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제주여행기2012.03.30 08:00

 

 

오묘한 맛의 세계에 반하다, 제주민속촌의 빙떡체험.

 

'섬'이라는 특성상 제주도는 육지에 비해 고유한 문화적코드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완전하게 '판이'한 형태는 아니다. 닮은 듯 다르다.  

이는 상당수가 육지로부터 넘어 와 제주도에 맞게 변형되고 토착화되어 발전되어 왔기 때문일 터.

그래서 처음엔 비록 낯설지만 깊이 알고 보면 쉽게 '납득이 되고',

그러면서 더욱 정들어 버리는 것이 제주의 문화다. 

 

음식 역시 그러한 제주의 성질을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요소인데,

그 대표적인 '예'가 빙떡이다.

오늘은 표선의 제주민속촌을 찾아 빙떡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비슷한 듯 다른' 제주도만의 오묘한 맛의 세계를 느껴 보기로 하자.

 

 

 

 

빙떡을 만들기 위해 불을 떼는 준비과정,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빙떡을 만들기 위한 준비과정,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빙떡은 제주도의 관혼상제에서 빠지지 않았던 향토음식이다.

그래서인지 '제주스러운 맛'을 꼽을 때면 항상 윗 자리를 차지하곤 한다.

하지만 일반 여행자들이 전통 그대로의 '빙떡 맛'을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빙떡 역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예전 방식의 빙떡을 체험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제주민속촌을 찾으니

장작으로 불을 지펴 가며 요리 준비가 한창이었다.

작은 상 위에는 단 두가지의 재료만이 '단촐하게' 놓인 채 그 '쓰임'을 기다리고 있었고...

 

 

 

 

채를 썰고 남은 무로 팬에 기름을 두르고 있는 모습,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팬이 달구어진 정도를 손으로 가늠하는 모습,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장작에 어느 정도 불이 붙자 준비된 무쇠 '팬'위로 기름을 두르기 시작했다. 

빙떡의 '속'은 무를 채 썰어 양념한 무나물로 채우는 데,

 기름을 바를 때 사용하는 무는 채를 썰고 남은 '동강'이라고 했다.

기름은 예전방식 그대로 '돼지기름'을 사용한다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무 로구만...'이라고 생각하면서

전통복장의 여성에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고 연신 사진을 찍었다.

 

 

 

 

팬이 달구어진 정도를 손으로 가늠하는 모습,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물과 메밀가루를 혼합한 액을 팬에 부어 메밀전병을 만드는 모습,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팬이 달구어 진 정도를 가늠하기 위해 뻗은 손을 보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손의 역할'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어릴 적 '김밥'을 싸고 계신 외할머니 옆에 앉아

(참고로 '이북 출신이신' 엉성한 여행자의 '외할머니표 김밥' 은

세상에서 가장 컸고 또 가장 맛있었다)

'음식 맛은 손으로 내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할머니...그럼 음식에 손을 넣는 거예요?...김밥에도??"

라는 질문에  "암...그렇지 그렇구 말구.손을 넣는 거란다" 라는 대답이 돌아 왔었다.

지금은 '손이 곧 정성을 의미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당시 할머니의 표현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김밥을 먹을 때마다 

혹시 손이 들어 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거듭 확인하곤 했었다.

 

그렇다.

아무리 신선한 재료를 쓴다 해도, 제 아무리 유명한 요리사의 솜씨라고 해도

   결국엔 할머니의 '정성어린 손맛'을 이기지 못한다.

 

요리의 시작부터 별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손맛'으로 승부를 하는 듯한 '빙떡'의 조리과정을 보며 

같은 이유에서 기대감은 매우 커졌다...

 

 

 

 

무쇠 팬 위에서 국자를 빙빙 돌리고 있는 모습, 빙떡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이다,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메밀반죽이 익은 정도를 확인해 보는 모습,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물과 혼합되어 팬위에 부어진 메밀가루를 넓게 펴자

메밀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곧 사방으로 퍼졌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속도 역시 빨랐다. 

그 기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전병이 될 메밀반죽을 곧 태워버릴 듯 했다.

 

 

 


 <위의 손가락을 꾸~욱 한번 눌러주세요~대단히 감사합니다^^>

 

 

 

 

양념을 한 무나물을 전 안에 넣고 말고 있는 모습,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속을 채운 빙떡의 끝을 손으로 눌러주는 모습,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빙떡을 만드는 과정은 매우 간단하다.

불에 데워진 메밀전병의 속에 소금과 참기름, 그리고 파와 깨로 양념한

'무나물'을 채워 돌돌 말면 완성~!

 

언뜻 강원도 지방의 메밀전병과 비슷한 모양이다.

혹은 속을 꽉 채운 만두와도 모양새가 닮아 있고...

 

무쇠 팬 위에서 국자를 빙빙 돌려 만든다는 의미에서 빙떡이라고 부르지만

이처럼 메밀전병에 무나물을 넣어 감쌀 때의 모습이

'멍석을 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멍석떡'이라고도 한단다.

 

 

 

 

완성된 빙떡의 모습,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빙떡의 모습,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전병만 익으면 빙떡을 만드는 작업은 매우 빨리 끝난다,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방금 만들어진 빙떡 하나를 집어 맛을 보았다.

 

'......'

 

첫맛은 아리송했다. 맛의 내용을 정확히 표현하기가 힘들었다.

분명 메밀맛도 있고, 무나물 맛도 느껴졌다.

하지만 뭔가가 빠진 듯한 심심함에 공허한 느낌마저 들었다.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이 맛의 정체는???"

 

강렬한 화학 조미료에 길들여진 탓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또 하나를 집어 드는 사이,

소쿠리는 어느덧 빙떡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메밀이 익었는지 확인해 보는 모습,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메밀전병을 이용해 빙떡을 만들고 있는모습,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순식간에 소쿠리를 채우는 빙떡,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그러고보면 제주지방의 관혼상제에 빙떡이 빠지지 않는 이유를 알 듯도 하다. 

'팬'만 제대로 데워졌다면 빙떡 하나가 만들어지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아는 사람은 안다.

제주도의 관혼상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지...

그것은 대갓집,여염집의 구분이 없고, 이웃집이나 사돈의 팔촌집에 대한 구분 역시 없다.

그렇게 모여든 사람들의 '허전한 입'을 '빠른 속도'로 채워 주는 데 있어 

빙떡 만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빙떡은 제주도에 '딱' 알맞은 음식이다.

동시에 메밀의 차가운 성질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상성인 '무'를 '소'로 택한 지혜로움을 가지고 있는 합리적인 음식이다.

 

 

 

 

빙떡을 만들고 있는 모습,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두번째 집어들었던 빙떡을 입 속에서 우물거리는 동안에도

처음의 '밍밍한 느낌'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빙떡을 계속 '먹어봐야겠다'는 생각 또한 멈추지 않았다.

대단히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쯤에서 먹는 것을 그만 두고 싶지도 않았다.

 

'빙떡...정말 오묘한 매력이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빙떡이 '제주를 대표하는 향토요리'로 자리잡게 된 데는

이처럼 강하지 않은 맛이 지대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은은한 냄새가 결국에는 강렬한 향보다 지속성이 길듯...

빙떡이 가진 이런 류의 은근한 맛이

알고 보면 더욱 치명적인 중독성을 가진 법이니까...  

 안다의 별볼일 있는 여행이야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빙떡만큼 제주스러운 음식이 또 있을까?, 제주민속촌, 표선, 제주도

 

 

 

제주민속촌에서는 빙떡을 만드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표선,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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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빙떡을 만드는 방법이 예술입니다
    서울은 매우 흐려요. 주말을 멋지게 보내세요~

    2012.03.30 14: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고향에서 무쟈가 많이 먹었던 빙떡.... 그립습니다.

    2012.03.30 14: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식당에서 맛보라고 빙떡이 나오긴했는데요..
    그것도 맛있었어요..
    근데 이것이 더 맛있어 보이는데요..
    나중에는
    몇개 싸다주세요..

    2012.03.30 14: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미누미누

    빙떡이 메밀전병과 상당히 비슷하네요. 말씀하신대로 심심한 듯한 그 수수한 맛이 계속 뇌리에 남을듯 보이네요~~
    하얀복장의 아주머니의 모습이 아주 작품이에요 ㅎ

    2012.03.30 14: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천연에 길들여진 입맛을 가진 저에게는
    아무래도 빙떡이 딱일거 같아요. 헤헤
    민속촌 부엌에서 요리하는 것이 마치 영화장면 같아요.

    2012.03.30 15: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소금간이 잘 되어 있나봐요? 무슨 맛인지 안다님 설명만 들으니 뭔가 간장이나 뭐라도 찍어 먹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ㅎ
    부엌 풍경은 제가 아주 어릴 때 외갓집 부엌이 떠오릅니다 -
    잘 보고 가요. ^^

    2012.03.30 16: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저도 동문시장에서 빙떡을 먹고 아~~ 이런 맛도 있구나~~ 감탄했습니다.
    강원도에서 메밀에 김치 들어간 전병을 먹은 것 처럼.....
    저도 포스팅을 하려했는데 잊어버리고 있었네요~ ㅋㅋ~
    잘 지내시죠??

    2012.03.30 16: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빙떡이라 .. 들어보지 못한 이름인데 제주도의 향토음식이었군요.
    무를 채썰어 속을 채운다는게 독특하네요. 맛은 조~금 상상이 갑니다. ^^

    2012.03.30 17: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옛날 사람들은 어찌 알았을까요? 그것이 참으로 신기해요.
    궁합좋은 음식과 같이 먹으면 안돼~ 하는 음식을요!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이 없겠다~^^ 이런 생각까지 해보게 되네요.

    2012.03.30 18: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정말 오묘한 맛일것 같습니다.
    빙떡.. 전 처음 들어보지만 귀한 체험이었을듯요~
    문득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2.03.30 19: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안다님도 그러셨군요^^
    저도 제주시장에서 빙떡을 먹어봤는데
    이거참 오묘하더라구요 맛있다고 해야하나~~ 제 입맛이 이상한가 ~~ ㅋㅋ
    한주 잘 마무리하시구요 행복한 주말보내시길 바래요

    2012.03.30 19: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제주도는 아니지만 비슷하게 생긴 것을 먹어본 적이 있어요. 그건 줄 알았는데 소가 다른 것 같네요. 그건 엄청 매웠거든요.
    심심한 맛을 좋아하는데 빙떡은 왠지 몸에도 좋고 질리지 않는 맛을 가지고 있을 것 같네요.

    2012.03.30 20: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빙떡이라...
    그맛이 넘 궁금해지는 걸요^^

    2012.03.30 20: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불과 수십년 전에는 궁휼 음식이었지만 ...요즘 알고 보니 몸에 좋은 보양식이더라 하죠 ..
    소박한 맛 잊을 수 없습니다 ^^;

    2012.03.30 22: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빙떡이란것도 있었네요.
    같은 나라안에 사는데 지역마다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는게 세삼 느꼈습니다.
    빙떡이란 말만 듣고 생각했던 떡과는 다른 느낌이네요.
    맛있어보이기도하고요.

    저도 안다님 덕에 빙떡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경험 얻어가네요. ㅎ

    2012.03.30 23: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Dikdik

    고향이 제주라...어릴적에 할머니께서 명절날 해주셨던 빙떡이 참 그립네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오래된 일이라 어느새 빙떡맛이 어떤건지도 잘 모르겠네요^^
    그냥 맛의 기억보다는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게 더 맞을것 같네요.

    2012.03.31 00: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와..빙떡 진짜 맛있겠다.ㅠㅠ
    할아버지 제사 때 먹곤 했는뎅...
    참 밍밍한 맛이죠?ㅋㅋㅋ 그래도 그게 소박한 빙떡의 매력.ㅋㅋㅋㅋ^^

    2012.03.31 00: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조상의지혜가 얽혀 만들어진 빙떡 체험을 아주 멋지게 하셨네요.
    잘 몰랐던 빙떡의 실체를 오늘에야 알게 되었네요.
    잘 보고갑니다.

    2012.03.31 06: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제주몰명이

    어렸을적 할아버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가끔 할머님이 만드시면 할아버지하고 같이 먹던 빙떡, 세월도 많이 흘렀고 타지에 살지만 아직도 가끔은 빙떡의 담백한 그맛을 잊지 합니다. 할아버님,할머님도 ---

    2012.06.15 11: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재미있는 포스트 나는 감사 마음

    2012.08.09 23: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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