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궁궐이야기2010.11.05 08:30


꼼꼼하게 여행해 보는 조선왕궁.

한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목적을 가지고 연재 포스팅 해왔던 조선왕궁...
그러나 바쁜 일상에 다리까지 다치는 등,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일들이 많아 연재는 커녕 블로그에 포스팅 자체를 할 수 없었던 10월 이었습니다.

무릎이 굽혀지지 않아서 책상 앞에 앉는 것이 불가할 정도의 다리가 어느 정도 회복이 된 지금,
미처 끝마치지 못한 조선왕궁의 나머지 이야기들을 틈틈이 정리하도록 해 보겠습니다.
(물론 얼마 남지는 않았습니다만...)

조선왕궁을 여행할 때, 우리는 대부분 입구에서 방문한 왕궁에 관한 간략한 설명이 있는 팸플릿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왕궁을 조금 걷다보면...
그 건물이 그 건물 같은 느낌을 받고 쉽게 무료해지면서 받아 든 팸플릿은 가방이나 혹은 주머니 안에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루해...재미없어...마음 한켠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말입니다.

특히 사진만을 목적으로 방문했거나,
각 전각의 제반지식은 전혀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외형적인 '미 만을 추구하는 여행자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더더욱 왕궁의 팸플릿에는 손이 가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선왕궁을 방문했다면 팸플릿 만이라도 꼼꼼히 읽어가면서 여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꼼꼼하게 알고, 그 앎이 바탕이 된 상태에서 여행해보는 조선왕궁은 그렇지 않은 경우와는 전혀 다른 감상결과가 도출 될 것입니다.

오늘은 서울에 소재하고 있는 조선왕궁의 전각들 중,
자주 스쳐가는 데에만 그치는 '두곳'을 잠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말씀 드리는 바입니다만,
여행기를 읽기 앞서, 두눈은 편하게, 마음은 넉넉하게...
그리고 마우스는 부드럽게 잡으시고~~~출발!!!



창경궁의 중심공간, 내전영역




통명전, 창경궁, 서울



창경궁은 예전에 포스팅한 바와 같이 성종임금이 왕실의 웃어른,
특히 할머니, 어머니, 작은 어머니 등 세분의 대비를 편하게 모시고자 지은 궁궐이기 때문에
국가의 정치행위가 펼쳐지는 외전영역보다 왕실여성들의 생활공간인 '내전영역'이 더 발달된 궁궐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창경궁에서 정전인 '명정전'주위와
좋은 사진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넓은 연못인 '춘당지'를 우선적으로 신경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창경궁의 중심은 구중궁궐인 내전입니다.
그러므로 전각 하나하나를 꼼꼼히 알고 보도록 합니다~!!!





함인정, 창경궁, 서울




창경궁의 정전인 명정전의 뒤로 돌아가서 만나는 내전영역의 전각 중 제일 먼저 여행자를 반기는 것은 함인정입니다.

본래는 이 자리에 성종때 지은 인양전이라는 건물이 있었습니다만 임진왜란때 소실된 후,
인조 11년 '함인당' 이라는 건물을 이건하여 함인정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정면3칸, 측면3칸의 단층 팔작기와집으로 겹처마...라는 어려울 수 있는 건축용어는 뒤로 하기로 합니다.
단, 이 함인정에서 과거 영조가 문무과거 급제자들을 친히 접견하였던 것은 기억해 두기로 합니다.




경춘전, 창경궁, 서울





'응애...응애...응애...'
그리고......
'폐하~감축 드리옵니다...대를 이을 애기씨가 무탈하게 나셨사옵니다...'

함인정에서 진행방향으로 좌측에 보이는 전각인 '경춘전'을 보고 있노라면 이러한 음성들이 흔적으로 남아 허공을 떠도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유는 이 경춘전에서 조선의 개혁군주이자 성군이었던 '정조'와
잠시 뒤에 살펴보겠지만
한 남성이 한 여성을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던 '헌종'이 태어났습니다.

또한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가 이 경춘전에서 세상과 작별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떻습니까...'응애 응애...'하며 세상과 인사하는 정조와 헌종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으십니까?
아니라면...죄...죄송합니다...;;;





통명전, 창경궁, 서울





통명전, 창경궁, 서울





통명전의 실내, 창경궁, 서울



왕비의 침전이었던 통명전은 내전영역의 가장 핵심공간으로 규모도 '큰'편입니다.

이 통명전을 중심으로 대비, 세자빈, 후궁들의 처소로 쓰였던 여러 전각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러나 통명전 주변의 이러한 전각들보다 더욱 여행자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통명전의 연지와 둥근샘, 창경궁, 서울





통명전의 연지, 창경궁, 서울





통명전의 연지, 창경궁, 서울




통명전 옆에 돌난간을 두른 네모난 연지와 둥근샘입니다.

외부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던 당시의 궁궐여성이 이 연지와 둥근샘을 보면서 '잠시나마' 느껴보았을 자유로움과 자연의 신비를
여행자도 함께 느껴봅니다.
마치 다른 궁궐 내전의 후원과도 같은 역할을 했을 '이곳'을 바라보면서 말입니다.





통명전, 창경궁, 서울



통명전은 창경궁 창건때부터 세워졌습니다만,
임진왜란때 소실 되고 다시 재건 된 건물이 이괄의 난과 정조때의 화재로 손상을 입었습니다.

순조 34년 중건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통명전...
이번에는 그 우측에 위치한 전각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양화당, 창경궁, 서울



병자호란 후 남한산성으로 피신하였던 인조가 환궁하면서 잠시 거처한 적이 있던 양화당입니다.
고종 15년에는 이곳 양화당에서 철종임금의 비인 철인왕후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현판의 양화당...이라는 글씨는 순조가 친히 쓴 글씨입니다.

보통의 평범한 여행자인 우리는 이 정도로 알기로 하고, 다시 걸음은 우측으로~~~!!!





영춘헌과 집복헌, 창경궁, 서울



다시 한번 '응애..응애..'하는 소리가 들리는 이 곳은 영춘헌과 집복헌이라는 전각입니다.

영춘헌의 서쪽전각인 집복헌은 '정조' 임금과 관계되어 있습니다.
바로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와 아들인 순조가 이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정상적이었다면 정조의 선왕이 되었을 사도세자...

그러고보면 사도세자에게 창경궁은 생사가 함께 이루어진 궁궐이었습니다.
이곳 집복헌에서 태어나고 외전영역에 있는 문정전에서 뒤주에 갇혀 죽었으니 말입니다.





창경궁의 내전, 창경궁, 서울




집복헌에서는 또한 순조의 돌잔치, 관례(성년의식), 책례(책봉의 의식)등이 모두 이루어졌습니다.

정조만이 아닌 순조와도 밀접한 집복헌에서 다시 한번 창경궁의 내전영역을 바라봅니다.

그런 후 문득 드는 생각은 내전영역에 건물들이 너무 가깝게 몰려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비와 후궁들의 처소가 가까우니 장희빈과 인현왕후같은 '희대의 라이벌'도 생긴 것...이라고 혼자만의 결론을 내린 후,
생과사가 교차했던, 또한 궁궐여인들의 파워가 유독 강했던 창경궁의 내전영역의 여행을 마무리 지어 봅니다.



한 남성이 한 여성을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은 창덕궁의 낙선재




낙선재, 창덕궁, 서울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에 위치하고 있는 낙선재는 사실 창덕궁의 메인동선과는 '조금'은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넓은 창덕궁을-비원까지 포함한다면-여행하다보면 자칫 놓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이 귀찮음이나 피로함에서 오는 의식적인 회피든지, 모르고 지나쳐서든지 어쨌든...-

그러나 창덕궁을 방문했다면 '조금' 힘들더라도 낙선재는 꼭 들려보기로 합니다.

낙선재는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헌종임금이 -창경궁의 경춘궁에서 태어난-
 자신의 후궁인 경빈김씨를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은 일반 사대부집 같은 모습의 전각입니다.





낙선재 전각의 굴뚝, 창덕궁, 서울



그러고보면 참 유별난 사랑입니다.
아내자랑은 팔불출...이라는 유교적 사고방식이 지배하는 국가의 통치권자가,
한 여인을 아끼는 마음을 표현하여 둘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했으니 말입니다.

어쨌든 이 곳 낙선재가 완공된 후에는, 자신의 사랑 경빈김씨만큼 헌종은 이곳이 좋았나 봅니다.
외전 뒤편의 개인공간을 마다하고 이곳 낙선재에서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한 것을 보면 말입니다.




수강재, 창덕궁, 서울





석복헌, 창덕궁, 서울



낙선재는 사실 수강재와 석복헌 이라는 전각들과 하나로 어우러진 건물입니다.
즉, 낙선재, 수강재, 석복헌 이라는 각각의 건물들을 하나로 통칭해서 낙선재로 단일화해 부릅니다.

이러한 낙선재는 헌종의 러브스토리 외에 조선왕조 말기의 주요인물들이 거쳐간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수강재는 소설로도 출간되어 유명해진 고종의 막내딸 덕혜옹주가 생활을 한 곳입니다.
석복헌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왕비인 순정효왕후(윤왕후)가 1966년까지 기거하였습니다.
그리고 낙선재는 고종의 아들이자 한말의 마지막 황태자였던 영친왕의 비인 이방자여사가 1989년까지 생활을 영위하였습니다.





낙선재의 담, 창덕궁, 서울





낙선재의 담과 벽돌, 창덕궁, 서울



그러고보면 왕실가족의 애환이 구석구석 담겨있는 낙선재입니다.

눈으로 보이는 멋진 풍경과 건물을 여행하는 것도 좋지만,
여기저기 깊숙히 '사연이 담겨있는 여행지'는 반드시 가봐야 한다...는 생각을 언제나 합니다.

그것이 특히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관계된 곳이라면...
아픔과 좌절과 한이 배어 있는 곳이라면 더더욱......

사랑으로 시작해 한으로 마무리 된 창덕궁의 낙선재가 앞으로는 아픔이 없는 즐거움의 역사만을 갖기를 속으로 깊이깊이 바랍니다.

또한 여행자가 조선왕궁을 여행하면서,
구석구석까지 놓치지 않고 꼼꼼히 여행할수 있기를...역시 희망해 봅니다.

지붕과 담의 구성과 장식이 너무도 멋지게 조화를 이룬 낙선재를 사진으로 담으면서 엉성한 여행자는 그렇게 말입니다...

안다의 국내여행기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낙선재, 창덕궁,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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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비밀댓글입니다

    2010.11.05 16:24 [ ADDR : EDIT/ DEL : REPLY ]
  3. ㅎㅎㅎ 포토베스트 축하드려요.
    꼼꼼한 조선왕궁 잘 보고가요.
    진짜 딸내미 데리고 함 가볼까?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저도 제대로 둘러본일이 없는 것 같네요.
    학창시절 단체로 가서 쓱 훑어본게 전부?
    겨울에는 힘들것 같고 날 따뜻한 봄이 오면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가볼까봐요 ^^

    2010.11.05 16: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말씀대로 통명전부터 낙선재 담벼락까지 꼼꼼하게 잘 보았습니다.^^

    2010.11.05 17: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날가갈듯히 날개를 편 기와를 얹은 첫사진에 우선 마음을 빼앗깁니다.
    정사각형의 그냥 무늬인데도 창호지의 은은함과 함께 건물을 둘러산 창과 창살들의 소박함이
    너무 아름답고 고고해 보이네요 ~
    우리의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이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주말 즐거우시면 좋겠습니다 :)

    2010.11.05 18:27 [ ADDR : EDIT/ DEL : REPLY ]
  6. 오늘서울대병원에가면서 창경궁들리고싶단생각이들더라구요,
    카메라도없엇지만..
    내어린시절추억의장소라 문득 많은생각을 했습니다.

    2010.11.05 19: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저야 홍콩에 있으니 홍콩여행책자를 내는게 꿈이지만
    안다님이야 말로 사진과 함께 하는 여행책자를 내시면 좋겠어요.

    2010.11.05 20: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담이 참 운치있게 만들어져 있네요..^^
    덕분에 아름다운 낙선재 잘 보고갑니다..^^

    2010.11.05 21: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정말~스윽 지나칠만도 한데 아주 섬세하고 꼼꼼하게 보시는것 같아요~
    덕분에 같은곳인데도 전혀 다른곳 처럼 느껴지곤 한답니다.
    오늘 일본인 친구 부부 이야기로 이어질지 알았는데....
    편안한 저녁 시간 되시길 바래요~^^

    2010.11.05 21: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창경궁도 창덕궁도 아름다운 역사적 장소인데 전 못가봤어요 ,, -.-

    언제부터인지 한국의 전통 가옥들이 눈에 들어 오더군요..
    가만히 구석 구석을 보면 다 뜻이 있고 잘 지어졌구나 그런 생각이...
    기와도 문양이 너무 예쁘구요 ,,
    안다님 덕분에 한국에 들어가면 가 볼 곳 참 많습니다 ,, ^^

    2010.11.05 23:24 [ ADDR : EDIT/ DEL : REPLY ]
  11. 너무 멋있습니다. 책에 보니 원래의 궁전에 비하면 지금의 궁전은 별 볼일이 없는 상태라고 하던데. 이달 중순 창덩궁 예약을 했는데 날씨가 좋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010.11.05 23: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실제로 제가 조선왕궁에 왔다간 느낌입니다^^

    2010.11.06 00: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우리 남편은 당췌 뭐하는겨~~ 나를 위해 초가집이라도 짓고 있어야 하는거 아닌감유???

    2010.11.06 00: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정말 멋스럽고 아름답네여

    2010.11.06 00:49 [ ADDR : EDIT/ DEL : REPLY ]
  15. 정말 서울에 조선왕궁이 있어서 좋은것 같아요..
    게다가 단풍질때 더욱 멋있잖아요..
    오랫만에 답방했습니다.
    즐거운 가을날 보내세요~~

    2010.11.06 08: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이제야 다시 안다님의 왕궁이야기가 시작되었네요.
    학교 다닐 때 정말 국사가 싫었는데 안다님의 글을 보면
    역사 공부가 절로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다리 괜찮으시면
    한 잔 하셔야죠 ㅎㅎㅎ

    2010.11.06 10: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전 암만찍어도 저렇게 아름답게 안나오던데.ㅠㅠ 멋집니다.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멋진주말되세요^^

    2010.11.06 11: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작정하고 서울가서 한번 봐야겟어요.
    이렇게 우아하고 훌륭한 문화재가 있음을 최근에야 덕분에
    깨닫는답니다.

    2010.11.06 17: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아.. 멋지군요.. 역시 안다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안다님은.. 뭐든지..다 멋지게 담으실 것 같아요^^..

    2010.11.07 06: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며칠 동안 한중록을 읽어서 그런지 창경궁에 색다른 느낌이 드네요.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영조와 정조.. 그 이야기가 다시 되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으음, 가까운 서울인데도 나들이 한번 갈 마음의 여유는 왜 이리도 안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꼭 가보아야겠습니다 ^^

    2010.11.07 17: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처음 놀러왔습니다.
    대만족입니다. 상세한 설명과 여행팁이 가득하군요.
    앞으로 자주 놀러오겠습니다.
    훌쩍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네요~~!!^^
    이번주 잘 보내세요^^

    2010.11.15 09:4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