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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교토(京都)

(교토) #10 - 날씨와 여행의 상관관계, 교토의 도지




일본에서 가장 높은 목조탑을 가지고 있는 교토의 도지(東寺).

8세기말의 헤이안 시대에 조성된 도지는 일본 서민신앙의 중심지로,
또 높이 54.8m 를 자랑하는 일본 최대의 목조탑이 위치한 절로,
유명 스팟이 많은 교토에서도 여행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세계문화유산입니다.

대부분의 여행자가 교토여행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방문하게 되는
'교토역' 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도지는,

여러차례의 화재를 거치면서 창건당시의 화려했던 위용은 많이 사라졌습니다만,
교토여행 중 한번쯤 방문해 볼 스팟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비가오는 날에 방문한 교토의 도지...
그 여행기를 조심스럽게 시작해 봅니다.





Touji, Kyoto, Japan





Touji, Kyoto, Japan



유난히, 몸을 일으켜 세우기 힘든 아침입니다.
본능적으로,'아, 비가오는가...'라고 느껴봅니다.
그러면서도 몸은 이불속에서 꼼지락거립니다.
일어나기 싫습니다.
숨죽이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니 '타닥,타닥' 하며 무엇인가
창문을 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비...맞는 것 같습니다.

사실, 여러번 여행한 교토에서 도지는 처음 방문하는 곳이라,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또한 도지가 자랑하는 일본 최대의 목조탑을 좋은 컨디션으로 담을 생각에
야경 촬영도 포기하고, 어젯밤 일찍 잠자리에 들기고 했습니다.

기대를 많이 했기에 더욱 일어나기 싫어집니다...
여행의욕은 한없이 다운됩니다...

그렇게 느릿느릿 준비를 하는둥마는둥 하면서 억지로 오사카의 호텔에서 출발하여
교토의 '가와라마치'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가 가까와 옵니다.
다행히 비는 잠시 쉬고 있습니다...

도보로 도지까지 접근가능한 교토역을 향해 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Kyoto Station, Kyoto, Japan



아톰이 두팔 벌려 맞아주는 여기는 교토역입니다.

고풍스러운 교토의 분위기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초현대식 감각의 디자인에 불만이긴 합니다만,
이곳은 교토 여행을 하는 여행자라면 가장 먼저 들려보는 곳이 좋습니다.

또, 다양한 교토의 여행지로 출발하는 버스들이 대부분 교토역을 경유하기 때문에,
반드시 들려야만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Kyoto Tower, Kyoto, Japan



교토역 맞은 편에 위치한,
교토의 상징 교토타워를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오...역시 흐린날의 교토타워는 맥이 좀 빠진 모습입니다.

날씨가 생각과 판단을 그리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맑은날의 교토타워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교토타워도 힘이 빠져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Kyoto Tower, Kyoto, Japan





Kyoto Tower, Kyoto, Japan





Kyoto Station, Kyoto, Japan





Kyoto Station, Kyoto, Japan



또한 궂은 날씨에 늘 붐비는 교토역 앞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같은 역인가...싶을 정도입니다.

날씨가 교토역에 미치는 영향은,
'내몸에 미치는 영향 이상이다...'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목적지 도지로 향해봅니다.
다시 내리는 비를 우산과 우비로 막으면서 말입니다...





Touji, Kyoto, Japan



희안합니다.
도지로 걸어오는 동안 비는 다시 멈춥니다.
불과 5분 사이에 말입니다.

이대로 멈췄으면 합니다...비록 회색빛 하늘이지만 몇장의 사진이라도 담고 싶은 마음입니다.

500엔을 입장료로 내고 들어와 제일 먼저 조우한 건물은 일본의 국보인
'미에이도'입니다.

남북조 시대에 건축된 주택풍 불당으로 많은 일본인들이 기원하는 모습을 봐 둡니다.
일본의 서민신앙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건물...이라는 배경을 참고로 하면서 말입니다.






Touji, Kyoto, Japan






Touji, Kyoto, Japan






Touji, Kyoto, Japan






Touji, Kyoto, Japan



교토의 다른 유산에 비해서 일상적인 기도를 드리기 위하여 들리는 일본인들이 많이 보이는 도지입니다.
그들에게 세계난민구호를 위해 모금하는 승려들도 보입니다.

단, 다시 내리기 시작한 비는 여행자들에게나,
돈을 모금하는 승려들에게나,
기도를 드리는 일반인들에게나...반가운 요소는 아닙니다.





Touji, Kyoto, Japan






Touji, Kyoto, Japan



미에이도가 있는 경내를 벗어나서,
드디어 도지의 간판인 고주노토가 있는 넓은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오...정말 덩치가 크긴 큽니다.
그러나 아쉬운 마음은 어쩔수 없습니다.

파란하늘이었다면...아니 비라도 내리지 않았다면...
하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린날 색채와 관련된 사진을 담으면
발색이 예쁜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원래의 색을 방해하는 빛이나 그늘같은 외부요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여행을 하면서 찍는 사진...
특히 유산이나 유적, 풍경같은 사진은 가급적 파란하늘과 흰구름이 함께 하면 좋다는
혼자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Touji, Kyoto, Japan





Touji, Kyoto, Japan


빗발이 조금 약해지자 도지의 곤도 처마밑에 있던 약간의 여행자들이
걸어 나옵니다.

저들에게는 일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도지의 방문일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비가 오락 가락, 하늘은 찌뿌둥...그리고 경내의 건물 처마밑에 있던 시간이 더욱 많았던'
도지에서의 경험은 앞으로도 도지의 이미지를 상당 부분 결정해 줄것입니다.

도지가 가진 아름다움과 매력과는 상관없이
날씨와 결부되어 형성될 때로는 억울한 이미지들로 말입니다.





Touji, Kyoto, Japan





Touji, Kyoto, Japan



비를 피해 고주노토의 처마밑에 서있던 코큰 친구를 담아봅니다...
지금은 일본의 전통의상을 입고 있지만,
날씨 좋은날, 우리나라에 와서 한복도 한번 입어보길 바래...하고 속으로 인사해 줍니다.

결국 엄청나게 내리던 비에 도지의 여행과 이후의 여행일정을 종료하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호텔방안에서 내리는 비를 보며 한가롭게 휴식을 취해봅니다.

바쁘게 돌아다녔던 교토의 일정도 차분하게 정리해봅니다.
노트북을 열고 그동안 찍었던 사진도 체크해 봅니다.

하얗게 날아가거나 잔뜩 인상쓴 하늘만을 남긴 도지의 사진도 들여다 봅니다.

순간순간 힘들기도 했지만, 당시에 받은 흐뭇한 기분들이 떠올라 미소를 지어봅니다.

그리고 생각해봅니다...
찌뿌둥한 날씨에 피곤한 몸과 마음이었습니다만,

이러한 날씨가 아니었으면 차분한 시간을 한번도 갖지 못했을 법한 여행이었습니다.
또, 계획한 일정을 달성하려고 앞만 보고 달리는 여유없는 여행이 되었을 것입니다.

내리는 비는 정신없고 여유없던 여행 가운데
차분한 휴식과 새로운 충전을 준 것입니다.

야속했던 날씨에 비로소 감사한 마음을 가져봅니다.

또한, 여행가운데 만날 수 있는 어떠한 날씨도 조금만 생각을 바꿔본다면...
모두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돌아 올 수 있다...고 생각해보며
굳었던 몸과 마음을 차분히 풀어봅니다...





Touji, Kyoto, Japan




베스트포토에 선정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Blogger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