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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iland/방콕

태국 여행기 #15 - 도보여행이 즐거운 이유,방콕





태국을 찾은 여행자들이 방콕을 여행할 때 가장 빨리 적응해야 하는 것은,
바로 뜨거운 날씨입니다.

물론 더운나라를 방문했기 때문에,
복장이나 마음가짐등을 그에 맞추기는 합니다만,
단시간안에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 무더위는
여행자를 지치게 하는 가장 큰 요소입니다.

특히, 걸어서 삼사십분 이상의 거리들을 온종일 쉼없이 연계하여 이동하는 것은,
'에~이,그 쯤이야...' 라고 쉽게 말할 수 없을만큼,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걸어야만 잘 보이는 풍경과 모습들,
그리고 걸음으로 인하여 만날 수 있는 인연들이 있습니다.

또한...
코끝을 훅~하고 찌르는 방콕특유의 냄새들을 맡으며,
(어떠한 냄새냐...하는 것은 설명하기가 좀 힘듭니다.
그러나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과 삶의 부분들이 조화를 이루어 빚어낸 
자스민 향 비슷한 특유의 냄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가함과 분주함이 공존하는 방콕의 모습들을 관찰하고,
타인과 공유되지 않는 자신만의 '기억'들을 만들어 가며 이뤄낸 자유 도보여행은
다녀온 후 꽤 오랫동안 즐거운 여운으로 남았던 경험을 수차례 가지고 있습니다.

무덥고 쉽게 지치지만
'걸으면 재미난 도시,방콕...'에 관한 여행기를
앞서 포스팅했던 '방콕에선 방콕은 금물' 에 이어서 이어 나갑니다.
(못 보신 분은 요기↓ 에서 먼저 확인하세요^^)





Wat Benchamabophit, Bangkok, Thailand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들린 라마3세공원의 벤치에서 잠시 앉아 생각을 해 봅니다.

'어떻게 이동을 할까'...

사실,가까운 거리에 있는 카오산에 잠시 들린 후
대리석으로 지어진 아름다운 사원, '왓벤차마보핏'을 들릴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라마3세공원에서 사진을 찍다보니 시간이 조금 오버되었습니다.
'짜투리 시간의 활용' 이라는 점에서는 '시간활용의 실패' 입니다...

그러나 아쉽지는 않습니다...오히려, 더 있고 싶은 마음입니다...

카오산을 들려 볼일을 보고 이동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바로 왓 벤차마보핏으로 가기에는 시간을 좀 더 보내야 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화려한 외양'을 가진 탓에 인기있는 왓 벤차마보핏입니다.
그러므로 많은 여행자들이 방문합니다.
특히,중국,인도 등에서 온 단체 여행객들과 시간,동선이 겹칠때면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사원이라서, 한마디로 난리도 아닙니다...

예전 방문때 '쏼라쏼라~여행자들의 기념사진' 찍는 모습만 곁에서 한참을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나도 '벤차마 보핏의 정면을 담고 싶다고...!!!' 라고 속으로 절규하면서 말입니다.
그렇기에 좀 한산할 만한 시간에 가야만 합니다.
그러고 싶습니다...또다시 절규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금부터 걸어서 '왓 벤차마보핏' 에 가면 애초 계획했던 시간과 얼추 맞을 듯 합니다.
카오산의 일정은 다음으로 미루고 천천히 자리를 털고 일어섭니다.

'걸어가자...'





Bangkok, Thailand





Bangkok, Thailand





Bangkok, Thailand



자외선차단제와 범벅이 되어 흐르는 땀은 목을 타고 줄줄...흐릅니다.
입으로도 꽤 흘러 들어갑니다.
배가 고픈가 봅니다.
'자외선 차단제와 섞인 땀' 보다는 무언가 다른 것을 먹어야 할 시간이 된 듯 합니다.

'방콕을 걷다보면' 다양한 길거리 음식에 행복해집니다.

각양각색의 꼬치구이, 보기만 해도 신선한 즉석 생과일주스,
그리 좋아하는 '팟타이'를 포함한 볶음국수등...
노점때문에 기분업~되는 방콕입니다.

간혹 요리에 사용한 재료나 물이 문제를 일으켜 '배앓이'를 한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좋습니다...
'맛있는 길거리 음식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배앓이가 낫다...'
는 단순무식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오오~꼬치쏘세지의 맛은 정말...ㅜ.ㅜ
함께 판매하고 있는 생과일 주스도 마셔봅니다.
역시 우오오~ㅜ.ㅜ
지금 이순간만은 배탈이 나도 문제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봅니다.

꼬치 3개를 먹고 2개를 따로 시켜 양손에 들고 걸음을 옮깁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행동이긴 합니다만,
왠지 걸으면서 먹고 싶어집니다...이유는 없습니다;;;





Wat Benchamabophit, Bangkok, Thailand



40여분을 천천히 걸어와 도착한 왓 벤차마보핏입니다.
역시 예상대로 한가합니다.
굿~입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확신을 가지고 한 예상이 들어 맞을 때 갖게 되는
희열은 정말 엄청납니다.
그것이 비록 여행지에서의 소소한 일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Wat Benchamabophit, Bangkok, Thailand





Wat Benchamabophit, Bangkok, Thailand



대리석 외벽과 번쩍번쩍 금박의 화려한 장식들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왓벤차마보핏은,
태국의 '호랑이왕' 라마5세 때 건축된 사원입니다.
사용된 재료에 의해 대리석사원 이라고도 불립니다.

지붕은 태국, 건물 외벽은 유럽식으로 느껴지는 독특한 모습을 바라보며
'완벽한 태국의 예술 건축물' 이라는 표현이 '빈말'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물론 '시간의 때'를 잔뜩 물고 있는 '오래된 건축물'을 좋아합니다만,
깔끔,세련,우아함을 갖추고 있는 왓벤차마보핏은 '아름답다' 라고 인정해 주기로 합니다.





Wat Benchamabophit, Bangkok, Thailand





Wat Benchamabophit, Bangkok, Thailand





Wat Benchamabophit, Bangkok, Thailand


'아름답다'고 인정 받아서 생기가 도는 것인지,
아름답다고 인정을 하고 봐서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난번 방문때의 왓 벤차마보핏보다 더욱 매력적인 자태입니다.

'한번의 만남으로 무언가를 쉽게 평가하는 것' 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난번에는 많은 쏼라~쏼라~사람들 때문에 정신이 혼미했던 이유도 있지만,
이 정도로 우아한 자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다시 한번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관계에서의 첫만남에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는 생각을 해보고 걸음을 옮깁니다.

아름다운 대리석과 장식들이 어울려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것만으로 충분한,
'왓벤차마보핏'입니다.





Wat Benchamabophit, Bangkok, Thailand





Wat Benchamabophit, Bangkok, Thailand



왓벤차마보핏을 뒤로 하고 방콕의 거리로 다시 나왔습니다.

보도블럭이 군데군데 깨져 있고 길의 수평이 맞지 않은 곳도 더러 있어
걷기에 완벽한 조건은 아닙니다만,

또 한번 걸어 보기로 합니다.

이왕 걸어 온김에 조금만 더 땀을 흘리면 방콕의 볼만한 곳을 또 한군데 들릴 수 있게 됩니다.

"익스큐즈미,맨~"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걸음을 옮기다 들리는 소리에 흠칫 놀라 뒤를 봅니다.

코큰 아가씨 둘이서 다가오는 모습을 보니 불린 대상이 '저' 라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누구, 나?"
대답을 해 줍니다...
"응, 너..."
"왜"
"물어볼게 있는데...저기 , 위만멕궁전으로 가는길은 어떻게 가야해?"

음...카메라를 매고 있는 것을 보면 누구라도 여행자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저의 모습입니다.
또, 전형적인 극동아시아인의 외양,
한국인과 일본인을 반반쯤 섞어놓은 얼굴을 하고 있는 저입니다...


'혹시 현지인처럼 보였을까...하는 궁금함과 불안함(?)' 이 엄습해 옵니다.

"응...나도 지금 위만멕으로 가는 길이야...거기를 여행~!!하고 싶어서..."

굳이, 여행~!이라는 단어를 써 버리고 말았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는 의미없는 단어임에도 말입니다.

"오...잘 됐다...우리 네가 그쪽으로 가는 여행자같이 보여서 
혹시...하고 물어 본게야...같이 가자~!!!"

기분 좋아집니다~
사실, 국적이야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모습이 어떻게 보이느냐에 관계치 않습니다...
관계한다고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가씨들과 함께 한다' 는 사실이 좋을 뿐입니다~^^

'오케이...콜~!!!'을 속으로 수십만번도 더 외쳐줍니다...





Bangkok, Thailand



그렇게 셋이 된 일행은 위만멕 궁전이 있는 '두씻정원' 에 도착합니다.
사진은 '아난타 싸만콤'이라는 건물입니다.
유럽식의 화려한 외관 이상으로 엄청나게 화려한 내부를 가진 건물입니다만,
아쉽게도 내부 촬영은 금지입니다.





Bangkok, Thailand





Bangkok, Thailand





Bangkok, Thailand



걷는동안 나누게 된 짧은 대화로도 금방 친해진 느낌입니다.
제법 서로가 농담도 주고 받습니다...

평소부족한 영어에 언제나 가슴 아파 합니다만,
스스로도 놀랄만큼 말이 술~술~나옵니다.

예쁜 외모의 아가씨들과 대화해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성별과 국적을 초월한 '여행에서 나오는 힘~'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행은 사람과의 만남을 더 빨리 가깝게 해주는 촉매제,
여행 가운데 '걷는 것'은 그러한 만남을 가능케 해주는 고마운 행위...
라고 생각을 덧붙여서 말입니다.





Bangkok, Thailand



'걷기'로 결정한 것은 정말 '잘된 선택' 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내부 촬영을 절대 금하고 있는 '위만멕 궁전(Vimanmek Palace)'을 함께 구경합니다.

알아듣기 힘든 영어를 구사하는 내부의 가이드가 층마다 설명을 해줍니다.
'떽떽이' 가이드와는 관계없이 셋만의 시간을 가져 봅니다.

비록 엉성한 동양인 남자 1명과, 네덜란드에서 날아 온 코큰 여성 2명의 조합이지만,
'같은 이방인 여행자'라는 동질감에서 오는 만족을 서로가 원없이 느껴봅니다.




Bangkok. Thailand





Bangkok, Thailand





Bangkok, Thailand





Bangkok, thailand





Bangkok, Thailand



위만멕 궁전과 두씻정원의 아름다운 건물들을 함께 둘러 본 후,
다음날 태국의 북부도시 '치앙마이'로 떠날 여행에 꼭 함께 하고 싶다는 코큰아가씨들의 권유를
아쉽지만 정중하게 거절해 줍니다.

개인적으로 세워 놓은 일정과 맞지를 않습니다.

물론 함께 하면 또다른 즐거움과 경험이 기다리고 있을 것은 확실합니다.
또, 잠깐 동안의 만남이지만 '성별을 떠나' 예상외로 뜻도 잘 맞고 얘기도 잘 통합니다.

나중에 네덜란드로 여행할 때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과 함께 
이메일을 교환합니다.
둘다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서로가 잔뜩 들어버린 정을 사진으로 남겨줍니다...


'걸어서 좋았던 여행, 걸었기에 가능했던 만남'을 정리하면서 말입니다...

안다의 태국 여행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베스트포토에 선정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Blogger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