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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iland/파타야

태국 여행기 #19 - 한장의 사진을 위하여 방문한 파타야





"파타야?...왜 하필 파타야지?"
파타야로 가고 싶다고 던진 말에 태국인 친구 '엑(Aek)'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합니다.

"친구...왜 파타야지?...다른 좋은 해변도 많은데..."

만일 가능하다면 생일에 맞춰 오겠노라고 무심코, 그리고 가볍게 약속했고 (약속은 이렇게 하면 안되는 것입니다만...)
얼떨결에, 그러나 운좋게 그 약속을 지킬수 있게 되어 방문한 태국입니다.

먼 곳에서 온 친구의 모습에 못내 감격~감사를 연발하며 좋아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흐뭇합니다.

"친구, 내 생일날 어디 여행 한번 갈까?...어디든 말하라구...운전부터 가이드까지 완벽하게 해 줄테니...으허허"
쫑알 쫑알 쫑알....쫑알 쫑알 쫑알...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과 이루어지리라 기대치 않았던 (녀석도 약속보다는 '가능하다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나 봅니다)재회는,
90Kg을 훨씬 웃도는 이 태국인 친구의 입을 '새털'같이 가볍게 만들어 준 듯 합니다.


"파타야...파타야에 가자"
"파타야?...왜 하필 파타야지?"

'엑'에게는 그다지 듣기 좋은, 원하던 선택이 아닌 듯 합니다.

어릴 적...그러니까 해외여행은 먼 꿈나라의 얘기며 비행기는 대단하신 분들만 '탈수 있는 새'라고 생각하던 꼬마시절.
'파타야'...라는 이름은 야자수와 파란바다와 흰구름만 가득한 '지상낙원'의 또다른 이름이었습니다.

물론, 그 실체는 전혀 몰랐지만(어느나라에 속해 있는지조차), 파타야라는 단어에서 받는 이미지는 그러했었습니다.
그리고 '말괄량이 삐삐'가 살던 곳과(실제로 그녀와 만나고 싶었습니다~^^:) 더불어서,
언젠가는 반드시 가보리...라고 마음먹은 곳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Pattaya, Thailand



"파타야가 왜?...뭐,문제있나?"
녀석의 동그란 눈에 의아해 되묻습니다.
"왜 가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는게야?...아니면 너무 좋아 의외인게야?"

"어이...친구, 거기 수질 별로 좋지 않아...여행지로는 꽝!이라구~!!!"

오잉? 이건, 뭔소리...
해변휴양지로 유명한 관광지가 수질이 안 좋다니...더군다나 꽝!인 여행지라니...

"엑~!...뭔 소리야? 파타야에 안 좋은 감정이라도 있는 게냐?...아니면 거기 출신 여인한테 매몰찬 실연이라도 당한게냐?
내가 어려서부터 알고 있던 파타야는 말이야...이러쿵 저러쿵...쏼라 쏼라 쏼라 쏼라..."

잠자코 듣고 있던 '엑'이 한마디 합니다.

"친구...네가 태국인혀라~!!!"

파타야가 가진 여러 문제점 중,
제일 큰 부분은 역시 수질이 안 좋다...
또한 단체 관광객들의 러쉬로 인한 혼잡함과 바가지 요금, 
질 안좋은 장기체류 외국인 여행자들이 벌이는 다양한 모습의 추태,
해변 휴양지라기보다는 해변유흥지로 불러야 어울릴 법한 수많은 유흥시설과 그에 따른 문화...
그리고 태국인인 자신이 보기엔 너무도 자존심 상할 만큼 많은 '바걸(Bar girl)들'...

'엑'은 침을 튀겨가며 파타야가 가지고 있는 어두운 면들을 끄집어 냅니다.

그리고 파타야보다 훨씬 뛰어나고 아름다운 해변은 비슷한 거리에 얼마든지 있다...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인정합니다...방콕에서 3시간 조금 넘는 거리에 있는 '꼬싸멧', '꼬창', '라용' 등은 정말 훌륭합니다.
그리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던 파타야와 같은 이미지'가 없습니다.

그리고...정말로 파타야에 가고 싶은 이유는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사진~!!!...정말로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파타야의 모습이 있습니다.

결국 오랜 얘기끝에 '엑'의 생일에는 함께 다른 곳을 가기로 하고,
혼자서 하루 반나절을 '파타야'에 들려 보기로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곧,'에까마이'에 위치한 방콕동부버스터미널에서 표를 끊고 파타야로 출발합니다.





Pattaya, Thailand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려 파타야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파타야의 대중교통수단인 '썽태우'...를 대절합니다.

'썽태우'는 특이하고 재미있는 교통방식이지만, 때로 여행자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합니다.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기로 합니다...)





Pattaya, Thailand





Pattaya, Thailand



호텔에 짐을 풀고 서둘러 밖으로 나와, 층층마다 꽃으로 수놓은 J.W.Marriott 호텔과
파타야의 약속장소로 유명한 '비행기가 쾅 박혀있는' 로얄가든플라자를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아직까지는 '엑'으로부터 들은 파타야의 부정적인 모습들을 연상할 수 없습니다.
'녀석...정말 파타야 출신 아가씨한테 데인거 아냐?'...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봅니다.

돌아서기 전, 로얄플라자가든의 비행기간판 옆으로 커다랗게 쓰여져 있는 글씨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Believe It or Not"





Pattaya, Thailand





Pattaya, Thailand



파타야의 해변도로를 따라서 늘어서 있는 건물들을 바라보며 거리를 걸어봅니다.

'맥도널드', '버거킹', 'KFC', '피자헛'...등등...
너무도 익숙한 패스트푸드점들과 일렬로 늘어선 오토바이의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 배가 고파 집니다.
'어느곳을 가볼까요...알아 맞춰 봅시다'
학창시절,모르는 문제를 접했을때 시행했던 '찍기신공'을 사용해 봅니다.

'맥도널드'...당첨~!!!





Pattaya, Thailand



햄버거를 주문하고 큼지막한 콜라도 주문해서 먹습니다.

야무지게 먹고 있는 동안, 옆으로 둘둘씩 짝을 지은 아가씨들이 서너팀 앉습니다.

빈자리들 많은데 굳이 옆으로 앉는 것이 의식은 되지만 쳐다보지는 않기로 합니다...
일단은 먹는게 우선입니다.

'아구아구...꾸역꾸역'

"헤이,맨~어디서 왔어"

옆에 앉은 흰색원피스의 아가씨가 싱긋 웃으며 말을 겁니다.

'오호라~^^...한국...한국에서 왔어'
그리고 계속되는 아구아구 꾸역꾸역...


"헤이,맨~혼자왔어?"

'응, 보다시피...'
꺼억~속으로 트림 한번 힘껏 해주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빨리 나가는 게 좋습니다...유흥이 목적이 아닌 이상 더 말을 섞지 않는 게 좋습니다.

복장과 화장 스타일, 그리고 풍기는 여러가지 이미지상, '바걸'이라는 직감이 '콱' 옵니다.

'흥정'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서둘러 말을 끊고 레이더 망에서 피하는 게 낫습니다.





Pattaya, Thailand



오토바이를 렌트해서 파타야에 온 목적을 달성하려 움직여 봅니다.
'한장의 사진'을 위해서 말입니다...

오랜만에 오토바이 시동 한번 힘차게 걸어 볼까요?
'부릉,부릉,부아아앙~'





Pattaya, Thailand



'카오 프라 땀낙 (Khao Phra Tamnak)' 이라고도 하고, '부다 힐(Buddha Hill)'로도 불리는 언덕으로 왔습니다.

'부다 힐'에 온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뱀의 머리를 가지고 있는 '나가'상을 보러 온 것도,
이 언덕을 부다 힐로 부르게 한 '눈매 이상한' 불상을 보러 온 것도 아닙니다.





Pattaya, Thailand





Pattaya, Thailand





Pattaya, Thailand




'파타야'만은 활 시위를 당긴 것처럼 팽팽하게 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파타야의 전경을 이곳 '부다힐'에서 한눈에 볼수가 있습니다.
또한 그 모습을 담은 사진은 '파타야 인증샷' 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집니다.

특히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각에는 더욱더 말입니다.





Pattaya, Thailand




두둥~~~파타야만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에라~잇' 입니다.

하늘...절대 흐립니다...
하늘...절대 뿌연 느낌입니다...
'에라~잇'





Pattaya, Thailand




이 한장의 사진을 찍어보겠노라고 무리를 해서 달려 왔습니다.
이 풍경을 담아보고자 '엑'에게 파타야를 가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꼬마 적에 가졌던 '파라다이스 같은 휴양지'로서의 파타야는 오기 전 이미 접었습니다.

또한 막상 도착해서 본 파타야의 모습은, 예전 여행했던 진짜 '파라다이스' 같은 강타자들과 비교해
평범한 풍경. 그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부다힐에서 보이는 파타야의 모습은 놓치기 싫었습니다.

꼭 멋진 모습으로 '한장'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어릴적 너무도 '멋있을 것' 같았던 파타야의 이미지를 끝까지 좋게 간직하고픈 마음을 위한 마지막 보루였습니다.

그러나 '멋진 휴양지'가 아닌 '멋진 유흥가'가 되어버린 파타야는,
동경의 이미지로 줄곧 품어왔던 파란하늘도 뭉게구름도, 빠알간 석양도 함께 거두어 가 버린 것 같습니다.






Pattaya, Thailand






Pattaya, Thailand




아쉬운 마음이지만 하늘을 '마음만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부다 힐에서 바라다 보이는 주변 풍경을 사진으로 몇 컷 담은 후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해변도로로 내려옵니다.





Pattaya, Thailand






Pattaya, Thailand




오토바이를 급하게 반납하고, 밤이 되면 네온과 흥청거림과 향락과 호객과 유흥으로 물들 파타야의 골목을 바라 봅니다.




Pattaya, Thailand





Pattaya, Thailand





Pattaya, Thailand



그리고 이미 많이 오염되어 물놀이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파타야 해변을 바라봅니다.
또, 그것에 아랑곳 않는 일부 용감한 여행자들도 바라봅니다.

물놀이를 하고 싶은 여행자들을 인근의 '꼬란'으로 날라대는 보트들 역시 카메라의 앵글에 넣어 봅니다.
그리고 수질과는 상관없이 여전한 파타야의 야자수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파타야에 관해 드는 이런저런 상념을 접고 서둘러 호텔로 들어갑니다.

여행자를 유혹하는 파타야의 밤의 유혹을 이겨낼 자신이 도저히 없기 때문입니다...





Pattaya, Thailand



어설픈 하늘만이 담긴 '한장의 사진'만을 남긴 채, 파타야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갑니다.

'안다의 태국여행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Pattaya, Thailand



베스트포토에 선정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Blogger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