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풍경여행지2010.11.22 03:47




'절뚝...절뚝...'
여전히 무릎이 굽혀지지 않는 다리를 끌다시피하며 병원에 도착하여 진료실 문을 노크합니다.
'똑...똑...'

'음...이제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하지만 손상된 근육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마음 느긋하게 먹고 지금처럼 계속 치료받으면 됩니다.
낫는 일만 남았어요...'

깁스를 푼 후, 절대 무리하지 말라는 의사의 '신신당부'를 지켜가며 2주일간을 숨죽이고 있어 왔습니다.
해외출장, 또 세계 어느나라 여행보다 더욱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가을 단풍여행등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10월...

10월2일 다리를 다친 후 거의 한달을 통째로 날려버린 여행자의 마음은 그동안 '스트레스와 한숨'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었더랍니다.

'선생님, 가벼운 여행은 괜찮을까요?'

'무릎이 굽혀지지 않는 다리로 굳이 여행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물론 무리해서 걷지만 않는다면 괜찮기야 하겠지만, 절뚝거리는 다리로 글쎄...오히려 여행이 스트레스로 돌아오지는 않을까요?'

'정말 무리해서 걷지만 않으면 괜찮은 건가요? 그렇다면 가고 싶습니다...이유는 이러쿵...저러쿵...궁시렁궁시렁...'

정말 100만가지의 이유를 대 보라고 해도 댈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입니다.

1년 중 가장 여행하기 좋은, 또 여행해야만 하는 계절...이렇게 허무하게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풍을 보고 싶다...빨간 단풍을...'

그리고...오랜만에...정말 오랜만에...카메라 가방을 차에 싣고 조심스럽게 여행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물론 여전히 구부려지지 않는, 완전치 않은 왼쪽 다리를 끌고 말입니다.

'조심, 또 조심하기로 마음먹고...'





선운사의 도솔천, 고창



물론 이맘때 단풍은 강원도, 특히 설악산이 정말 좋습니다.

그러나...절뚝거리는 다리로 강원도의 경사있는 지형은 무리~!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렇다면...
머리를 번뜩~! 스치고 지나가는 곳이 한 곳 있습니다.
그다지 많이 걷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고, 또 길도 비교적 평탄한 곳...

비록 서울로부터 거리는 제법 떨어져 있지만 '그곳'으로 향해 보기로 합니다.

장소는 전북 고창에 위치한 선운사...!!!

안다의 별볼일 있는 여행기가 아닌 '안다의 절뚝거리는 여행기'...지금부터 뒤뚝거리며 시작해 봅니다~!





선운사, 고창





선운사의 도솔천, 고창



'어랏...뭐야 이게...'

새벽 일찍 서둘러 출발하여, 다리에 무리가지 않도록 조심조심 도착한 선운사에서 여행자를 반겨주는 것은
여전히 계절이 여름인 줄 아는 것 같은 푸르고 파란 단풍나무 잎들입니다.
`
'뭐...뭐야...아직껏 옷을 갈아입지 않았단 말인가?...우이~쒸~;;;'





선운사의 도솔천, 고창



9월부터 10월초까지는 상사화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이 가득했을 법한 선운사의 도솔천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째려' 봐 줍니다.

사실, 다리만 별 일 없었다면 약 4Km의 거리에 달하는 계곡을 온통 빨갛게 물들인 꽃무릇을 담기 위해 10월 초에 벌써 들릴 예정이었던
선운사의 도솔천입니다.






선운사 도솔천의 꽃무릇, 고창




'어떻게 온 도솔천인데...아...올 가을 빨간색과는 거리가 먼 모양이구먼...ㅜ.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성한 오른발만 동동 구르며 다시 한번 '사람 약 올리는 듯한' 파란 단풍나무 잎을 째려봐 줍니다.

그러다 문득 '스스로의 엉성함'에 당황스러워집니다.

'이봐...안다군...이곳은 지금 단풍 시기가 아니지 않은가...;;;'






선운사의 산책로, 고창





선운사의 도솔천, 고창



'몸이 아프니 머리도 나빠지는 것 같습니다. 아니 원래부터 나쁜 머리이니 판단력이나 주의력이 흐려졌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지금 단풍이 한창인 강원도보다 남쪽인 이곳이 단풍의 절정기에 접어들려면 아직 시간이 '꽤' 남아 있습니다.
정말 오랜만의 '외출'에 들떠서 사전에 아무런 준비나 사전조사도 안하고 출발했더랍니다.

오로지 '불편한' 왼쪽 다리가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곳만을 염두에 둔 채 말입니다.

'으휴...단풍을 보고자 하는 여행자가 단풍시기도 체크하지 않고 오다니...'

정신없이 서두른 자신을 탓하고 후회하고 질책해 봐야 소용없습니다.
이미 일은 벌어져 버린 것입니다. 몸은 이미 선운사의 도솔천에 와 있는 것입니다.

'오늘 단풍 보기는 틀린 것인가?...쯧...'

단풍에 대한- 혹은 빨간색을 가진 나뭇잎-미련을 버리고,
주차장에 세워둔 차로 돌아가서 선운사의 윗쪽에 자리 잡은 작은 암자 '도솔암' 부터 들리고 내려오기로 결정 한 후 차의 시동을 걸어봅니다.

'부릉, 부릉, 부르릉~'





도솔천, 고창




'오호랏...저...저것은...'

도솔천 계곡을 따라 차를 몰고 올라가던 중 시선에 들어온 빨갛고 노란 나뭇잎들을 보며 급하게 차를 정차합니다.

우오오~도솔천 상류쪽은 아래와 다르게 꽤 아름다운 색을 자랑합니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빨리 카메라를 통해 사진으로 남겨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안다~서둘러 뛰엇'

급하고 격하고 반가운 마음에 다리 아픈 줄 모르고 정말 뛰려고 합니다.

'아악...절뚝 절뚝...'

아픈 몸은 판단력과 주의력만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기억력'까지 떨어뜨리는 것 같습니다.
왼쪽다리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깜빡하고 뛰려고 했으니 말입니다.

'안다...뛰...뛰지마...절뚝 보행 실시...;;;'





도솔천, 고창




삼각대에 망원렌즈를 거치시키자마자 스님 두분이 지나가는 장면이 포착됩니다.

'완연한 단풍철은 아니지만 오길 잘했어...정말 잘했다고...'

조금전까지 위축되고 자책하던 마음은 팔랑이처럼 하늘 저 너머로 '팔랑팔랑' 날아갑니다.

그리고 잠시 잊고 있었던 현실이 먼 곳에서 정신과 마음을 흔들어 깨워줍니다.

'얼마만의 여행인가...또한 어느정도의 무리를 감수해서 떠나온 여행 아닌가 말이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지말고, 실망하지말고 지금 이 순간을 후회없이 보내도록 하자...
불평과 불만은 계속해서 '불평과 불만만'을 불러올 뿐이다'





도솔천, 고창





도솔천, 고창





도솔천, 고창



역시 여행은 '좋은 것' 입니다.
언제나 긍정적인 사고와 '발상의 전환'을 가져다 주니 말입니다.

게다가 눈과 마음까지 한껏 흐뭇해지는 이 아름다운 풍경까지 덤으로 선물하니 말입니다.

왼쪽 다리가 아픈줄도 모르고...
무릎이 굽혀지던지, 그렇지 않던지에 관한 신경도 완전히 끄고...
엉성한 여행자는 선운사의 도솔천이 그려내는 '가을의 묘미'를 그렇게 한참동안 그자리에서 쳐다 봅니다.





도솔천, 고창



안다의 절뚝거리는 국내여행기...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절뚝 절뚝......;;;





도솔천, 고창





도솔천, 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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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너무 무리하지 마시구요. ^^
    정말 가을 분위기 느껴보고 싶어요. ㅎㅎ
    그래도 이렇게 안다님 포스팅으로 가을 분위기 간접적으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

    2010.10.21 22: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다리 아프신데 무리하신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조심하시고 그저 편히 쉬는게 빨리 낫는 길입니다. ^^

    2010.10.21 23: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이름값을 그대로 하는 아름다운 풍경이네여

    2010.10.22 04: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이픈 다리로 고생하셨군요~
    빨리 완쾌되어 한국을 그리고 세계로 펄펄 날기 바랍니다.

    2010.10.22 06: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안다 님!

    어쩌다 다치셨어요...그래,
    아픔 잠시
    답답함과 불편스러움도
    긴 여정 보다는
    잠시
    건강하셔야 해요
    여행의 목적
    그만 다행인걸요
    편안한 모습에 발자욱 소리
    기다림...
    많이 추워졌어요

    행복은 곁에 있어요
    아름다운
    사랑으로...

    2010.10.22 11: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가을이 성큼 다가온거 같은 곳이네요....
    정말 너무 이쁜곳입니다....
    좋은 곳 잘 보고 갑니다..

    2010.10.22 12: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아, 다리가 아프셨구나 ㅠ ㅠ
    전 또.... ㅎㅎㅎ
    지금은 많이 괜찮으신 거죠?? ㅎ

    선운사 도솔천...
    옛날에 가봤는데
    한번 혼자 가서 만끽 좀 해봐야겠네요^^
    예쁘고 상큼~하게 찍힌 사진들을 보니
    더 가고 싶네요 ㅠㅠ ㅎ

    잘 보구 가용~^^ ㅎㅎ

    2010.10.22 13: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사진보니 가을에 꼭 가봐야 할 꺼 같습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2010.10.22 13: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비밀댓글입니다

    2010.10.22 13:40 [ ADDR : EDIT/ DEL : REPLY ]
  11. 요즘 가을여행에 대한 포스팅을 많이 접하게 되네요...^^
    아...이 가을의 끝자락에서 저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네요 ^^

    2010.10.22 15: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아.. 단풍이 너무 아름답네요.
    그래도 다리 나으실때까지 여행은 자제하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물론 저 처럼 안다님 블로그를 통해 여행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래도 건강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쾌차 하시길..

    2010.10.22 16: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에공~ 아직 완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니 너무 무리하지는 마시길~~
    언제나 그랬듯이 안다님의 여행사진과 글귀에는 안다님과 함께 속삭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줍니다.
    동원 훈련 갔다오느라 살짝 블로그에 손을 못대고 있었습니다.
    포스팅 올리는 횟수도 줄어들고 있고.. 확실히 하루하루가 피곤하긴 한가봐요.
    ^^ 안다님 블로그도 오랜만이 놀러온 것 같아서~ 괜시리 미안하네요~
    다리 아프지 않도록~ "호~호~" 잘 불어주시고~ (--;;) 기분좋은 주말 맞이하시길 바래요~

    2010.10.23 11: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맛갈스런 글솜씨에 좀 이르지만 도솔계곡을 담은 이쁜 사진들이 혼자 보기 아까워 선운사 홈피에 링크합니다.
    문제가 되신다면 삭제하겠습니다.
    http://www.seonunsa.org/

    2010.10.23 13: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안다님 아픈다리로 여행 다녀 오신거에요? 정말 멋진데...
    아.. 제 신랑도 무릎 정말 오래 가던데... 넘 무리 하지마세요. 날듯하면서 다시 재활치료 하고 그러는데.. 정말 오래가요.
    선생님 말씀 따르시어 속히 완쾌 되었으면 좋겠네요~!^^*

    2010.10.23 13: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안다님 다치셨군요...
    회복할 때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날만 흐려지면 고생한답니다...
    절대 무리하지 마시구요... 가을은 내년에도 다시 찾아오니까요....

    역시 우리나라의 가을 너무 아름답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2010.10.24 05: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도솔천 단풍 정말 아름답습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사실이지요 내장사 단풍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위에 극락교 공사로 조금 빛바랜 느낌은 있지만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2010.10.24 20: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이제 도솔천의 단풍도 다 떨어졌겠군요.
    그래도 이곳은 아름다울 듯합니다. 도솔천 따라 낙엽이 흐를 터이니요... 갑자기 이곳, 그토록 자주 갔던 곳인데도 그리워지네요. ^^

    2010.11.22 07: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도솔천 단풍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죠... 근데 저도 아직 도솔천 단풍은 보질 못했어요.. ㅎㅎㅎ
    그나저나 얼른 다리가 나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2010.11.22 08: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아직도 회복이 안되었나보네요..ㅡㅡ
    먼저글에 다리는 괸찮냐구 물어봤는데..ㅎㅎ

    2010.11.23 00: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사진이라는게...
    카메라만 좋다고 잘 찍는것은 아니라는것을 배우고 갑니다!

    2011.04.17 13: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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