 가끔씩 떠오르곤 합니다.
한국전에 참전한 참전용사들과 그들 가족들이 사는 마을입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서 생존해 있는 그 당시의 용사들은 얼마 없지만
그래도 그 후손들이 모여서 조그만 마을 공동체도 이루고,
공장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제협력단 코이카(KOICA)에서 지어준 초등학교 건물입니다.
이디오피아 참전용사의 마을,
코이카(KOICA)에서 지어준 학교등을 보면서
한국과 이디오피아는 여러모로 자주 교류하면서 돕고 도움받을
혈맹의 '멀지만 가까운 나라' 여야만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한 도로를 다니면서 접했던 우리나라에는 쉽게 볼수 없는
목가적인 자연과 이국적인 풍경도...
빨노초 삼색의
원색 이디오피아 국기도...
개미인지 바퀴벌레인지 구별이 안될만큼 엄청 큰 아프리카 개미들이 지어놓은
커다란 개미집도...
이디오피아 문자가 콕~박혀있는 그러나 별다른 맛의 차이는 느끼지 못했던
세계 어딜가나 똑같은 맛의 코카콜라도 이디오피아를 종종 떠올리게 합니다.
또, 외관에서 오는 번듯함에 안심하고 들어갔지만 역시 벼룩과 빈대의 천국이었던
아담스 파빌리온의 식당도 아직 기억하고 있는 이디오피아의 영상입니다.
그러나......
지금도 팔다리 군데군데에 가지고 있는
(아마도 평생 함께할)
벼룩 물린 흔적도 어쩌지 못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이디오피아의 이미지라면,
역시 직,간접적으로 그곳에서 함께했던 사람들입니다...
새하얀 눈자위와 수줍은 미소를 가진
이디오피아 사람들이 너무도 보고 싶어지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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