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apan/가마쿠라(鎌倉)

(가마쿠라) #1 - 크기는 두번째,인기는 첫번째인 가마쿠라 다이부쓰





일본의 가나가와 현에 위치한 고도(古都)인 가마쿠라(鎌倉).
'미나모토노 요리모토' 에 의해서 세워진 일본 최초의 무사정권인 가마쿠라 막부(1192~1333)의 본거지.

약 140년간 일본 중세봉건사회의 기틀을 다진 가마쿠라 막부시기에는 정권의 본거지라는 후광에 힘입어 중세최대도시로 번영을,
이후 에도시대에 들어서는 농어업중심의 평범한 시골도시로 전락한,
한마디로 '단맛 쓴맛, 산전수전' 다 겪어본 도시가 바로 이 '가마쿠라'입니다.

삼면이 산으로, 남쪽은 '사가미'라는 만(灣)에 접해 있는 가마쿠라는,
일본최초 막부 정권의 수도라는 역사적 배경이 낳은 적지 않은 문화유산들과,
수도 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이면 도착하는 훌륭한 접근성으로 인하여 여행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특히, '고토쿠인(高德院)'이라는 절에 안치된 '가마쿠라 다이부쓰(대불)'는,
많은 여행자가 방문하는 가마쿠라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볼거리입니다.





Kamakura, Japan



나라 도다이지의 다이부쓰. 도야마현 다카오카의 즈이류지 다이부쓰와 함께
'일본 3대 대불'로 꼽히는 가마쿠라 다이부쓰...

오늘은 온화한 표정과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일본의 최고인기불상을 찾아 가마쿠라로 떠나 보기로 합니다.





Fujisawa Station, Japan



도쿄 신주쿠역에서 '오다큐(小田急)에노시마-가마쿠라 프리패스'를 구입하여
'오다큐 급행열차'를 타고 '후지사와' 역에 내립니다.

신주쿠로부터의 왕복 열차와 가마쿠라 여행의 필수인 전철'에노덴'을 하루종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 프리패스를 구입한 이유는 단 한가지...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후지사와 역에서 내려 방향표시판 한번 쓰~윽 봐 주고 지체없이 '에노덴선' 환승 방향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한국에서 오는 여행자수에 비례해서 여행의 편의성도 그만큼 좋아졌습니다.
왠만한 안내판에서는 전부 한글을 발견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여행하기 참 좋아졌다'...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일본에 살던 2000년대 초반엔 기본적인 한문과 히라가나,가타가나 정도는 알아야만 길을 찾을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Kamakura, Japan





Kamakura, Japan




'에덴노리바' 라는 글자와 화살표를 따라서 걸음을 옮겨 봅니다.

'에노시마, 하세, 가마쿠라' 방면으로 표시 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요 간판은 '일본어만'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어를 모르는 여행자라고 해도 충분히 '감' 만으로 알 수 있습니다.

에덴이 한문으로 강전(江電)이라는 것만 안다면 더욱 확실하지만 말입니다.





Enoden, Japan





Enoden, Japan




자~이미 신주쿠에서 패스를 구입했으니 열차표는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됩니다.
개찰구에 패스만 스~윽 밀어 넣어주면 됩니다.

그리고 반드시...쑥~뽑아서 챙기기로 합니다...

지금 막 녹색의 '에노덴'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낭만열차'로 불리는 '에노덴'입니다.

15개의 역을 달리는 에노덴은 작지만 중간중간 아름다운 쇼난의 바다를 배경으로 그림같이 달리기 때문에,
일본의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또한 쇼난의 해안은 도쿄와 가까이 위치한 아름다운 해변이라서 일본의 젊은이들이 꽤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젊은 시절 한때의 추억이 담겨있는 열차이기 때문에 더더욱 '낭만열차'로 불리는 듯 싶습니다.

우리가 강촌, 혹은 춘천으로 가는 열차...하면 '낭만'을 떠올리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에서 말입니다~





Enoden, Japan





Enoden, Japan



일본인들의 '청춘과 낭만' 과는 관계없이 우리 여행자들에게도 에노덴은 '꽤' 괜찮은 열차입니다.
가마쿠라와 에노시마의 구석구석을 연결해 주는 이동의 편리성 뿐만 아니라,
작고 세련되지 않은...예전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외모는 참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가옥들 사이로 이어진 좁은 철로를 가르며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에노덴의 모습은,
여행자 누구에게나 카메라의 셔터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게 만드는 소재입니다.

가마쿠라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 어쩌면 가마쿠라의 어떠한 문화재들보다도 인상적인 에노덴...이라는 생각을 하는 동안,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Hase Station, Kamakura, Japan





Kamakura, Japan




'하세'역을 나와서 '고토쿠인' 방향으로 쭉 직진합니다.
'하세칸논'으로 표기된 곳은 '하세데라'라는 절이므로 일단 지나치기로 합니다.

자...발걸음을 좀 더 빨리 옮겨 보기로 합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고토쿠인 방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하긴, 가마쿠라에 오는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이 고토쿠인에 들립니다.
이유는 단, 한가지...






Kotokuin, Kamakura, Japan



우오오~바로 이 커다란 불상을 보기 위해서 입니다.
일본에서 2번째로 큰 불상이자,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소속된 '고토쿠인의 다이부쓰(대불)' 로 불려지는 것이 아니라 '가마쿠라의 다이부쓰(대불)'로 불릴만큼
가마쿠라에서는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아니 가마쿠라뿐만 아니라, 전 일본의 명소를 소개하는 팜플렛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단골소재입니다.





Kotokuin, Kamakura, Japan




가마쿠라 다이부쓰는 순수높이 11.35m, 좌대까지 포함하면 13.4m의 높이입니다.
얼굴크기 2.35m 에 무게는 121t...

역시 '일본 3대 대불' 로 불릴만큼 어마어마합니다.

인기를 반영하듯 여기저기서 '스고이~', '오~팬터스틱'...이 터져나옵니다.
또 한쪽에서는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모습이, 한쪽에서는 불상에 간절한 염원을 담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쯤에서 사진찍기에 몰두해 봅니다...이 각도, 저 각도...바쁘게 옮겨 다녀 봅니다...





Kotokuin, Kamakura, Japan





Kotokuin, Kamakura, Japan





Kotokuin, Kamakura, Japan




처음 제작된 당시에는 목조의 모습을 가졌던 이 대불은,
1252년 전신을 금박으로 두른 청동제 대불로 변신을 합니다.

또한 애초에는 대불전 건물속에서 화려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던 대불입니다.
하지만, 대불전은 두번의 해일로, 금박은 세월의 풍파로 사라져 버리고,
지금은 녹슨 청동제 모습 그대로 밖에서 직접 여행자들을 맞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가마쿠라 다이부쓰는 어쩌면 그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지 모릅니다.

덩치는 커다랗지만 이런 수수한 모습을 가졌기 때문에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불상이 된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커다랗고 화려한 도다이지라는 틀에 갇혀 있는 제일 큰 불상 '나라의 도다이지 대불'을 떠올려 봅니다.
사실...가장 큰 불상이라고는 하지만 도다이지의 압도적인 위용에 존재감이 많이 퇴색한 느낌입니다~
제일이라도, 언제나 뒷전인 느낌입니다.

그런면에서 가마쿠라 다이부쓰는 럭키부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사진속에서 항상 함께할 수 있는 기회와 인기를 가졌으니 말입니다.





Kotokuin, Kamakura, Japan





Kotokuin, Kamakura, Japan





Kotokuin, Kamakura, Japan



가마쿠라 다이부쓰의 얼굴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해 봅니다.

덩치는 2등이고 몸에 비해 유난히 얼굴이 커 보이는 엉성한 모양의 불상이지만,

'세상은 1등만, 또 완벽한 것들만을 기억하고 좋아하지만은 않는다...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익숙할 수 있어서, 또 친근하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면 위치와 조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사람들에게 1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Kotokuin, Kamakura, Japan




몸하고 비례가 안맞아 무언가 엉성해 보이는 가마쿠라 대불의 얼굴을 다시 한번 바라봅니다.
그리고 얼굴만을 카메라의 앵글에 넣어봅니다.

뜻하지 않게 '오늘의 교훈'을 준 감사의 뜻을 잔뜩 담아 셔터를 누르면서 말입니다...





Kotokuin, Kamakura, Japan





Kotokuin, Kamakura, Japan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Blogger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