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제주여행기2012.02.25 08:00




겨울 제주도의 변화무쌍함을 경험한 송악산.

"꽤 을씨년스러운 날씨군..."

송악산까지 오는 내내의 풍경도 그랬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주위를 감싸고 있는 공기와 구름은 더욱 무겁고 차가왔으며 어두웠다.

'이래서야 어디 제대로 된 사진 한장이라도 건지겠는가...
이렇게 흐릴 바에는 차라리 눈이라도 와 준다면 좋으련만...'




송악산에 오르기 전의 풍경, 제주 서부





흐린하늘이 무겁게 내려 앉은 송악산, 제주 서부




이왕 온 것 어쨌든 그냥 여정을 진행하지...라는 생각과 
서둘러 단념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나을 터...라는 판단이
머릿 속에서 쉴새 없이 부딪히는 동안 발걸음은 이미 무의식적으로 송악산을 터덜터덜 오르고 있었다.

'찰칵 찰칵...'
제주도를 방문하면 '언제나' 들려볼 만큼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곳이기에 
사진 촬영 포인트는 이미 눈에 익을만큼 익은 송악산.

이전에도 수도 없이 '찍어 두었던' 뻔한 앵글과 구도에 맞춰
'기계적으로' 셔터를 누르고 있는 자신을 이미 인식하고 있지만 멈출 수 없었던 것은,
(정확히 말하자면 그와 같은 '생각없는 사진'을 제어할 마음조차 없었던 것은...)
'여전히' 송악산을 지배하고 있는 흐리멍텅한 날씨에 의욕과 집중력을 빼앗겼기 때문일 터.

'거듭 말하지만...차라리 눈이라도 뿌려 준다면 좋으련만...'





눈이 내리고 있는 송악산, 제주 서부




'휘이이잉...'

그리고 몇 분 후,
거짓말처럼 바람을 타고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오호라...그렇지...바로 이거야~!!!'

눈을 뿌리기 위해 송악산 위의 하늘은 그렇게 흐렸었고, 
구름은 그렇게 무거웠던 것이었으리라.

'무엇인가를 간절히 소원하면 하늘은 반드시 들어 주는 법~!
자...그렇다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사진 촬영 한번 해 보실까나~!'





강한바람을 동반해 순식간에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한 송악산 주위, 제주 서부 




그런데...문제는 '눈'과 함께 동반된 바람이었다.
사방에서 맹렬하게 몰아치기 시작한 바람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양팔을 세차게 흔들어 댔고
앞으로 걸어 나가는 것까지 방해가 될만큼 위력적이고 강했다. 

또한 그 바람을 타고 날아 드는 눈발 역시 덩달아 사납고 매서워져 
이미 온전히 고개를 들고 서 있기도 힘든 상황~!

'아얏...아프다~!'

눈이 얼굴을 때릴 때마다 바늘이 찌르는 듯한 아픔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카메라는 물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어딘가로의 대피를 심각하게 고려해야만 한다.
  
'일단 피하고 보자...걸음아 날 살려라...!!!'





순식간에 맑아진 송악산에서 바라 본 산방산은 무척이나 선명했다, 제주 서부





순식간에 맑아진 송악산 인근의 바다, 제주 서부
 



송악산 전망대 인근에 작은 '매점'들이 있음을 기억하고
그곳을 향해 '숨가쁘게' 옮겨지던 발걸음이 느긋해지기 까지에는 얼마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순식간에 하늘이 맑아졌기 때문이었다.

흐린하늘도...눈도...세찬 바람도...
마치 언제 함께 했었느냐는 듯이 모두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이거 원...내가 꿈을 꾼 것일까?'



 
<위의↑ 손가락을 꾸~욱 한번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맑게 개인 하늘과 어울린 송악산 앞 바다는 평화롭기 까지 하다, 제주 서부




불과 몇 분 사이에
먹구름이 뭉게구름으로, 회색 빛 하늘이 파란 하늘로, 검은 바다가 푸른 바다로
그리고 을씨년스러움이 눈부신 화창함으로 변해 버린 상황 앞에 당황하여
잠시 허둥대던 마음을 추스리고 보니...

아...음울함만이 감돌던 송악산 주위의 풍경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평화로움이었다.

송악산이 처음 좋아졌던 당시에도 꼭 이런 느낌이었다.
하늘은 맑았고, 흰 구름은 두툼했으며 주위 풍경은 투명하고 선명했었다.

덕분에 세상에 둘도 없는 평화로움을 느꼈었다...





송악산에서 자라는 선인장 무리들, 제주 서부




송악산의 풍경, 제주 서부



'이 정도면 됐다...!!!'

시시각각 변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적잖게 당황하긴 했지만,
첫사랑을 회복한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충분히 만족스러워졌다.

'정말 미워할 수 없는 송악산이로군...쩝~!'

하지만 이러한 풍경도 '조금 전'의 여러 모습들과 마찬가지로 곧 사라지진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시 흐려진 하늘 아래 놓인 송악산, 제주 서부





다시 흐려진 하늘 아래 놓인 송악산,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가파도, 제주 서부



송악산 주위로 회색 구름이 다시 몰려 왔고 하늘은 곧 흐려졌다.
예상대로였다.
좀체 '항상성'을 유지해 주지 않는, 송악산을 둘러 싼 제주도의 겨울 날씨였다.

그러나 이미 '평화로움과 즐거움'에 물들어 버린 마음은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았다.

푸른 물감이 빠져 나가 어수룩해진 하늘 밑에 놓인 가파도도,
송악산을 지탱하고 있는 거대 현무암 덩어리들도 모두 '멋진 풍경'의 일부로만 다가왔다.

그러고 보면 여행에서 '긍정적인 마음상태'가 주는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




송악산을 홀로 찾은 여성 여행자, 제주 서부





송악산을 걷고 있는 연인, 제주 서부





송악산을 찾은 연인, 제주 서부



돌아 나오는 길에 마주 친 몇몇 사람들의 뒷태를 담아 보았다.

그들의 뒷모습은 송악산이 엉성한 여행자에게 보여 주었던 다채로운 날씨에 버금 가는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었다.

'송악산에서 좋은 추억들 남기고 가시길...
참~! 날씨가 짖궂다 하더라도 중도에 돌아서지는 마시길 바라는 바이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녀석이라오...
또한 당신들 각각의 뒷모습처럼 풍부한 표정을 가진 송악산을 만나보는 것도  
꽤 괜찮은 경험일테니 말이오... '





다시 한번 송악산을 휘감은 거센 바람과 눈에 맞서 걸어 가고 있는 모녀 여행자, 제주 서부
 


하산하면서는 다시 한번 '눈'이 왔고,
앞서와 마찬가지로 '거센 바람'도 동반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맑게 개어 버린 송악산 주변, 제주 서부





하산해서 담은 햇살 아래의 송악산 인근 풍경, 제부 서부



곧이어 순식간에 맑아진 풍경을 선보였다.

'끄덕끄덕...끄덕끄덕...'
쉴틈 없이 변화하는 겨울 제주의 날씨에 고개를 끄덕여 보았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정말 변화무쌍한 겨울 제주의 날씨로구만.
하긴 이 정도는 되 줘야 '제주도'가 가진 '천의 매력'에 
그 격이 맞는 것일 테지만...껄껄껄~!!!" 

안다의 제주도 여행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흐린 하늘 아래의 송악산 풍경, 제주 서부




흐린 하늘 아래의 송악산 풍경, 제주 서부




맑게 개인 하늘 아래의 송악산 인근 풍경, 제주 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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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랜만에 제주이야기를 들려주시네요 ^^
    안다님이 좋아,,,사랑하시는 송악산의 여러가지 풍경도 즐감했습니다~ ㅎㅎ

    2012.02.25 13: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멀리서만 송악산..
    이번엔 꼭 가봐야겠습니다.
    안구 정화하고 가요 ^^

    2012.02.25 16: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평범한듯 하면서도 감성이 느껴지는 풍경과 함께

    대화하듯,편하게 써 나가시는 글이 좋네요. ^^

    2012.02.25 17: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날씨가 안정적이지 않을 때
    오히려 좋은 사진들을 담을 수 있다고 하는데.
    역시로군요.

    2012.02.25 17: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제주에 가면 항상 찾느곳이 저 송악산입니다.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곳이지요.
    저도 몇 년전에 마라도 들어가려고 갔다가 거센 바람으로 저 송악산만
    할 일 없이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왓지요~
    정말 변화 무쌍한 제주의 깡있는 날씨네요...ㅎㅎ

    2012.02.25 17: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제주에 송악산이라는 곳이 있었군요!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눈도 오고 바람도....ㄷㄷ

    2012.02.25 22: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변화무쌍한 날씨는 대만에서도 많이 경험한 터라 이해가 갑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모습 잘 봤습니다, 저는 제주도를 2005년도에 처음으로 가봤어서 아직도 많이 낯서네요.
    나중에 꼭 다시한 번 찬찬히 여행할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2012.02.25 23: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제주도는 날씨가 굉장히 변덕스럽지만 끊을 수 없는 매력이 있지요.
    아~ 제주도는 나중에 나이들어 지팡이 짚어가며 노후를 보내고 싶은 곳이죠. 쿠쿳~~
    안다님 그 때 우리 제주도 토담집에 놀러오시구랴... ㅋㅋㅋ

    잘 지내시죠?

    2012.02.26 02: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산방산에도 한번 오르고 싶습니다
    일요일을 행복하게 보내세요~

    2012.02.26 10: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좋은 사진 감상잘하고 갑니다...

    한국의 제주도 정말 다시 또 새로움을 느끼게 되었어요,

    2012.02.26 13: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안다님 정말 오랜만이시네요.
    안그래도 궁금해하고 있었습니다. ㅋㅋㅋ

    남편이 요즘 제주도 함 가자고 하는데...
    이제 봄이 오니 송악산의 겨울 풍경은 안다님의 사진에서만 감상할 수 있겠네요.

    2012.02.26 21: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와~
    제주도 또 다녀오셨나봐요~

    해안가를 감아도는 산책로...
    정말 자연과 잘 어울어져있네요.
    언젠간 저희 가족도 사진속 저 길을 밟아볼 날이 오겠죠~^^

    2012.02.27 01: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제주도는 겨울에도 이렇게 아름답네요~ ^-^

    2012.02.27 11: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산책로가 멋집니다. 천천히 길따라 걷고싶어지네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

    2012.02.27 11: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하하하 저 내일 저기 갑니다. ㅎㅎ
    결혼 11주년으로요 ^^ 원래 10주년에 가려고 했는데
    애 엄마가 병으로 고생하는 바람에 이제사 10주년 기념여행을 하네요 ㅎㅎ
    미리 보니 더욱 기대가 되네요 잘 보고 올께요 안다님^^

    2012.02.27 11: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제주도 또 가고 싶어지네요.
    여행가서 다른 여행객들의 모습을 통해 제 모습도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여행을 가고 싶어지네요.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2012.02.27 22: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꽤 추우셨을거 같습니다..^^:
    고생하신 덕분에 저는 눈이 시원해지는 멋진 사진을 보게되네요..^^

    2012.02.27 23: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제주도..
    여름에 다녀오고 못갔는데..
    이제 또 슬슬 제주도가 그리워 지네요..
    잘지내시죠..?

    2012.02.28 06: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저도 몇년전에 제주도 갔을때 송악산에 다녀온적 있는데 그때가 생각나는군요. 언제 다시 한번 방문해 보고 싶네요. ^^

    2012.02.28 09: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제주도 포스팅이 꽤 있으시네요!!+_+
    헤헤, 저도 지난 가을에 엄마와 산방산에서 송악산까지 걸었었는데,,,
    그때도 참 바람이 엄청났지요.
    제주도 날씨가 참 종잡기 힘들지요?^^
    그래도 그게 다양한 얼굴을 지닌 제주의 매력!!!
    이번에 또 제주도 집에 내려가면 올레길이나 걸어야겠어요^^
    빨리 집에 가고 싶다~~

    2012.03.21 09: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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