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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iland/깐짜나부리

태국 여행기 #17 - 죽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깐짜나부리




태국의 깐짜나부리 (Kanchanaburi).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자연환경으로 인해,
많은 여행자들의 발길이 향하는 곳.

방콕에서 불과 130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편리한 접근성으로 인해,
깐차나부리는 '역사유적도시' 아유타야와 더불어,
방콕에서 출발하는 '당일 투어'의 대표 여행지로 꼽히고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깐짜나부리에서
'하루'라는 시간은 많이 짧습니다.

아름다운 강과 산이 빚어놓은 여러개의 국립공원,
세계 제 2차 대전과 관계된 여러 흔적들로부터 전해져 오는
많은 메시지들을 음미하고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며칠'의 시간도
모자란 곳이 깐짜나부리입니다.

자연과 시간과 인간의 삶이 어울린 아름다운 여행지 '깐차나부리'...

너무 무겁지 않은, 그러나 너무 가볍지만은 않은 마음과 발걸음으로 
지금부터 들려보기로 합니다.





Kanchanaburi, Thailand





Kanchanaburi, Thailnad




칸짜나부리를 방문해서 제일 먼저 들린 곳이 '연합군묘지' 입니다.

깐짜나부리 여행에서 '2차대전'은 뗄레야 뗄 수가 없습니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다보면,
'동맹군'으로 참전했던 '일본'의 덕에,
'싸움과는 무관할 수 있었던' 이 지역의 곳곳에서
아프게 남은 전쟁의 상흔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깐짜나부리는 태국내에서도 전쟁의 아픈 상처를
많이 간직하고 있는 곳 입니다.

말없이 타국땅에서 누워있는 연합군들...
그들에게 제일 먼저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깐짜나부리를 여행하면서 가져야 할 예의일 듯 싶었습니다.

일렬로 빽빽하게 늘어서 있는 무덤을 보며,
땀을 닦고 무릎을 꿇고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어 봅니다.

'연합군 묘지'의 잔디 사이로 돌아가는 스프링클러의
소리만이 들립니다.

"치익~치익~치익..."





Kanchanaburi, Thailand





Kanchanaburi, Thailand



25세...
같은 해, 같은 나이에
시차만 한달을 두고 '죽어간' 두 병사의 무덤앞에 앉습니다.

칸짜나부리의 연합군 묘지에서 잠들어 있는 병사들은
'전투'를 수행하다 이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포로'로 잡혀 고된 노역을 하다가 생을 마감한 것입니다.

몸쓸 전쟁이 남긴 씁쓸함을 맛보며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그 시절 하루 12시간 이상을 부실한 장비로,
산을 깎고 다리를 놓다가 죽었을 그들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나'로 대체시켜 봅니다.

눈을 감은 채로 생각은 이어집니다.

'으으으~'
몸서리를 치며 눈을 뜹니다.

'포로'라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하에서 이어지는 무지막지한 노역...

산과 강이 감싸고 있어 험준한 깐짜나부리에서
'보급로 확보'라는 명분하에 놓여진 철도는,
전쟁포로 6만명, 아시아 노동자 20 만명 중
11만 6천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치익,치익,치이익~"
여전히 스프링클러는 돌아갑니다...





Kanchanaburi, Thailand





Kanchanaburi, Thailand



이 연합군 묘지에는 그 당시 철도를 놓다가 사망한 전쟁포로중,
6,982 명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욕심'에서 빚어지는 것들 중,
가장 나쁜 것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 중,
가장 덩치가 크고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며,
때로는 여러 모습으로 포장되어 합리화 되는,
'비인간성의 극치'를 가진 행위가
바로 '전쟁'...이라는 생각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Kanchanaburi, Thailand



죽은자는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여행을 하다보면,
'과거, 우리보다 앞서 살다 간' 사람들이 말을 걸어 오는 경우를 종종 경험합니다.

'전쟁은 무슨일이 있어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 이라고,
이곳에서 잠들어 있는 '친구'들이 말을 해 줍니다.

지금은 , 누워서 편안하게 여행자들을 맞이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당시의 처절한 두려움과 무서움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 해 줍니다.





Kanchanaburi, Thailand





Kannchanaburi, Thailand




6천기가 넘는 이 무덤의 주인들이 들려주는 여러 얘기들을 듣느라 한참을 머무릅니다.

이제는 방문하는 여행자들을 통하여,
세월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낙(樂)' 이라고 얘기해 주는 친구도 있습니다.

아직도 어떤 곳에서는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싸움'들에 대해서 안타까워도 합니다...

"치익,치익,치이익"

무겁고 면목없고 미안한 마음에 해 줄 말이 없습니다...

그저 묵묵히 듣기만 합니다...

그러다가 간신히 입을 뗍니다...

"미안해...친구들...정말 미안해..."





Kanchanaburi, Thailand



돌아서는 면목없는 여행자에게 누워있는 '친구'들은 다시 한번 얘기를 건네줍니다.

"어이,친구 우리도 여행 하고 싶다구...껄껄
우리 몫까지 재미있는 여행하길 바래...껄껄
그러나 명심하라구~!
평화가 없으면 여행도, 아무것도 없는거라구~
그러니 다들 잘 지켜나가길 바래...껄껄껄...!"




Kanchanaburi, Thailand


'안다의 깐짜나부리 여행기'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베스트포토에 선정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Blogger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