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제주여행기2011.01.06 07:00



바람은 거셌지만 너무도 아름다웠던 우도의 해변.

우도에서 맞는 두번째 날입니다.
전날 우도에 입도한 시간이 늦은 오후여서 숙소에만 머물다 잠들었으니 실질적으로는 우도에서 맞는 첫날과 다름없습니다.

역시 제주의 성산항에서 사전에 주의를 받은 것처럼 '예상대로' 배는 뜨지 못합니다...

우도로 들어올때만 해도 잔잔한 바다와 맑은 하늘이었습니다.

그러나 숙소인 우도올레펜션에 방을 잡은 후부터 '태풍수준, 아니 그 이상'의 바람소리를 경험하게 됩니다.

'휘이잉...웅웅웅...휘이잉...웅웅웅...'

귀곡성(鬼哭聲)......
정말 귀신이 곡을 한다면 꼭 이런소리겠다...싶을 만큼 차갑고 음산하고 거센 바람이 밤새 창문을 두드립니다.
그 소리에 놀라 '뒤척뒤척...뒤척뒤척...'

'잠을 제대로 잘 수는 있을까...과연...?'
그러다가 노곤해지는 몸을 느낍니다...스르르르 눈꼬리가 풀리는 것도 경험합니다.
 
온밤을 꼬박 지새울 것만 같던 귀곡성과 뒤척거림도 피곤한 몸과 함께 어느덧 먼 꿈나라로......





우도의 해변, 우도





눈을 뜨고 맞이한 우도에서의 아침은 주변의 '밝아짐' 외에는 어젯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휘이잉...웅웅웅...휘이잉...웅웅웅...'

오히려 밤보다 더욱 거칠게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소리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일어나기 정말 싫다...'

소리로 미루어 밖은 엄청나게 추울 것 같습니다.
추우면 산책하기도, 사진찍기도 귀찮아집니다.
즉, 여행이 '꽤나' 불편해 집니다.
그리고 여행에 대한 자세도 '상당히' 흐트러집니다.

그러나 이대로 가만히 바깥 상황에 순응해 버리면......그러면 정말 오늘 여행은 '답'이 없습니다.
억지로 몸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대충' 목을 돌려보고...삐그덕, 삐그덕...
'대충' 팔을 뻗어보고...으드득, 으드득...
 '대충' 이를 닦고...치이카,치이카
'대충' 고양이 세수를 하고...푸우풉,푸우풉...
'대충'샤워를 하고...슥슥슥,슥슥슥...
 '대충' 머리를 빗고...사사삭,사사삭...
'대충대충...주섬주섬' 옷을 차려입고, 카메라 배낭을 맨 후 밖으로 향합니다.

아~날씨는 엄청 쾌청합니다.

귀신이 곡하는 바람소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하늘과 구름입니다.

그런데......





우도의 풍경, 우도





우도의 해변, 우도



바람...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온몸에 전해져 오는 묵직한 바람의 '힘'은 '소리'와는 비교되지 않습니다.

아니 어느 정도 짐작은 했습니다.
'꽤 거셀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그저 '거세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합니다.
차라리 '무지막지'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아주 '파격적'입니다.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은 '바다쪽으로' 다가가는 엉성한 여행자를 거칠게 밀어 냅니다.

'끄으응...끄응'
온몸의 힘을 쥐어짜며 바람에 맞서 한걸음 한걸음 옮겨봅니다.

아...이런 바람은 처음입니다.

예전 체감온도 마이너스 20도 이하의 설악산 대청봉에서 맞이한 엄청난 바람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때의 바람은 최소한의 예의라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무례하지 않았습니다.

순간순간 걸음이 뒤로 밀려남을 느낍니다.

'여차하면 날아가 버리겠다~!!!'

그런 와중에도 카메라는 작동을 합니다...찰칵찰칵...

그러나 초점 맞추기도 힘이 듭니다...카메라를 들고 있는 손을 바람이 거세게 흔들기 때문입니다.

'어라라...!!!'

손의 떨림과 다리의 휘청거림을 경험하며 바다를 향하여 한발 더 앞으로 나가봅니다.

오기가 발동해서 입니다.

'누가 이기나 보자구...바람친구~내 꼭 우도해변과 바다를 사진으로 담고 말테니~!!!'





우도의 해변, 우도





우도의 해변, 우도



분명히 하늘은 파랗습니다.
그리고 햇빛을 받아 세상은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옷과 얼굴과 카메라는 온통 물기를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입에서는 짭쪼름한 '맛'이 느껴집니다.

거센 바람을 타고 바닷물이 마치 우박처럼 날아듭니다.

우도해변으로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전쟁의 '포화속으로' 걸음을 옮기는 것 같습니다.

예전 무협영화에서 본 것 같습니다.
무림고수가 대접의 물을 마치 수만개의 바늘을 쏘는 것 같이 물방울로 만들어 발사하여 '수많은 적'들을 제압하는 모습을...

'도리도리...이봐 우도해변 친구 나는 적이 아니라구...헬프 미...!!!'





우도의 해변, 우도





우도의 해변, 우도



결국 주위에 있는 '커다란' 현무암 바위를 끼고 '낮은포복' 자세를 취해봅니다.

그리고 셔터를 누릅니다...'찰칵찰칵...'

오~역시 자세를 낮추니 좀전보다 손을 움직이기가 훨씬 수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눈과 카메라 렌즈로 '쏟아져 들어오는' 바닷물방울 공격은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오케이...한장만 더 찍고 갈께...내가 졌어...!!!'

바람을 견디며 간신히 몸을 일으켜 중심을 잡아봅니다.
그리고 초점을 맞추고 카메라 렌즈의 경통을 조심스럽게 돌려봅니다.

'휘이이이익...콰당~!!!'

아...아픕니다...

바람에 떠밀려 쓰러져 보기는...처음입니다.

예전에 다쳤던 무릎이 욱신욱신합니다...많이 아픕니다.

일단 작전상 후퇴...

등을 떠미는 바람의 힘에 아픈 무릎과는 상관없이 걸음이 저절로 엄청나게 빨라집니다.
또한번 넘어지지 않으려면 바람의 세기에 속도를 맞추어야만 합니다.

우사인 볼트나 칼 루이스하고 달리기 시합해도 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축지법은 아마 바람의 힘이 아닐까?...하는 엉뚱한 생각도 듭니다...역시 아픈 무릎과는 상관없이...





우도의 해변, 우도



오전 시간을 바람에 의해 넘어진 찝찝함과 무릎의 아픔과 함께 숨죽이고 견디다보니
오후가 되어 몸이 한층 회복된 것을 느낍니다.

창밖의 귀곡성은 여전하지만 다시 한번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습니다.

그리고 가볍게 무릎을 구부려 상태를 체크해봅니다...'삐걱삐걱'

'이번에는 반대편 해변으로~!!!'

잠시 어두워졌던 하늘을 해가 지배했습니다.

밀란 쿤테라는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엉성한 여행자는 '참을수 없는 사진에의 유혹'을...





우도의 해변, 우도





우도의 해변, 우도





우도의 해변, 우도




구름을 비집고 스며든 햇살에 반짝이는 우도 앞바다는 '에메랄드' 빛으로 빛납니다.

아~하는 가벼운 탄성만이 입을 떠나 허공을 맴돕니다.

진정한 제주의, 우도의 바다빛깔...

그렇습니다...이것이 진정한 제주 우도의 바다빛입니다.

개인적으로 세계의 참 많은, 그리고 다양한 해변휴양지나 리조트들을 가 봤더랍니다.

하지만 제주의 바다색은 어디에도 '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무암의 짙은 색과 어울려 더욱 '그윽하고 깊은 맛'이 있는 제주 우도의 바다색입니다.

비록 넘어지긴 했지만, 그리고 무릎이 아직까지 아프기는 하지만...그래도 이제라도 보여줘서 고맙네, 우도 친구~!!!





우도의 해변, 우도





우도의 해변, 우도




거센바람과 바다로부터 날아오는 물방울폭탄은 여전하지만 카메라를 잠시 내려놓고 멍~하니 아름다운 우도해변을 쳐다봅니다.

희한하게 뒤로 밀리지 않음을 경험합니다.

'타이밍 참 묘하네...사진 찍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서 있으니 바다도 협조하는 것인가...?'

구름은 빠르게 이동하고...바람도 빠르게 이동하고...물방울 폭탄도 빠르게 휙휙 날아 다니고...
오로지 엉성한 여행자만 천천히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면서 바다로부터 '등'을 돌립니다.

바람은 거셌지만 너무도 아름다웠던 우도해변의 에메랄드 빛을 머리속에 꾹꾹 눌러 담으면서 말입니다.





우도의 해변, 우도





우도의 해변, 우도




'휘이익...웅웅웅....휘이익...웅웅웅...'

아...알았어...친구...밀지마...밀지 말라구~~~

단, 돌아가는 발걸음은 여전히 우사인 볼트보다 빠른 속도로...그렇게...그렇게...

안다의 우도여행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우도의 해변, 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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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와우 바람 장난아닌데요 ㅎ 아프셨을듯..ㅡㅡ;

    날씨 좋을 때 산책하면 딱 좋을 풍경입니다.^^

    2011.01.07 00: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에헴~ 저의 뒷모습에도 초상권이 있다는걸 잠시 잊으신듯 합니당~
    안다님의 사진 정말 멋지네요~ 어떻게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담아온 사진은
    이리도 다를 수가 있는지요. 우도의 하늘이 저리 아름답다굽쇼?

    2011.01.07 00: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전 따뜻한 봄에 가보고 싶네요..ㅎㅎ

    2011.01.07 02: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와...바다를 찍은건 꼭 외국같은 분위기를 풍기네요
    저곳에서 일주일만...아니 이틀만 쉬어봤으면 ㅎㅎㅎ

    2011.01.07 08: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검푸른 바다와 주변 풍경이 너무 잘담긴거같아요~
    잘 구경하고 갑니다 ^^

    2011.01.07 09:59 [ ADDR : EDIT/ DEL : REPLY ]
  7. 어랏..
    내 댓글이 없어져버린듯..ㅡㅡ
    엉성한여행자 안다님의 바람의 힘은 강하다는걸 우도에서
    많이 느끼신듯...ㅎㅎ
    즐겁게(?) 읽고갑니다

    2011.01.07 10:02 [ ADDR : EDIT/ DEL : REPLY ]
  8. 너무나 멋진 우도네요.
    바람이 나한테로 불어올것같은 생생한 글과 아름다운 사진 잘보고 갑니다....^^

    2011.01.07 10:11 [ ADDR : EDIT/ DEL : REPLY ]
  9. 돌담

    아직 가보지 못한 우도
    바닷가의 거친 아름다움을 진하게 느낄수 있는 곳이군요..^^

    2011.01.07 10:21 [ ADDR : EDIT/ DEL : REPLY ]
  10. 안다님의 노고와 광활한 우도의 풍광에 행복해집니다.
    추운 날~ 건강에도 유의 하시길~~~!

    2011.01.07 12:57 [ ADDR : EDIT/ DEL : REPLY ]
  11. 그냥 보기에는 정말 잠잠할 것 같은데
    바람이 장난아니었군요!
    그래도 사진은 정말 멋있습니당^^

    2011.01.07 14:03 [ ADDR : EDIT/ DEL : REPLY ]
  12. 투명한 바다에 발담그지 못 해 아쉽겠지만
    겨울의 제주도 정말 매력있어요.

    2011.01.07 14: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날은 춥고 바람은 세차게 불어대지만
    햇살은 따사로워 보이고
    하늘 또한 눈이 부시게 파아랗습니다.
    역시 제주군요~!

    2011.01.07 17: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보기만 해도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것 같습니다. 덕분에 좀 쉬었다 가네요. 감사합니다.

    2011.01.07 18: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한 여름 혼자 걸었던 우도가 생각납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바람이었겠지만요.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우도~ 또 가고 싶어집니다.

    2011.01.07 19: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바람부는 제주도 바다도 하늘도 바위도 그냥 그림이네요
    수고많으셨습니다 ㅎㅎ

    2011.01.07 20: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우와 진심 최고로멋집니다
    리뷰쟁이가 사는 베트남에는 왜 이렇게 멋진해변이없을가요 ㅠㅠ
    무슨..전부 외국인광광지라 쓰래기천국이랍니다

    2011.01.07 22: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어릴적 우도에서 놀았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산호가 참 많이있어는데...

    2011.01.08 07: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비밀댓글입니다

    2011.01.08 20:16 [ ADDR : EDIT/ DEL : REPLY ]
  20. 여행에서 돌아 온 지 얼마 안되었는데 - 이 사진들을 보자니 또 훌쩍 떠나고 싶습니다...;;; ㅎ

    2011.01.08 21: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우도는 여전히 춥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그리울정도로요~~~*^^*

    2011.01.12 16:21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