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궁궐이야기2010.11.17 08:30



명성황후의 숨결을 느껴본 가슴 아픈 역사현장, 경복궁의 건청궁.

경복궁 안에는 또 하나의 궁궐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건청궁 (乾淸宮).

건청궁은 경복궁의 중건이 마무리 된 1873년,
고종황제가 자신의 내탕금(왕의 사비)을 들여 짓기 시작하여,
1884년부터 을미사변이 일어난 1895년까지 꼭 10년 동안 기거하면서 정사를 돌본 '궁궐속의 궁궐' 입니다.

처음 건청궁의 건축 당시 고종은 신하들 몰래 은밀히 '건청궁의 조성' 을 지시하였고,
후에 이를 안 '신하들의 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결국은 완공을 이루어냈습니다.

당시 신하들의 반대이유는 '낭비와 사치' 입니다.
무리하게 새로운 화폐인 당백전을 발행하고 국가의 경제가 흔들리는 것까지 감수하며 기껏 중건한 경복궁입니다.

그런 가운데 '왕'이 새로운 궁궐을-비록 자신의 사비를 들여서지만-짓겠다고 나서니
신하들의 불만과 반대는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러나 고종에게도 고집스럽게 건청궁을 지어야만 하는 이유와 목적이 있었던 듯 합니다.
그 가운데는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정치노선의 의지표명'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건청궁, 경복궁, 서울



1873년은 오랜세월동안 '섭정'을 받아 오던 고종이 자신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으로부터 
'통치의 자유와 정치적인 독립'을 천명한 해입니다.

그런 '친정체제로의 전환'을 표명한 고종에게는,
그것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낼 '어떤 것이나 계기'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하들의 반대나 역사적 '대역사'인 경복궁의 중건을 무릅쓰고 
밀어부친 건청궁의 조성이 그 '어떤 목적'에 연결지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만일...(물론 역사에서 만일이라는 전제는 '의미없는' 일입니다만...)
고종이 건청궁을 조성하지 않았다면...만일 그랬다면...

이곳 건청궁은 '비운의 장소'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았을 것입니다.
가슴 아픈 장소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조선의 국모'가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치욕과 울분'의 현장이 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은 방문할때마다 항상 '비분강개'로 몸서리 쳐지는 경복궁내에 위치한 '건청궁'을 여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안전벨트 대신, 두 주먹 불끈 쥐고 경복궁으로 출발~~~





곤녕합, 건청궁, 서울





건청궁, 경복궁, 서울



반영과 단풍이 아름다운 '향원정'의 뒤편에 자리잡고 있는 '건청궁' 으로 들어가 봅니다.
건청궁이라고 쓰여진 현판이 걸린 문을 지나 처음 들린 곳은 '곤녕합' 이라는 건물입니다.

옥호루와 침실, 그리고 대청마루등으로 이루어진 이 곤녕합은 조선의 국모였던 '명성황후'가 머물던 건물입니다.

가볍게 목례하고 우선 사진으로 곤녕합과 관계된 요모조모를 담아봅니다.
'찰칵~찰칵...찰칵~찰칵...'





곤녕합의 부속건물, 건청궁, 서울





곤녕합의 부속건물, 건청궁, 서울





곤녕합, 건청궁, 서울



'오...여기 궁 맞아?'
사진을 찍으면서 바라 본 건청궁 곤녕합의 이모저모는 마치 일반 사대부 집같이 수수한 외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궁궐마다 예사로 보이는 단청이 없습니다.
사랑채와 안채,부속건물들을 가지고 있는 형태나 양식이 궁궐의 '그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렇습니다.
건청궁은 왕의 사비로 지은 것부터, 생긴 모양새까지 '화려하고 위엄있는'궁궐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당시의 양반집들과 더욱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단, 99칸인 일반 양반집들과는 다르게 250칸의 넓은 크기를 자랑하지만 말입니다...





곤녕합의 후면, 건청궁, 서울





곤녕합, 건청궁, 서울



곤녕합의 수수하고 단정한 외관을 아무런 의미없이 본다면 그저 '편안하고 단아한'느낌만을 받았을 겁니다.

그러나......
언제나 느낌은 처연하고 아련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부르르...부르르...' 치가 떨려옴도 경험합니다. 

이곳 곤녕합에서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 의해 무참하게 시해되었기 때문입니다.

곤녕합의 어디에서 시해되었는가...는 '설'이 분분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옥호루', '곤녕합에서 장안당으로 이어지는 통로', '곤녕합의 마당' 중의 한곳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옥호루' 가 가장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는 장소입니다만......





곤녕합의 처마와 옥호루 현판, 건청궁, 경복궁





옥호루, 건청궁, 경복궁



곤녕합의 부속건물 난간에 걸터앉아 눈을 감고 1895년,
그러니까 을미사변이 있던 그날밤을 잠시 생각해 봅니다.

직접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오감과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잡히기 전 '변복'까지 하며 피해다닐때의,
그밤의 두려움과 공포를 함께 느껴봅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붙들려서 무뢰배들에게 칼로 난도 당하고,
향원정에서 뼈까지 불태워지는 모습을 '아픈 마음으로' 그려 봅니다......

'부르르 부르르...부들부들, 부르르 부르르...부들부들...'

가슴 속 저 밑바닥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옵니다.

주먹은 절로 꽈~악 쥐어집니다.

'나쁜 놈들...못된 녀석들...남자도 아닌 녀석들...
무사의 기본도 안된 것들...가만두고 싶지 않은 놈들~!!!'


주먹은 콱~! 욕설은 꽥~!





건청궁, 경복궁, 서울





건청궁, 경복궁, 서울



분노를 진정시키기 위해 감은 눈을 뜨지 않습니다.

코끝을 '훅~'하고 스치는 바람 사이로 명성황후의 다급한 숨결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녀 특유의' 당당하고 스케일 큰 숨결도 느껴집니다.

'좀 더 사셨다면...우리 나라가 어떻게 변했을까요?
황후마마는 또 어떤 정책들로 개혁과 변혁을 시도하려 하셨을까요?
그리고......'

'말이 없는 죽은 자'에게 부질없는 일임을 알면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질문들이 명성황후에게 보내집니다.

'......'
역시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대신 그녀의 숨결같은 바람만이 '휘이이~잉' 낮은 소리를 내며 엉성한 여행자의 뺨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건청궁, 경복궁, 서울





건청궁, 경복궁, 서울



툭, 툭...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곤녕합의 뒤편으로 돌아갑니다.

언제나 이렇습니다...개운치 않은 느낌...!!!
건청궁을 여행할때면 언제나 이런 분노와 안쓰러움, 안타까움이 다양하게 혼합된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마음속에 피어 오르는 감정들을 묻어 두고,
다시 한번 사대부집 같은 건청궁의 외관에 집중해 봅니다.





건청궁, 경복궁, 서울





건청궁, 경복궁, 서울





건청궁, 경복궁, 서울



명성황후를 그리도 잔인하게 시해한 것을 감추고 싶었던지 1907년 일제에 의해 강제로 철거되었던 건청궁입니다.

그리고 100년만인 2007년에 복원된 건청궁입니다.

'진작 좀 복원하지...그동안 뭘했누?...!!!'

이렇게 복원이 되어서 방문해 거닐고 사진도 찍고 명성황후의 숨결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어쨌든 복원이 너무 늦었음~!!! 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이런 역사적 장소가 100년만에~! 복원된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장안당과 추수부용루, 건청궁, 경복궁





장안당의 어좌, 건청궁, 경복궁



고종황제가 머물렀던 장안당에 도착해서 건물의 모습들을 역시 사진으로 남겨봅니다.

'찰칵...찰칵...'

한가하거나 머리 아플때, 장안당의 누각인 추수부용루에 서서 바깥의 향원정을 말없이 보고 있었을 고종......

신하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의 돈으로 어렵사리 지은 이 건청궁에서 아내를 잃은 후,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하긴 고종도 을미사변 당일,
명성황후보다 앞서 일본 낭인들에게 붙잡혀 그들의 칼 아래서 두려움에 떨며
아들인 황세자가 칼등에 맞아 기절까지 하는 수치를 감내하는 무기력함을 감당해야 했지만 말입니다. 

'아...안돼...연민과 가슴 아픈 생각은 이제 그만...!!!'

다시 한번 가슴 아픈 상상과 무의식적으로 연민에 빠져드는 마음에 알람을 울립니다.

'아...정말 안돼...더 생각하다간...'

그렇습니다...
명성황후와 힘없는 황제 고종과 당시 너무도 힘없었던 우리나라를 생각하니
부끄럽게도 눈물이 곧 떨어질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가을이 사람을 더욱 센치하게 만들어...!!!

애써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참으며, 
입밖으로 격하게 분출되려는, 일제의 만행에 대한 거친 욕 100단콤보를 억누르며,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말아야한다...'고 다짐하며~

엉성한 여행자는 그렇게 건청궁을 뒤로 하고 서둘러 걸음을 옮깁니다.

안다의 여행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건청궁, 경복궁, 서울





건청궁, 경복궁,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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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궁궐의 품결이 인터넷에서 생생히 느껴집니다.

    즐거운 밤 되세요...^^

    2010.11.17 18: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아무생각 없이 둘러본 곳인데
    이런 곳이었군요.ㅡ,ㅡ
    마음이 아프네요 ..

    2010.11.17 19: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아무생각 없이 둘러본 곳인데
    이런 곳이었군요.ㅡ,ㅡ
    마음이 아프네요 ..

    2010.11.17 19: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내일 삼청동에 가게 되었는데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경복궁도 들러보고 싶습니다.
    한옥은 정말 너무 아름답습니다. 좋은 사진과 글 잘 보고 갑니다. ^^

    2010.11.17 20: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아픈 역사를 갖인 건천궁이로군요..
    덕분에 잘 보고갑니다..^^

    2010.11.17 21: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두번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지만,
    결코 잊어서도 안 될 일이지요.
    오랜 시간전 저 장소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경건해집니다.

    2010.11.17 22:44 [ ADDR : EDIT/ DEL : REPLY ]
  8. 참 안타깝고도 역사적인 장소인데... 교육의 장소로도 잘 보존했으면 합니다.
    다시는 비극적인 역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말이지요.

    2010.11.17 23: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가슴 아픈 장소이군요.
    이야기를 모른 채 보았더라면 그저 수수한 궁궐이라 생각했겠건만..
    역시 얽힌 이야기를 알아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을미사변이라는 이름만 떠올려도 분하네요. 에휴..
    앞으로의 우리 역사에 깊이 간직하고 교훈으로 삼아야할 일인 듯 합니다.

    2010.11.18 03: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지금은 마냥 평화롭고 아름답기만 하거늘...
    아픈 역사가 저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네요 ㅜㅜ

    2010.11.18 03: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정말이지 어쩔수 없이 좋아지지 않는 나라가 일본입니다.
    그냥 싫습니다. 아니죠..충분한 이유로 싫은거죠..ㅠㅠ

    2010.11.18 11: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어렸을때부터 저런 건물에서 살아보고 싶었는데.. ㅜㅜ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2010.11.18 13: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생각만해도.. 열받는 일이지요..
    경복궁.. 광화문 부근만 얼쩡거리지 말고..
    건청궁에서 역사의 흔적을 느껴봐야겠습니다..

    2010.11.18 14: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뮤지컬 명성황후 할때가 생각나네요... ㅎㅎㅎ
    마지막 장면에서 백성이여 일어나라라는 곡을 부르며 매일같이 눈물을 흘렸었는데..
    정작 가까이에 있는 그 역사의 장소는 가보지도 않았다는 것이 부끄러워지는 순간 입니다...ㅠㅠ
    독갑주사를 맞았더니 헤롱헤롱~ 정신이 없네요~*^^*
    안다님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도 행복하시기를....ㅎㅎㅎ

    2010.11.18 14:41 [ ADDR : EDIT/ DEL : REPLY ]
  15. 일본 앞잡이의 후손들이 버젓이 살고 있는 2010년 한국의 모습입니다

    2010.11.18 14: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873년)지어졌어졌는데 바로 앞에는 큰 연못을 파고 연못 가운데 정자를 꾸며 이름을 향원지라고 하였다. 건청궁의 건축 양식은 궁궐의 침전 양식과는 달리 양반 가옥 살림집을 응용하여 사랑채,안채,부속 건물,행

    2010.11.18 16:32 [ ADDR : EDIT/ DEL : REPLY ]
  17. 그저께는 제가 어제는 안다님이 결석이시군요. ㅎㅎ
    무슨 일이 있으신 건 아니죠? ^^

    2010.11.19 00: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쌍비모녀

    아...ㅠ
    잘보구가요..
    언제 주말에 날 잡아서 칭구랑 가봐야겠어요...

    2010.12.02 09:19 [ ADDR : EDIT/ DEL : REPLY ]
  19. 사진을 참 잘 찍으시네요. 구도가 참 마음에 들어요.

    2010.12.09 00: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안녕하세요~호프플레너님^^
      과찬에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2010.12.09 00:19 신고 [ ADDR : EDIT/ DEL ]
  20. hyeonjun

    그렇습니다. "황국" "신민국" "제국"이라고 각종 거창한 수식어를 붙였던 일본..결국 오늘날엔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고종황제 독살, 종군위안부, 조선 도공 강제 징용과 조선청년 일본 군대 강제 징용과 조선 불법 통치와 조선 행궁 및 5대 궁궐 훼철 및 불법 이건 사건 100여년전의 사건으로 인해 오늘날 쓰나미와 지진이라는 하늘의 징벌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더 처절해져야 정신 차릴 일본이지만 이제라도 우리 후손들이 거센 징벌의 손을 들고 일어나 일본을 단죄하고 역사에 대한 진정어린 사죄를 받아내야 하며 건천궁을 후손들에게 잘 관리하고 깨끗이 물려주어 바른 역사관과 일에 대한 증오감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2011.05.26 14:41 [ ADDR : EDIT/ DEL : REPLY ]
  21. 비밀댓글입니다

    2012.01.05 17:53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